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지카 바이러스 ‘소문과 진실’

“한국도 뚫리는 건 시간문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바이러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자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인 관광객 수 십만이 찾는 동남아 국가에서 잇따라 발병 사례가 확인되면서 검역당국은 비상에 걸렸다. 국내 감염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브라질에서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小頭症) 신생아 출산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입신을 기피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열성 질환을 유발하는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지 상파울루> 등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소두증 의심 사례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모기 매개 가능성
소두증 직접 연관 

지카란 이름은 1947년 처음 감염된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s)가 서식했던 우간다 숲에서 따왔다. 지카는 뎅기열이나 급성열성질환처럼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3년 이후 남아메리카 중심으로 전염되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머리 둘레가 32cm 이하인 신생아를 소두증으로 간주한다. 두부와 뇌가 정상보다도 작은 선청성 기형의 하나로 대개의 경우 앞이마의 발달이 나쁘고 상하로 두부가 작게 보인다. 소두증 신생아는 두뇌 발달 장애를 겪거나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 초기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기에게 물리면 소두증 증상이 나타난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 태어난 신생아 중 소두증으로 추정되는 아기가 브라질 20개 주에서 2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147명에서 18배가량 급증했다. 소두증으로 사망한 아기도 40명이나 된다. 브라질 보건부는 “최근 소두증 신생아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체내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지난해 말만 해도 브라질·콜롬비아·온두라스 등 중남미에 집중됐지만, 올 들어선 주로 중남미를 다녀온 이들을 통해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아기는 미국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1월16일 미국 화와이주 보건 당국은 전날 오아후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가 브라질에서 확인된 소두증과 같은 증세를 보였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를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어 지난 1월22일 뉴욕주에 사는 3명이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을 여행한 후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공중보건국도 1월23일 콜롬비아와 수리남, 가이아나 관광을 하고 돌아온 3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CDC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22개국을 여행경고국으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제2의 메르스 될라’ 검역당국 초비상
“안전지대 아니다” 원천봉쇄 의지

대만에서도 24세 남성 감염자가 보고됐다. 그런데 이 남성은 확산된 중남미를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바이러스 감염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만 질병관제서는 지난 10일 태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한 태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 양선판정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WHO는 이런 추세라면 지카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는 “미주 대륙에서만 앞으로 1년간 감염자가 최대 400만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1일 긴급회의를 열어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했다. PHEIC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전면 금지된다. 리우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WHO는 이날 저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긴급위원회 회의 결과 지카 바이러스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신생아 출산에 소두증 등을 유발하는지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지만, 사태의 위협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여행이나 교역에 대한 금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뾰족한 방법이…
전세계 골머리

특히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지난 1월30일 콜롬비아 국립보건연구소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20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전염병 발생 현황자료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총 2만297건에 달하며, 그중 3분의 2에 가까운 63.6%가 여성이었다. 이중 임신한 여성은 2116명이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28일까지 중남미 22개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유럽은 아직 청정 지역에 포함돼 있었지만, 단 며칠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5명, 4명 등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새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외국 여행을 갔다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 바이러스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엘니뇨 현상과 맞물려 더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화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보통 동태평양에 인접한 중남미에서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더욱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이집트 숲 모기를 매개로 확산하는 만큼 모기 개체 수는 바이러스 확산과 직접 연관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흔히 남미 지역의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침전 양상이 달라지면서 모기의 개체 수가 늘어나 모기를 매개로 하는 전염병이 창궐할 환경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 조건이 계속 모기가 번식할 환경을 조성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그러면서 올겨울 엘니뇨로 미국 남동부에 평년보다 습한 겨울이 찾아온 가운데 이곳에서 이미 이 모기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카 바이러스가 지난 2014~2015년 서아프리카에서 1만1000명을 숨지게 한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세계 보건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브라질 확산
감염자 100만

영국 자선재단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대표는 “지카 바이러스는 특별한 증상도 없고, 테스트 중인 백신도 없는 상황에서 조용히 확산되고 있기에 전염 상황이 파악되는 에볼라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임신부와 태아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고, 백신 개발과정에서 태아를 상대로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윤리적 논란이 거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카 바이러스의 청정지대가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1월29일 밝혔다. 제4군 법정감염병은 국내에 새롭게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감염병 또는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이다.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의심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 상황에 긴급하게 대처하기 위해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17개 시·도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 증 진단·신고 기준을 안내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지카 바이러스 자문단도 구성했다. 

미주대륙 23개국에 급속 확산
‘백신 없다’ 동남아 일대 번져

질본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정황은 없지만,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한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먼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발열 등의 증상이 최대 2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는 설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뒤 통상 2∼7일이 지나면 증상이 시작되고, 최대 2주 안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2주가량 지난 후에는 안심해도 된다. 

‘모기에 안 몰려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열될 수도 있다’라는 설도 있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모기에 물려 사람에게 전파되며,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은 경우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드물다고 보고 있다.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과 성적 접촉이 있다면, 태아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적 접촉을 통한 전염을 인정하기까지는 더욱 많은 근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임신부가 소두증이 있는 아이를 출산한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가 살고 있다’는 설도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이집트 숲 모기는 우리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 비슷한 모기로 우리나라에 흰줄 숲 모기가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흰줄 숲 모기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유발되는 질병은 일반적으로 발열,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거나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소두증, 길랭·바레증후군(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 신경병증)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유행 우려
여행자제 권고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를 이겨낼 치료법이나 백신은 없다. 다른 많은 바이러스 질환처럼 치료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기존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질병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에 가서 해열제, 진통제 등을 처방 받아 치료하면 된다. 

지카 바이러스 유행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왔는데, 증상이 없는 경우 진단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행 후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권고한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행하는 다른 바이러스는?
 
영하를 넘나드는 추위에도 식중독의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식중독 원인균 중 하나인 ‘노로 바이러스’는 영하 20도부터 영상 60도까지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장기간 생존 가능해 겨울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노로 바이러스는 굴, 생선 등 수산물을 익히지 않고 먹거나 오염된 식품과 식수를 섭취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4~48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노로 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물과 음식은 익혀 먹으며, 식중독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발생한 신생아들의 집단 장염이 ‘로타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밝혀지면서, 로타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로타 바이러스는 영유아가 가장 걸리기 쉬운 주요 질환인 바이러스성 위장염으로, 주요 증상은 설사나 구토를 반복하며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다.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 사이에서 로타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환자들 역시 이 질환에 취약하다. <창>
 


<기사 속 기사> 모기 피하는 질병관리본부 지침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겨울철 모기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없지만 모기 회피 수단을 미리 마련할 것을 권했다. 먼저 모기 기피제 마련이다.

먼저 모기 기피제 마련이다. DEET, Icaridin(=picaridin), eucalyptus oil(PMD), IR3535 등은 모기가 기피하는 성분으로 스프레이 또는 바르는 파스 형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허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출된 피부나 옷에 엷게 바르고 눈이나 입, 상처에는 사용해선 안된다.

야외 활동에 주로 사용하고 건물 내에 들어와서는 바른 부위를 물로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약효는 주로 3∼4시간 정도 지속된다. 어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살충제는 숙소 내 모기가 침입하면 모기를 향해 직접 분사한다. 모기가 눈에 잘 띄지 않을 경우 주로 어둡고 구석진 곳을 향해 분사하면 된다. 분사 중에는 분사하는 사람 외에 입실을 피하고 분사 후 실내 공기가 외부의 공기와 교환된 후 입실하면 된다.

모기 침입을 막는 방충망도 설치하는 게 좋다. 만일 방충망이 없을 때는 반드시 잠자리 둘레에 모기장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 모기장에 구멍난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방충망을 여닫을 때 모기가 따라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침입한 모기는 에어로졸 살충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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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