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vs 친박 장관 ‘정면충돌’ 내막

어차피 2년 후면 끝인데 4년 쉬라고?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박 대통령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장관들에게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경고가 무색하게도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내년 총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다 제2의 유승민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경고음도 들려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모든 개인 일정은 내려놓고 국가 경제와 개혁을 위해 매진해 달라”며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에게 개인적 행보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은 벌써 이번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불과 2주 전인 지난 7일에도 “경제를 살리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다”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경고 메시지
미지근한 반응

청와대 측은 “몇몇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면서 정작 부처 업무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같이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같은 사안에 대해 2주 간격으로 두 번씩이나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장관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심지어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은 박 대통령의 첫 번째 경고가 있은 후 1주일 만에 보란 듯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 출마는 당연하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러다 제2의 유승민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며 “자기정치 하지 말라”고 했던 당시 발언과 너무나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해당 발언 이후 유 전 원내대표는 결국 원내대표 자리에서 쫓겨났다.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이 박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총선 출마를 강행할 경우 대대적인 찍어내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박 대통령은 자기 정치하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러니 장관들이 총선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간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으로 찍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박 대통령이 이번에 내년 총선은 꿈도 꾸지 말라며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장관들도 대통령의 의중을 이번에 처음 안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장관들이 당연히 자신과 국가를 위해 희생해줄 것으로 믿었는데 장관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이들이 내각에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현재 정치인 출신 장관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 유일호 국토부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등 5명이나 된다. 내각의 3분의1 가까이가 국회의원 출신 장관이다. 이들이 20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내년 1월14일(선거일 90일)까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 내각의 30%가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나면 국정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희생 해라!
희생 못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 세월호 사고,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 성완종 파문, 메르스 사태, 국정원 불법해킹 의혹까지 줄줄이 터져 나온 대형악재들로 집권 3년 차까지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장관에 임명되면 업무파악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해 최소 2년 이상 재직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들이 한꺼번에 떠나고 나면 박근혜정부의 남은 임기 역시 허무하게 끝나버릴 수 있다.

이미 공무원사회에서는 곧 떠날 장관들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대통령은 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시한부장관 밑에서 개혁은 언감생심이다. 장관들도 내년 총선을 의식해야 하는데 표만 깎이는 개혁작업에 힘을 실어주겠나?”라며 “공무원들도 지금 괜히 나섰다가 잘못되면 책임져줄 사람도 없는데 차라리 새로운 장관이 오길 기다리자며 복지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내년 총선 포기하면 정계 은퇴 수순
이번만큼은 대통령 시키는 대로 못해


올해만 버티면 바뀔 장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관료들도 느슨해진다. 장관들의 지시가 제대로 먹힐 리가 없다. 또 이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박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지긋지긋한 인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한다.
특히 장관들의 사퇴 러쉬가 내년 1월14일을 앞두고 집중된다면 가뜩이나 예산안 통과 등으로 바쁜 연말에 장관을 교체하느라 한바탕 소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염두에 두고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을 임명했는데, 대통령과 장관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부족해서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의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박근혜정부의 임기는 겨우 2년 정도 남았는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고 나면 4년 가까이를 정치낭인으로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4년이나 중앙정치에서 떠나 있은 후 다시 정계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관들에게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한다는 것은 정계은퇴까지 각오해야 할 중대한 일이다.

게다가 여당은 내년 총선 지역구 후보자를 오픈 프라이머리(※후보를 선발할 때 일반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로 뽑기로 했기 때문에 지역구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 박 대통령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이 지역구관리에 한눈을 팔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음은 콩밭에
멈춰버린 개혁

지역구관리에 가장 열심인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다. 황 부총리는 현재 세종시에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으면서도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거의 매주 세종시에서 인천까지 올라와 지역구에 있는 교회 예배에 참여할 정도라고 한다.

또 박 대통령은 개혁을 부르짖고 있지만 황 부총리는 총선을 의식해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정부는 정원 감축을 통해 대학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황 부총리는 지방대 살리기,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 재외동포 전용 학과 정원 외 개설 등 대학 구조 개혁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의도 어느새 뒷전으로 밀렸다. 사실상 표가 되지 않는 일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황 부총리가 자기정치만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황 부총리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황 부총리의 지역구에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역 정가에서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연수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둥이 아빠로 유명한 탤런트 송일국의 출마설도 들린다. 송일국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인기가 대단해 인천에선 ‘박 대통령이 직접 출마해도 송일국은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 부총리로서는 벌써부터 지역구관리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 부총리는 지난 15대 총선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만 내리 5선을 했다.

제2의 유승민 사태 터질까?
대통령-친박 장관 갈등 조마조마

최경환 경제부총리 역시 지역구 행보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5월 초 이미 “나는 본래 정치인이며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경고 이후에는 “일단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며 뉘앙스가 바뀌었지만 총선 불출마 선언만큼은 하지 않고 있다. 최 부총리는 경제 살리기라는 중책을 맡고 있지만 어떤 정책을 내놔도 이제 곧 그만둘 사람인데 약발이 먹힐 리가 없다.

경제정책은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장관이 바뀐 후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면 떠난 장관이 책임져 주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사정위원회도, 최저임금위원회도 잇달아 파행을 겪는 이면에는 ‘시한부장관’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는 동안에 지역구인 경북 경산·청도에 예산 밀어주기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 예산안 심사에서 경산 ‘글로벌 코즈메틱 비즈니스센터’ 건립비용은 보건복지부가 낸 예산안엔 없었으나 기재부가 신규로 10억원 예산을 편성해 국회를 통과했다. 청도 세계코미디 예술제도 예산 심의 때 4억원이 증액됐다. 야권은 ‘초이 예산’이라며 최 부총리를 비판했다.


찍어낼까?
반기들까?

다른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특히 유일호, 유기준 장관은 올해 3월에 임명됐는데 내년 1월까지 재직해도 재직 기간이 10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장관 취임 후 부처업무 파악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을 텐데 남은 기간 동안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유 해수부장관의 경우는 내년 1월 전에 사퇴한다면 세월호특위 활동의 마무리도 못하고 떠나게 된다.

일각에선 장관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조기 교체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친박 의원들이 총선에서 최대한 많이 살아 돌아와야 후반기 국정 운영이 원활해진다. 빠르면 추석을 전후에 핵심 친박 장관들이 당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청와대와 장관들의 입장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양측이 정면충돌하게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기환 정무수석, 총선 불출마

“대통령 위해 결단 내렸다”

친박 장관들이 총선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현기환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은 총선 불출마를 결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무수석은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친박 용퇴론에 밀려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현 정무수석은 ‘총선 공천헌금 의혹’에 연루돼 당에서 제명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고 지난 2013년 복당한 현 정무수석은 그동안 자신의 옛 지역구인 부산 사하갑에서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또 한 번 총선 출마를 포기하고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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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