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과 2번 후보들이 연이어 종북 논란에 휘말렸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정의당 비례대표 순번 1번과 2번은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는 자리다.
우선 정의당 비례대표 1번에 선출된 이정미 부대표는 과거 NL계에 속했던 전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당 이종화 예비후보(서울 서대문갑)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부대표는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 부대표는 인천연합이라는 거대한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NL)자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며 “(이 부대표가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선출된 것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야권인사에 대한 종북몰이라는 논란이 일자 이 후보는 일단 사과하겠다면서도 “국회의원은 국민들께 자신의 이념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 이 부대표가 북한 김정은 정권이야말로 독재정권이라는 평범한 상식을 인정한다면 저는 제 말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부대표는 이 같은 이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해 논란이 증폭 되고 있다. 이 부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제가 왜 그 후보의 질문에 대해 일일이 답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취재기자는 “답변을 안 하면 종북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확실하게 선을 긋는 게 낫다”고 설득했지만 이 부대표는 “저는 정식으로 공천도 받지 못한 예비후보의 질문에 대해 일일이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재차 답변을 거부했다.
이 부대표는 “그 문제는 우리 당의 강령에 다 나와 있다. 제 이념과 가치는 정의당의 강령과 일치한다”면서도 “그 질문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나도 정치권에 있지만 답변을 할 수 없는 정치적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북한은 독재국가라는 말을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통진당 사태를 겪은 우리 국민들로서는 북한을 독재국가라고 말하지 못하는 인물이 국회에 입성하는 것에 대해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통진당 의원들도 북한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 마다 ‘불쾌하다’며 답변을 거부했는데 이 부대표의 행태는 과거 통진당 의원들과 판박이다. 당선이 거의 확실한 공당의 비례대표 후보라면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국민들에게 확실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지인인 전 노동당원 홍기표씨도 ‘나는 왜 이종화의 분노를 이해하는가?’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이 후보의 주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씨는 “나도 NL 출신이다. 나도 학생운동하며 위대한 주체사상 총서 10권 중에 7~8권을 본 기억이 난다”며 이 후보의 문제제기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대표는 “나는 NL계가 맞지만 주체사상 같은 것은 배운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2번인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은 과거 자신의 SNS에서 탈북자를 비하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김 단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때는 북한 체제에서 살았던 탈북자들이 입에 거품 물고 북한을 비난한다”며 “남들이 북한을 놀려먹으면 기분 상해서 말려야할 사람들이 한술 더 뜬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상실한 사람들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온갖 억압과 식량난에 시달리다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북한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아직도 북한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탈북자들이 북한을 비판했다고 해서 자존감을 상실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단장은 “일부 탈북자들이 종편에 나와 사실관계도 틀린 내용을 과장해 말하며 북한을 비판하고 있다”며 “진실과는 상관없이 남한 입맛에만 맞는 주장을 하며 이목을 끌려는 것은 자존감을 상실한 행동인 것 같아 그렇게 표현한 것일 뿐 탈북자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단장은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등을 지낸 야권 내 대표적인 안보전문가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대선에서 선거연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면 김 단장을 국방부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