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 노린 한식뷔페 ‘성공신화’

한식의 재조명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약 80조원 외식 시장에서 절반이 한식당, 국밥, 순대국, 김밥, 분식집 등 한식업이다. 누구나 즐겨먹어 수요층이 넓고 유행을 타지 않는다. 하지만 업종도 다양하고, 익숙한 조리법으로 창업이 쉬운 만큼 업소 간 경쟁도 치열하다.

‘실속소비’ 약진 속 한식 인기
혼자서도 간단한 한 끼 냉동밥

한식은 비싼 돈을 주고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까다롭다. 이러한 한식이 최근 낡은 옷을 벗고 한식뷔페, 콜라보 메뉴, 샐러드 족발, 가정간편식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식이 다시 조명되는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어 외식 소비에도 건강식 위주로 사 먹는 패턴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1~2인 가구가 늘고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가정에서 소박하게 먹는 ‘집밥’으로 위안과 치유를 대변하는 한식을 주로 찾는 점도 한 몫 한다. 또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이 줄면서 그간 서양식 등으로 쏠렸던 값비싼 패밀리레스토랑 등에 대한 지출은 줄이고 한식의 소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집밥’

마지막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메뉴 개발과 위생적 조리, 체계적인 시스템화, 트렌디한 인테리어 등으로 재무장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과 메뉴 노후화 등으로 서서히 지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시장의 틈새를 한식뷔페가 파고 들었다.


2013년 1월 경남 창원에서 시작한 ‘풀잎채’가 수도권에 안착, 큰 인기를 끌면서 대기업 브랜드인 자연별곡, 계절밥상, 올반 등이 백화점, 아웃렛, 복합쇼핑몰에 속속 들어섰다. 한식뷔페는 불과 2년 사이 전국적으로 130여개의 대형 점포가 생길 정도로 급성장했다. 인기요인은 좋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가짓수만 많았지 정작 먹을 것이 없다는 기존 한식뷔페 인식에서 탈피했다. 풀잎채는 100여 가지 다양한 한식 메뉴와 샐러드, 커피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를 점심 1만2900원, 저녁 1만6900원에 원스탑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른 브랜드의 가격도 2만원 안팎이다. 주 고객층인 4050 여성층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가격이 중요하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한식은 푸짐하고 맛이 좋아도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서면 소비자가 부담을 느낀다”며 “지방은 가격대가 1만원 초반을 넘어서면 가격 저항에 부딪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홀로족 및 소형가구 증가, 맞벌이 정착 등으로 집에서 직접 해먹는 밥을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으로 간단히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된 한상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 30분에서 1시간의 준비 시간이 들어간다. 게다가 손도 많이 간다. 간편식은 바로 먹거나 데우기, 볶기 등 간단한 조리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를 2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한솥도시락’은 3분 이내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도시락 메뉴를 다양하게 갖춰, 나홀로족을 충족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음에도 유독 도시락 등 간편식에는 지출을 유지하고 있다. 도시락전문점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다. 1~2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 실속소비 정착 등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한 비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가성비

한솥도시락은 2700원부터 1만2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도시락 메뉴로 어린이들로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식품업체, 편의점도 가세했다. 이마트는 자체 HMR (Home Meal Replacement) 브랜드 ‘피코크’로 종로 빈대떡, 논현동 홍탕 등 지역 유명 맛집과 기술제휴를 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식품기업 대상 청정원은 올해 ‘청정원 전통 컵국밥’ ‘사골미역국밥’ 등 컵국밥 시리즈를 연이어 내놨다. 오뚜기도 한식 반찬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오뚜기 칼칼한 돼지고기 김치찜’ ‘오뚜기 입맛 돋는 매운 갈비찜’ 등을 내놨다. 1분30초간 조리하거나 포장지를 벗기지 않고 끓는 물에 용기째 넣어 7분간 데우면 요리가 완성된다. 풀무원은 냉동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 곤드레 보리밥, 현미 취나물밥 등을 내놓으며 3개월 만에 30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어서 편의성을 강화한 컵 용기형태로도 출시했다.

즉석밥 시장도 커졌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즉석밥 시장규모는 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2012년 17.3%, 2013년 9.7%에 이은 높은 성장세다. 종류도 다양해졌다. CJ제일제당에서 즉석밥을 처음 출시한 1996년에는 흰쌀밥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26종에 달한다. 렌틸콩, 퀴노아, 귀리 등을 넣은 슈퍼곡물을 섞은 잡곡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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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