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며 느끼는 즐거움이란?

펀슈머 마케팅이 뜬다

‘펀슈머’가 늘고 있다. 펀슈머는 즐거운을 뜻하는 ‘펀(fun)’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제품이나 서비스 소비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가리킨다.

 

자영업자 홍보수단으로 부상한 맛집앱
매출향상과 브랜드 홍보효과 동시에

펀슈머가 늘어난 이유는 개인취향 중시와 여가 문화의 발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취업, 노후준비, 주거비 부담 등으로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적은 돈을 쓰더라도 최대의 만족감을 얻으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생필품은 값싼 것을 찾으면서 개인이 중요시 여기는 특정상품에는 비교적 큰 금액을 지불하려는 가치 소비의 맥락과도 비슷하다. 어린이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을 가리키는 키덜트(kidult)족도 재미와 유치함, 판타지를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펀슈머에 해당한다. 최근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펀슈머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펀슈머들은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맛으로부터 발견, 맛을 찾아 유랑한다.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인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쾌감을 느낀다. 주변인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영향을 미침으로써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과정을 거친 펀슈머들은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진다.

취향저격 메뉴

맛집을 찾는 과정에서 관련 앱을 주로 활용한다. ‘식신’ 등 맛집 정보앱이나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이다. 식신은 펀슈머의 확산에 힘입어 최근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앱과 웹을 통해 현재 약 250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를 통해 인기맛집 2만5000개를 엄선해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의 평점, 리뷰, 선호도 등을 기준으로 맛집을 선정, 광고 없이 사용자의 평가와 리뷰만을 갖고 인기 순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버튼 한번만 누르면 식당을 예약해주는 간편 예약 서비스도 있다. 식당을 예약하기 위해 간편 예약 기능을 이용하는 고객은 월 1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식신이 제공하는 매거진서비스는 직접 취재한 기획기사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유명 맛집 블로거, 기자, PD등 다양한 매체와 협업해 소비자들에게 맛집의 상세한 스토리나 음식정보를 제공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맛집정보앱이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홍보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말 미식(Gastronomy)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인 ‘미식 유목민’의 탄생을 새해 외식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외식업계는 펀슈머를 잡기 위해 한창이다.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직접 골라먹음으로써 재미를 추구한다. 틀에 박힌 전통을 중시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 먹는다.

‘카페베네 126베이글’은 베이글과 크림치즈, 각종 속재료를 전문점 수준으로 갖춰, 소비자가 샌드위치, 버거 등 하나의 메뉴를 직접 만들어 먹게 했다. 맞춤형 베이글 전문점인 셈이다.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고 추천 샌드위치나 버거를 먹을 수도 있다. 빵은 플레인·블루베리·어니언·시나몬·초코 등 10여종이다. 크림치즈도 와사비, 라즈베리, 감자베이컨, 단호박, 망고, 게살가득 등 20여종이다.

직장인이나 2030대 사이에서 식사대용식으로 인기가 좋아 지난 5월 론칭한 이후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가맹사업을 본격화한 지 6개월 만에 110여개로 늘었다. ‘맥도날드’도 최근 손님이 키오스크를 통해 직접 재료를 선택, 개인 취향에 맞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시그니처 수제버거’를 내놨다. 고급 재료를 사용, 기존 버거보다 2000원 정도 더 비싸다.

서울 서교동 홍대입구 근처에 위치한 카페형 즉석떡볶이 뷔페 ‘님도떡볶이’는 매장 내 셀프바를 설치, 각종 육수, 소스, 떡, 채소, 사리, 토핑 등을 활용해 손님이 직접 떡볶이를 만들어 먹게 했다. 소스는 매콤소스, 달콤소스, 짜장소스, 간장소스, 크림 등 6종, 떡은 삼색수제비, 한입쌀떡, 밀떡, 치즈떡, 해물모양떡 등 8종이다. 김말이, 야끼만두, 교자만두, 오징어, 깻잎 등 튀김 8종도 있다. 이외에 숙주나물, 양파, 당근믹스, 버섯, 대파 등 각종 채소와 해산물, 햄, 어묵 등 각종 토핑, 사리 등도 갖췄다. 가격은 성인 7900원, 학생 6900원, 7세 이하 3900원.

뜨거운 반응

캐릭터를 제품이나 패키지에 접목하는 것도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2014년 12월 어린이를 겨냥한 ‘폴리 도시락’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폴리도시락은 도시락 용기 디자인에 로보카 폴리 캐릭터를 사용했다. 로보카폴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주)로이비쥬얼과 EBS가 공동 제작한 어린이 대상 교육 애니매이션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81개국에 방영되며 폴리 신드롬을 일으킨바 있다. 


‘던킨도너츠’도 지난 11월 말부터 매장에서 도너츠 8개 이상이나 ‘가스파드·리사 브라우니’ 제품을 구입하면, 가스파드&리사 쿠션을 3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진행한지 일주일 만에 쿠션 물량의 60% 이상이 소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뚜레쥬르’도 1970년대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모티프로 한 인기 캐릭터 바른생활을 활용한 ‘콩구레츄레이션 케이크’를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한솥도시락은 (주)로이비쥬얼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폴리도시락을 출시했다. 폴리도시락을 구입하면 로보카 폴리의 주인공 폴리와 로이, 엠버, 헬리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를 증정, 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국내산 쌀밥과 함께 어린이 건강에 유해한 식용타르색소 및 합성보존료가 첨가되지 않은 돈가스, 새우튀김, 미트볼로 구성, 어린이 고객층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창업자들은 키덜트 족을 노린 상품이나 패키지 개선을 통해 매출 향상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도 있다”며, “이들은 재미있는 것은 지인과 공유하려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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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