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돌아온 싸이

국가대표 가수 출격 “또 일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뚜껑이 열렸다. 가수 싸이(38·박재상)가 마침내 정규 7집 ‘칠집싸이다’를 발표했다. 전대미문의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말춤’ 열풍으로 이끌었던 그가 초심을 외치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반이다. 새 앨범 타이틀 곡 ‘나팔바지’와 ‘대디’는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싸이는 지난 1일 오전 12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정규 7집 ‘칠집싸이다’의 수록곡 전 음원을 공개했다. 싸이가 국내에 신곡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 2013년 4월 공개한 '젠틀맨' 이후 2년8개월 만이며, 정규 앨범은 2012년 7월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6집 ‘싸이6甲’ 이후 무려 3년5개월 만이다. 

더블 타이틀
“둘 다 좋네”
 

총 9곡이 수록된 이번 7집에는 자이언티, 씨엘, JYJ 김준수, 전인권, 개코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윌 아이엠, 애드시런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피처링으로 대거 참여했다. 

싸이는 ‘나팔바지’와 ‘대디’(Daddy)를 더블 타이틀 곡으로 내세웠다. 첫 번째 타이틀 곡 나팔바지는 70∼80년대 리드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트랙에 유머러스한 가사로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이 곡에 대해 “가장 싸이다운 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싸이와 유건형이 작곡하고, 싸이가 작사했다. 

또 다른 타이틀 곡 대디는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초점을 맞춘 노래다. 유건형과 테디, 퓨처 바운스가 함께 만들었다.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 사운드가 주축이 된 빠른 템포의 댄스곡이다. 싸이 특유의 재치 있는 가사와 랩이 인상적이다. 피처링으로 걸 그룹 2NE1의 씨엘이 참여했다. 


타이틀곡 대디는 지난 3일 기준, 멜론과 벅스, 올레, 몽키3 등 4개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나팔바지는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 3개 일간차트에서 1위를 기록, 총 7개 음원사이트 일간차트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엽을 토했다. 

중화권의 인기 또한 뜨겁다. 중국 최대 음원 사이트 QQ뮤직 신곡 차트에서 7집의 1번 트랙 댄스쟈키가 내로라하는 현지가수들의 노래를 제치고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은 QQ뮤직 유행지수차트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 QQ뮤직 유행지수차트는 QQ뮤직 내 전체 곡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수 선호도 등을 통해 순위기가 매겨지기 때문에 중화권 내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차트로 꼽히는데 여기에서 ‘댄스쟈키’가 1위에 오르면서 싸이의 위상을 증명했다. 

대디와 나팔바지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싸이만의 유쾌한 에너지와 익살스러움이 가득한 두 뮤직비디오는 각각 유튜브 조회수 1832만 7326뷰, 525만 9844뷰를 기록하며 인기 질주 중이다. 또 중국 QQ뮤직 뮤직비디오 전체 차트와 K팝 차트에서 대디가 1위를 기록하며 음원과 뮤직비디오차트 모두 정상에 올라 있다. 

해외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하는 점은 과연 싸이의 신곡이 강남스타일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이미 해외 네티즌들은 대디의 코믹한 뮤직비디오에 '강남스타일과 대디 중 뭐가 더 좋은가?' '이 뮤직비디오는 미친듯이 퍼져나갈 게 분명하다' 등 비교적 호평 일색의 댓글을 달고 있다. 

외신도 싸이의 컴백을 주목했다. <빌보드> <MTV> <헐리웃라이프> 등의 연예매체 뿐 아니라 CNN, BBC 등의 언론도 싸이의 컴백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대부분은 역시 신곡이 제2의 강남스타일만큼 뜰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CNN은 신곡 대디가 “괴상하고 중독성 있다”면서 강남스타일의 말춤과 대디의 춤을 비교했다. 

하지만 호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유명 재즈 아티스트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마이클 부블레는 지난 1일 현지 토크쇼에 출연해 싸이의 신곡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음악이 그래미상을 받게 된다면 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중독성 있다”
말춤 버금가
 


싸이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드림’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신해철에게 헌정한 곡으로 주목을 받았다. 음원 수익 전액을 고인의 유족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싸이가 곡을 만들기에 앞서 유족과도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드림은 싸이와 고 신해철의 추억이 담긴 노래다. 싸이가 고인과 생전 술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를 가사로 풀어낸 노래로 알려졌다. 
 

싸이는 지난 25일 네이버 V앱 생방송 <싸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싸리텔)을 통해 드림을 소개하며 “내가 썼지만 대필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작사가에 본인과 고 신해철의 이름을 같이 넣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곡이 공동 저작물이라 수익이 발생한다고 밝힌 셈이다.

정규 7집 들고 3년5개월만에 컴백
차트 1위 올킬 위엄…월드도 평정?
 

싸이는 고 신해철과 생전 음악적 동료이자 절친한 선후배로서 많은 교감을 나눴다. 싸이는 지난해 단독 콘서트에서 조용필의 ‘친구여’를 부르며 고인을 추모하기도 했다. 애초 싸이는 고 신해철의 사망 1주기를 맞아 고인의 히트곡 중 1곡을 리메이크 해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생전 고인과의 기억을 되살려 만든 곡을 발표하기로 했다. 피처링에는 그룹 JYJ의 시아준수가 참여했다. 

강남스타일과 이번 신곡을 통해 싸이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싸이는 2001년 데뷔하자마자 가요계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범상치 않은 외모와 삼류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키는 반짝이 외투, 겨드랑이털이 환히 보이는 민소매 셔츠에 굵은 쇠줄 목걸이까지. 게다가 겉옷을 벗어 던지는 순간 드러나는 출렁거리는 뱃살과 처진 팔뚝 살, 그걸 신 나게 흔들어대기까지 한다. 

외모보다 한술 더 뜬 것은 음반 콘셉트와 수록된 곡의 가사내용이었다. 그의 예명 ‘싸이’도 사이코(Psycho)에서 따왔고, 1집 앨범명은 ‘싸이프롬더사이코월드(Psy From The Psycho World)’였다. 예명과 제목이 암시하듯 그의 데뷔 음악은 정상이 아니었다. 가사는 직설과 외설의 경계를 넘나들었고 앨범 재킷은 벌거벗은 여자와 붉은 혀, 성기의 이미지로 도배됐다. 그는 삽시간에 일탈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일례로 1집 음반에 수록된 ‘I Love Sex’라는 곡을 보면 ‘퍼킹(Fucking) 그렇지 그게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지 쉬쉬 할 필요는 없지 그치 어려서부터 제대로 못 배워 결국 가르침은 무책임한 포르노에서 그러다 모두 다 에라 모르겠다 찍 쌌다 나 몰라라 배 째라’라고 폐쇄적 성문화를 노골적인 수위로 비판했다. 

그는 허위와 가식으로 사는 사람들, 엄숙한 척하는 기성세대들, 마지막으로 립싱크를 업으로 삼은 댄스 가수들에게 짱돌을 던져댔다. 자극적인 것을 즐기는 10대들은 싸이의 음악에 열광했다. 

그는 섹시한 복근과 잘생긴 얼굴을 자랑하는 아이돌 가수들과 철저히 대척점에 섰다. 엽기와 독설, 키치코드(저속한 표현)로 사회를 비판했다. 당시 10대와 20대 초반 젊은이들은 싸이를 통해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반면 기성세대 일부는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1집 앨범은 논란 끝에 미성년자판매금지 판정을 받았다. 2집 역시 마찬가지였다. 

B급 스타일
역시 딴따라
 


일탈이 음악에만 국한된 게 아님을 몸소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2001년 11월 싸이는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에 검거되어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 본래 가진 엽기와 일탈적 이미지에 대마초 사건이 겹쳐지면서 싸이는 언론에게 던져진 좋은 먹잇감이 됐다. 

2001년 11월에 낸 싸이의 3집 앨범 ‘쌈마이’는 1, 2집보다 훨씬 순화돼 욕설이 일부 곡에서만 발견됐다. 자연스레 밝고 긍정적인 가사가 많아졌고 리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특히 현재 노래방에서 분위기 띄우는 최고의 곡으로 꼽히고 있는 3집 타이틀곡 ‘챔피언’과 4집 타이틀곡 ‘연예인’은 싸이의 이전 곡과 비교하면 너무나 건전했다. 

이후 그는 한동안 앨범을 내지 않았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3년 12월26일 방위산업체 산업기능요원으로 입사했기 때문이다.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싸이는 김건모, 임창정, 박지윤, 박상민 등에게 곡을 써 줬고 영화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그의 말을 실천했다. 또 신인 가수 발굴과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음악가로서 내공을 다졌다. 

하지만 싸이에게 거대한 풍파가 닥쳐왔다. 시련은 2004년 2월 싸이의 병역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2007년 5월 검찰에선 싸이의 부실 근무 정황을 포착했다며 싸이와 복무 회사에 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 달 후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싸이는 자신이 근무했던 F사와 숙부 간 금품거래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 형사 입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신고한 지정 업무에 종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병무청에 판단을 맡겼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전 세계 반응 뜨거워
 


병무청은 2007년 7월 싸이에게 현역 20개월을 판정했고,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은 병역 비리범이 아니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리멸렬한 법정싸움이 계속됐다. 검찰은 싸이를 소환했고 병역특례 업체 대표 2명은 구속기소했다. 언론에선 ‘병역특례 비리 연예인’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경마장 보도가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싸이는 2007년 12월 육군 현역으로 재 입대해야했다. 재복무 중 항소했으나 2008년 8월 대법원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이후 그는 약 1년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후 2009년 7월 제대했다. 

그의 앞길이 다시 창창히 열리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양현석 대표)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부터다. 평소 싸이는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양현석 대표를 존경했다고 한다. 워낙 강한 캐릭터라 독자노선을 갈 줄 알았던 싸이가 YG에 들어간 것은 사람들에게 뜻밖의 선택으로 비쳤다. 

싸이의 선택은 좋은 결과를 냈다. 2009년 육군 만기전역을 달성해 ‘완전한 민간인’신분으로 돌아온 싸이는 음악작업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런 그에게 기획사의 전폭적 지원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2010년 10월 마침내 5집 앨범 'Right Now'를 내며 오랜 공백 기간을 끝내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그리고 2년이 흐른 2012년 강남스타일을 내놓았다. 

싸이의 라이브 콘서트는 김장훈 콘서트와 함께 ‘투톱’을 이루며 돈 아깝지 않은 콘서트로 유명하다. 그는 무대에서 “마지막 한명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노래하고 놀겠다”고 선언하곤 하는데 정말로 관객들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끝나질 않는다. 그만큼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여곡절 겪고
월드스타 우뚝
 

싸이는 지난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참여, 화려한 퍼포먼스로 신곡 무대를 최초 선보였다.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콘서트 ‘올나잇 스탠드2015-공연의 갓싸이’를 개최하고 팬들과도 직접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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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