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남자동차매매단지 김용선 관리단장

“강남단지 사람들, 전임 관리단장 손에 놀아나고 있다!”

[일요시사 경제팀] 이창근 기자 = <강남자동차매매단지 내홍 전모> 1탄 기사가 나간 후 강남단지 관리단은 <일요시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고발했다. 관리단에 대해 악의적인 기사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1탄 기사에 이어 내보낸 <관리단 전 직원 양명렬씨의 양심고백> 기사도 문제를 삼았다. 사실 확인 없이 양씨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14일 언론중재위원회는 <일요시사>가 보도한 1탄 기사에 대해 “강남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언론사의 기본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는 판단을 내렸다. “제기된 문제에 대한 충분한 반론을 담았기 때문에 중재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다.

다만 양명렬씨 인터뷰를 담은 후속 기사에 대해서는 “양씨의 발언 수위가 높은 만큼 관리단 측에도 동일한 발언 기회를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다음은 언론중재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강남자동차매매단지 김용선 관리단장의 인터뷰다.

- 언론중재위를 통해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하고 싶은 말이 뭔가?
▲ 일전에 관리단 취재 왔을 때 충분한 자료를 제시하고 해명을 했는데 마치 관리단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 그렇지 않다. 매매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 그대로를 취재해서 보도한 거다.
▲ 물론 여러 사람 만나보고 기사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 말은 믿을 수 있고, 관리단의 해명을 못 믿겠다는 접근 아니었나?


- 허참. 강남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홍을 보도했을 뿐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리다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수사기관에서 답을 내놓을 게 아닌가?
▲ 하여튼 관리단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 무엇이 그렇게 아쉬웠나?
▲ 양명렬씨의 주장이 아무런 검증 없이 나갔다. 700만원이면 될 회계 결산비용을 5000만원이나 줬다는 말이랑 200만원짜리 배터리 교체비용을 2700만원으로 처리했다는 부분만 해도 그렇다.

- 그것이 어떻다는 것인가?
▲ 그 사람이 무슨 영수증이나 증빙자료를 주던가?

- 자신이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 그러니까 그 자료 보았느냐는 말이다. 아마 직접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자료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사람 말만 믿고 관리단에서 보여준 회의록과 결산자료를 부정하는 발언을 실은 것이 참 아쉬운 부분이다.

- 전직 관리단 직원의 발언이기 때문에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펴는 사안의 진위파악은 수사기관의 몫이다. 각종 의혹은 관리단이 매매단지와 관련된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탓에 생긴 것 아닌가?
▲ 그렇지만 관리단에 대한 부정적인 의혹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취재하지 않았다. 나로서는 그게 더 아쉽다.

- 강남단지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 것에 관리단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 잘못한 일로 질책을 받는다면 왜 억울해 하겠는가? 잘한 일도 이상하게 왜곡해서 해석하는 것이 너무 억울해서 그렇다.

- 단지 내 사람들은 관리단장이 다 해먹고 다닌다고 인식하고 있던데...
▲ 그러니까 말이다. 200만원이면 교체할 배터리를 2700만원에 했다고? 참, 어처구니가 없다. 진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배전반 공사에는 관리단 돈이 10원 한 장 안 들어갔다. 전기안전점검에 따른 배전반 공사 견적이 2700만원은 LED 공사비용에 합산해 발주했기 때문에 따로 회계처리 하지 않는다. 그것을 200만원 배터리 운운하다니... 참 악의적인 해석이다.


- 전 직원인 양명렬씨 등의 증언이 틀렸다는 것인가?
▲ 틀렸다. 완전 허위다. 오죽하면 그 사람을 고발까지 했겠나. 관리단이 회계자료에 공개한 것이 맞다. 어떻게 회계자료를 의심하는지 모르겠다.

- 그렇다면 회계비용 관련한 이슈도 악의적 해석이란 말인가?
▲ 그 부분은 회계법인이 보내준 자료를 보면 답이 나온다. 2013년과 2014년 회계결산 비용으로 입금된 내역이 거기에 있다. 600만원 한 번, 30만원 한 번. 총 630만원 지급했다. 다 세무서에 신고된 거다. 회계 맞추기가 어려워 5000만원 넘는 돈이 집행됐다고? 관리단 통장 다 뒤집어 보라고 해라. 보면 알 것 아닌가!
 

- 그 말도 많은 LED 공사 얘기 좀 해보자. 전기료가 23만원 밖에 안 줄었다는데...
▲ 정말 말이 안 되는 소리다. 2012년부터 금년 6월까지 3년 치 전기세 명세서 줄 테니 확인해 봐라. 23만원 줄었다고? 매달 1000만원 가까이 줄고 있다. 절감액이 980만원 이하면 그 차액만큼을 공사업체가 물어주도록 계약되어 있다. 더 이상 어떻게 해명하나?

- 중국산 재료를 썼다는 말이 있다.
▲ 국산 제품 쓰도록 계약되어 있다. 만약 중국산 제품 사용했다면 공사업체가 책임지도록 하면 된다. 2019년까지 보장되는 5억 짜리 하자보증보험도 받아뒀다.

- 중국산 제품 썼을지도 모른다는 말인가?
▲ 내가 조명기술자도 아닌데 그것까지 확인할 능력은 없다. 그러나 계약서에 어떻게 해야 강남단지에 피해가 가지 않는지 만약 피해가 생기면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 나중에 조사결과 중국제품이 사용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 당연히 계약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 주차비에 대한 양명렬씨 주장이 설득력이 있던데.
▲ 주차비를 개인 통장이 아니라 관리단 통장으로 받는다. 당연히 회계감사를 받고, 이사회 결의를 통해서 자금을 운용한다. 총회책자 11페이지, 23페이지 미수금 내역을 보면 다 나와 있다. 어느 상사가 주차비를 얼마나 냈고, 어느 상사가 얼마를 안 냈는지 상호까지 다 공개했다.

그 내역이 틀리면 해당 상사에서 가만히 있었겠나? “내가 언제 이만큼 주차비를 밀렸느냐, 무슨 수작을 꾸미려고 이런 문서를 만들었느냐” 하면서 진작 난리가 났을 것이다.

- 그래도 관리단의 해명이 통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 글쎄 말이다. 뭔가 제대로 잘못을 지적한다면 할 말이나 없지. 이건 잘한 일도 비비꼬아서 못된 일로 만들어 놓으니 미칠 지경이다.

- 상인들의 시선도 같은 맥락이던데...
▲ 그게 더 죽겠다. 몇 사람이 분위기를 잡고 관리단을 물고 늘어지니까 다들 그런 줄 안다. 어느 누구 한 명 직접 관리단에 찾아와서 따져줬으면 좋겠는데, 찾아오지는 않고 자기들끼리 의혹만 키운다.

-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 전임 관리단장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10년 동안 관리단장을 했던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과 그 일당들이 현 관리단을 흠집 내고 있다.

- 그 사람이 왜 그런다는 말인가?
▲ 그럴 사정이 있다. 지금 관리단은 전임 관리단장을 포함한 집행부 5명에 대해 27억 짜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거의 십년간 관리단을 운영해 온 이 사람들이 관리단에 끼친 손해가 크다. 그래서 횡령과 배임혐의로 고소 고발을 했고, 다섯 명 각각의 재산에 11억5000만원씩 가압류를 걸어 놨다. 그 때문이다.
 


- 그것이 어떤 상관이 있는가?
▲ 생각해 봐라. 자기 재산에 11억 이상 가압류가 걸려있으면 그것을 풀고 싶지 않은가.

- 그런데?
▲ 그러려면 관리단과 나를 공격해서 흠집을 내야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신임 관리단장으로 만들고, 그 다음 전임단장 고소 건을 취하시킨다는 수순이다.

- 전임 관리단장이 그럴 힘이 있나?
▲ 전임 관리단장만이 아니다. 가압류 당한 집행부 인사 5명도 똑같이 절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관리단이 하는 모든 일에 태클을 걸고 있다.

- 단지 내 상인들의 시선도 흠집 내기로 보는가?
▲ 전임 관리단장이 이 단지를 장악한 것이 10년 이상이다. 매년 하게 되어 있는 결산총회를 3년 넘도록 안하고, 닦달해서 결산하라고 하면 4년 치를 몰아서 한 번에 하던 사람이다. 단지 내에 나름 인맥도 많고, 같이 손발 맞추던 집행부 측 사람들까지 나서서 바람을 잡으니까 사람들이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언제고 진실을 알아 줄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

- 이기홍 강남지부장도 전임 관리단장에게 놀아나고 있다고 생각하나?
▲ 지부장과는 나름 좋았다. 사적으로는 형님 동생 했던 사이다. 일전에 내가 “형님! 거, 전임단장 꼬붕 노릇 좀 그만 하세요”라고 한 적 있는데 그것이 심기를 건드린 것 같다. 내 딴에는 문제가 있다 싶어서 한 말인데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지부장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 순수한 사람을 이용해 먹는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할 뿐이다.

- 양명렬씨도 마찬가진가?
▲ 지금도 그 사람에게 화가 나지만 배경은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 양명렬씨가 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다던데.
▲ 보여주던가?

- 일부 확인했다.
▲ 확인 해 보니 어떻던가, 그 자료들이 맞던가?

- 맞고, 틀리고를 제3자가 어떻게 단정할 수 있나? 비교 대상도 없는데... 다만 아무 근거 없이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판단은 가능했다.
▲ 그럼 그 사람 증거는 믿고, 관리단이 제시하는 증거는 못 믿는다는 것인가?

- 그 역시 믿고 안 믿고의 영역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했으니 그 결과에 따르는 것이지 기자가 판단할 영역은 아니다.
▲ 그 말은 내가 이 자리에서 아무리 해명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말인데... 좋다. 양명렬씨가 수사기관에 증거를 제시했다고 하니 관리단도 그 자리에서 해명하는 것으로 하겠다. 다만...

- 다만?
▲ 양명렬씨에 대해 한 마디는 하고 넘어가고 싶다. 안 그러면 내가 무슨 찔리는 것이 있어 반박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생길까 싶어서다.

- 어떤 말인가.
▲ 나중에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임은 확실히 해두고 싶다. 무슨 증거를, 어떤 경로로,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잘못 알았느니, 오해였느니’ 하는 말로는 수습할 수 없을 것이다.

- 9월8일 치러진 관리단장 선출을 위한 총회가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다. 무산됐다. 투표자 수가 이상이 있어서 개표도 못하고 투표함이 봉해진 상태다.

- 부정투표 의혹인가? 작년 선거도 뒷말이 많았다던데.
▲ 창피하지만 그렇다. 행사를 준비한 주최자 입장에서 참으로 참담하다. 조만간 다시 총회를 열기로 했다.

- 이번에도 출마했다고 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관리단장을 왜 또 하려고 하나?
▲ 관리단장 직책에 큰 미련은 없다. 정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굴뚝같다. 하는 일마다 음해하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싸우는 것도 이제 지친다. 정말 그만 하고 싶다. 하지만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 그게 뭔가?
▲ 내가 그만두면 다시 예전처럼 강남단지가 난장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렵게 질서를 잡아놨는데 다시 전임 관리단장 추종 세력들에게 관리단을 넘길 수 없다는 생각이다. 혹시 내 조건을 들어준다면 모르지...

- 조건? 어떤 조건 말인가.
▲ 누구든 관리단장에 선임되면 전임단장에 대한 27억 횡령 배임 건을 취하하지 않겠다고 공약하는 것이다. 그 건을 내가 마무리 짓도록 위임해 준다면 그 사람을 밀어줄 용의도 있다. 전임 관리단장 측과 무관한 사람이라면, 그래서 내게 27억 횡령배임에 관한 일을 끝까지 맡겨 준다면 내가 밀어 줄 수 있다.

-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 이미 관리단의 비용이 크게 들어간 사안이다. 유야무야 넘기면 관리단 빚만 늘어난다. 꼭 27억을 회수해야 한다. 그래야 강남단지가 산다. 결코 관리단이 제기한 민사재판을 취하 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게 아주 중요하다.

- 민사재판 마무리 때문에 연임을 하겠다는 것인가?
▲ 음,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템이 예전으로 주먹구구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막고 싶은 것도 이유다.

- 주먹구구 시절?
▲ 잘 이해가 안 갈 수 있다. 예전에 어떻게 했는지 관리비 내역 하나만 보자. 이것은 2009년도 관리비 부과내역서다. 2009년 11월 분 관리비 총액이 4299만원이다. 맞나?
 

- 맞다. 4299만원. 정확히는 4299만8240원이다.
▲ 2011년 10월 분 관리비 총액도 보자, 얼마인가?

- 이 시기도 4290만원으로 적혀 있다.
▲ 그렇다면 이것 좀 보자. 내가 취임한 이후 시기인 2015년 3월 분 관리비. 부과 총액이 얼마인가?

- 음, 3200만원이다.
▲ 매달 걷는 관리비가 1000만원 줄었다. 매달 1000만원이면 1년에 1억2000만원이다. 그 만큼 상인들의 부담이 줄었다.

- 부과내역서를 보면 관리비가 준 것은 같기는 하다.
▲ 그 어떤 사람들은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할 거다. 그런데 거짓말이 아니다. 관리단에 매매단지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관리비 부과내역서가 다 있다. 언제든 와서 봐도 된다. 이 내역서는 매달 각 사업자에게 보내는 것이니까 아마 이 내역서를 모아둔 사람도 꽤 있을 거다. 이런 것을 어떻게 속인단 말인가?

- ‘민사재판 마무리’와 ‘현 시스템 강화’가 명분인가?
▲ 그 동안 해 온 노력이 아까운 부분도 크다. 열심히 안 해서 욕먹은 것이라면 모르겠는데 열심히 하고 욕먹은 것이라 억울한 면이 있다. 아직 강남단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싶다.

- 다음 달에 다시 선거를 치르면 당선 될 확률은 있는가?
▲ 모르겠다. <일요시사>가 내보낸 기사의 후폭풍이 하도 커서 장담하기 어렵다. 언론중재위 권고가 아니었다면 이런 자리도 없었을 게 아닌가? 투표권 가진 사람들에게 열심히 어필하고 처분에 맡길 수밖에... 누가 관리단장이 되든 민사소송이 취하되는 지 안 되는 지 언론이 꼭 지켜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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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