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도 가격도 고객 맞춤으로!

부활하는 수제 햄버거 시장

수제버거가 부활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크라제버거를 필두로 한차례 돌풍을 일으켰던 당시와 달라진 점은 수제버거 전문점들이 가격 거품을 확 낮춰 가성비를 높였다는 점이다.

신선육·당일배송 채소 사용
주문 후 조리…수제 리얼 버거

수제 햄버거가 인기를 끌 당시 시중 가격이 8000~1만2000원대로 비싼 편이었다. 이는 수제 햄버거가 시장에 연착륙하는데 실패한 이유이기도 했다. 맛과 품질은 좋았지만 가격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는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함께 갖춘 햄버거 브랜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마미쿡’을 비롯해 ‘맘스터치’ ‘크라제멕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햄버거는 6·25동란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우리나라에 알려진 뒤 1979년 10월, 소공동에 롯데리아가 국내 최초로 개점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한국 햄버거 시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미국계 ‘맥도날드’와 두산그룹이 미국 브랜드를 빌려와 2012년까지 운영했던 ‘버거킹’,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리아’ 세 곳이 주도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LG아워홈에서 론칭한 ‘버거헌터’, 신세계푸드가 미국에서 로열티를 주고 들여온 ‘자니로켓’, CJ푸드빌의 ‘빕스버거’, 매일유업의 ‘골든버거 리퍼블릭’, 대형 할인마트 기업 홈플러스의 ‘메가버거’ 등 대기업들이 햄버거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햄버거의 변천사


이들은 로드숍 위주의 운영을 하는 기존의 세 곳과 달리 계열사나 관계사가 운영하는 백화점·할인마트·대형쇼핑몰, 또는 대형 빌딩과 시설에서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가나 푸드코트에 햄버거 매장을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부분 수제버거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햄버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가격과 경기불황, 햄버거 체인의 공격적인 할인에 수제버거는 명맥만 유지해왔다. 가맹사업을 펼쳤던 수제버거 브랜드는 대중성에 많은 취약점을 드러내며 매우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들어 외식 창업시장에서 수제버거의 부활 조짐이 싹 트고 있다. 미국의 프리미엄 햄버거 전문점 ‘쉑쉑버거(Shake Shack)’와 ‘인앤아웃(IN-N-OUT)’이 국내 젊은층 사이에서 뉴욕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햄버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한 끼를 먹더라도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식을 먹으려는 웰빙 트렌드가 소비 전반에 자리매김한 것도 한몫한다.

현재 한국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롯데리아는 2011년 1000개가 안 되던 매장을 2012년1068개로, 올 3월에는 1160여개까지 늘렸다. 맥도날드도 2012년 292개이던 매장을 올해 360여개까지 늘렸다. ‘경기가 안 좋다’던 시기에 햄버거 시장은 오히려 성장했다. 기존 업체만 그런 게 아니다. 2010~2013년에 매장을 늘리지 않고, 테스트 매장 2~3개 정도를 운영했던 재벌·대기업들의 햄버거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 역시 높아졌다고 업계관계자는 전했다. 햄버거 시장의 성장은 기존 패스트푸드형 햄버거 브랜드의 매출 성장과 새로운 수제버거 시장의 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주)훌랄라에서 론칭한 ‘마미쿡’은 엄마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만든 수제리얼버거를 선보인다. 재료부터 남다르다. 두툼한 치킨 통살은 100% 신선육이다. 소고기 패티도 장에서 직접 다져 사용한다. 모든 메뉴는 선주문 후조리 방식으로 만들어 신선함을 살린다.

가격도 저렴하다. 햄버거 단품이 3000~4000원대다. 시중 햄버거 가격이 기본 5000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치킨이 통째로 들어가는 ‘마미통살버거(3200원)’는 국내산 신선닭만을 사용, 닭고기가 부드럽고 육즙도 풍부하다. 아삭한 채소도 듬뿍 들어가 풍성함을 자랑한다. 9종의 치킨도 8500원~1만원이다. 이처럼 가격 거품을 뺄 수 있는 이유는 경기도 용인시에 식품생산공장을 갖추고 햄버거 재료를 생산·유통해 유통마진을 줄이기 때문이다.

패티, 양상추 등 풍성한 속재료로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찢버거’로 불리는 ‘맘스터치’도 인기다. 1999년 선보인 이 브랜드는 기존 치킨전문점에 버거를 강화한 토종 버거·치킨전문점으로 승부한다.
젊은층 사이에서 치킨 결이 살아 있는 ‘싸이(Thigh)버거’가 입소문을 타면서 햄버거 시장에서 조용히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번화가보다 동네 골목길을 선택한 이면도로 전략도 한몫한다. 대학가, 주택가 등으로 진출, 점포 임대료를 낮추고 동네 단골 손님을 늘려나갔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충북 진천에 제1공장 및 물류센터를 새롭게 준공하기도 했다. 홍대에 위치한 ‘핸인핸버거’는 젊은층 사이에서 리얼 수제버거로 이름난 곳이다.
2010년 1평 매장에서 시작해 3년 만에 10평 매장으로 확장이전했다. 메뉴는 오리지널 버거와 치즈버거다. 패티를 매일 아침 직접 만든다. 소고기를 갈고 여기에 시즈닝을 넣어 두툼하게 성형한다.

당일 소진 원칙


손질한 재료들은 당일 소진이 원칙이다. 사이드메뉴로 프렌치후라이, 어니언링을 즐길 수 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에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건대에 오픈한 컨테이너 복합 쇼핑몰 커먼그라운드에 푸드트럭으로 입점한 바 있다.
크라제인터내셔날은 프리미엄 수제햄버거 ‘크라제버거’의 저가형 브랜드인 ‘크라제멕스’를 지난달 론칭했다. 수제버거와 부리토가 주력메뉴다. 1만원을 훌쩍 넘었던 수제버거 가격을 5000~8000원대로 낮췄다. 멕시칸 전통음식인 부리토도 6000~7000원대다. 비싼가격으로 주춤했던 크라제버거가 크라제멕스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것.
과거 수제햄버거는 고가격으로 대중화되지 못했다지만, 최근 나타난 수제버거의 경우 가격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시장 성장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 창업 전문가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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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