<금주의 사건 X파일>

‘몰카 촬영’ 20대 남성 경찰에 구속
‘야동’으로 배운 몰카,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
평범한 20대 남성 몰카 중독, 직접 카메라 들고 나서

서울 성동경찰서는 여성들이 용변을 보거나 샤워하는 모습을 몰래 동영상으로 촬영한 한모(24)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교육문화회관 2층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올 초부터 49차례에 걸쳐 몰카를 촬영한 한씨는 11일 여자화장실에서 촬영이 발각돼 촬영 내용을 삭제한 디지털 카메라를 흘리고 도주했지만, 경찰에서 삭제한 메모리카드를 복원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한씨가 몰카에 집착하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으로 접한 야동이 하필 여성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몰카가 대부분이었던 것. 몰카의 중독성은 대단했다. 성인이 되고 대학 졸업 후 군대에 다녀올 때까지 몰카의 유혹은 계속됐고, 사귄지 1년이 넘은 여자친구도 있지만 몰카와는 별개였다.
결국 한씨는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올해 초 자신이 직접 몰카를 찍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 한씨는 본격적으로 도심을 누볐다.
성동구 일대 여성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여성들의 은밀한 모습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하고, 목욕하는 여성들의 알몸 역시 컴퓨터에 차곡차곡 쌓였다. 자신의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하는 장면 역시 그가 아끼는 작품(?) 중의 하나였다.
한편, 경찰은 한씨의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에서 삭제된 동영상 파일을 복구하고 있으며, 촬영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여성 속옷 308점 훔친 30대 덜미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나서…”

주택 베란다에 널려 있는 여성 속옷만 골라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A(30)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28일 대전 동구 홍도동 김모(여·24)씨의 다세대주택 베란다 방범창 사이로 손을 넣어 건조대에 널려 있던 팬티 4점을 훔쳤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경찰에 붙잡힌 날까지 1년여 동안 같은 수법으로 대전지역 다세대주택과 원룸, 단독주택 등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팬티와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 308점과 팬티스타킹 10족 등 모두 40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80대 할머니 성폭행미수 살인사건
“이보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 이러나”
이웃집 할머니 성폭행 하려다 살해

80대 할머니를 성폭행 하려다 할머니가 반항하자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박모(6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영동군 학산면 자신의 집에 놀러온 이웃 A(82·여)할머니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순간 화가 난 박씨는 자신의 집 2층에서 A할머니의 몸을 밀어 넘어뜨린 뒤 약 4미터 아래 마당으로 떨어뜨려 살해했다.
할머니가 숨진 것을 확인한 박씨는 시신을 약 7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으로 옮긴 뒤 구덩이를 파고 유기했다. 시신 유기까지 마친 박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인 18일 오전 아내 B(55·여)씨가 집 안의 혈흔에 대해 묻자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집에 놀러 온 할머니를 보고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들 
전국곳곳에서 이유있는 자살사건 ‘펑펑’
전주서 실직가장 일가족 살해 후 자살
아들과 다툰 뒤 감정 상해 극단적 선택


10월 셋째주는 유독 자살 사건이 많았다. 교수부터 가장, 40대 주부까지 전국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먼저 경기도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수사에 불만을 담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의 강압수사 논란이 일었다.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농촌 폐비닐 수거 민간위탁자로 선정돼 남양주 지역 폐비닐 수거 일을 하던 이모(45)씨는 지난 18일 오전 6시45분께 의정부시 녹양동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직후 이씨의 집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과 고통을 호소한 A4 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지가 발견됐다. 당시 이씨는 폐비닐 수거보상금과 장려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씨의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그가 경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이씨의 유서를 토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중이다.
지난 19일 오후 7시경에는 고려대학교 사범대 A교수가 연구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수는 이날 연구실을 찾은 부인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은 연구실에서 노끈이 발견됐고,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의해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을 맡은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장례절차를 치를 수 있도록 검시필증을 해주는 선에서 끝냈다”고 전했으나 유서나 자살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실직가장이 돈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씁쓸함을 더했다.
김모(33)씨와 김씨의 아내(31), 두 아들(10, 9)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19일 오후 9시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김씨의 집을 찾은 아들 친구의 어머니에 의해서였다.
당시 김씨는 안방 옷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부인과 아들들은 침대에 가지런히 누운 채로 숨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빚 독촉 문자메시지가 발견된 점과 막노동을 하던 김씨가 두 달전 실직했고, 아이들 학원비가 밀려 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김씨가 가족들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구에서는 하나뿐인 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40대 주부가 목 매 자살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40분께 대구 달서구 송현동 서모(41·여)씨의 빌라 옥상에서 서씨가 빨래 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것을 아들 김모(15)군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논다는 이유로 엄마와 심하게 다툰 뒤 2시간이 지나도 엄마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옥상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외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서씨는 평소에도 아들과 공부 문제로 자주 다퉜으며, “내가 죽는 것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말을 종종 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무속인 10대 장애인 납치 왜?
“제자로 키우려 했을 뿐?”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9일 10대 지적장애 여성을 납치한 무속인 A(53)씨를 특가법상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께 제주시 모 복지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지적장애인 B(19·여)양을 자신의 차량에 강제로 태워 3일간 감금했다.
A씨는 제주시 도남동 모 암자에 B양을 감금하는가 하면 자신이 가는 곳마다 B양과 동행했다. 그러던 중 B양이 직업 적응훈련을 하던 복지관에 배부된 실종전단지를 보고 A씨를 수상히 여긴 지인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양을 자신의 제자로 키우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초기 A씨는 B양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함께 있는 게 좋다고 해서 같이 다녔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B양의 구체적인 진술이 계속되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보험금 때문에 입양아 살해한 ‘엽기엄마’
“아가야~ 아프다가 하늘나라로 가렴”
건강한 아기 입양 후 일부러 건강 돌보지 않아
입원 이후 보험금 야금야금 타먹다가 결국 살해

30대 주부가 자신이 입양해 키우던 아이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범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아동입양기관에서 입양한 생후 28개월된 여아를 병원 침대에서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최모(31·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14일 오후 3시께 경남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장염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의 얼굴에 이불이나 옷 등을 덮어씌워 질식에 의한 뇌사상태로 빠뜨려 지난 3월7일 숨지게 했다.
최씨는 2008년 4월 딸을 입양한 이후 아이의 이름으로 3건의 보험에 가입해 매달 20여만원을 불입했으며, 이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후 치료비 등 26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최씨가 벌인 일은 너무 끔찍했다.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하고, 끓이지 않은 물을 먹이는 등 일부러 질병을 유발해 병원에 입원시켰다.
이에 앞서 최씨는 지난 2005년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생후 1개월된 여아를 입양한 뒤 15개월께 역시 장염 등의 증세로 대구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이 숨지자 1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
경찰은 최씨가 입양한 두 딸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병원 의사와 간호사, 당시 함께 생활했던 환자나 보호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최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최씨가 시인하도록 만들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씨는 “아이를 죽일 마음은 없었지만 당시 남편과 불화로 가출해 혼자 지내던 터라 아이가 거추장스럽다고 여겨 모진 행동을 했다.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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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