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퍼지는 메르스> 최악의 시나리오

치사율 낮다고?…그래도 사람은 죽어나간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상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지 3년3개월째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발병 원인 및 감염 경로조차 밝혀지지 않아 백신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동국가 위주로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진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된 이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메르스 감염국가가 됐다. 의학계 전문가들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시작된 메르스의 공포가 점진적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25개국 1000여명의 감염자와 5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발생 21일 만인 지난 10일,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이에 전 세계 의학계 전문가들은 메르스 최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내 유입 메르스에 대해 한국판 메르스 ‘코르스(KORS)’가 확인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중동국가 현장조사를 통해 얻어낸 메르스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르스 기초감염재생산수는 0.6~0.8명으로 보고돼 왔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번 감염자에 의한 전염자가 30명, 14번 감염자에 의한 전염자가 40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학계 전문가들은 ‘슈퍼전자파’, ‘바이러스 변이’ 등의 가능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메르스 감염 원인 및 전염 경로조차 밝혀지지 않아 백신 개발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메르스 전국 확산 및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국대학교 의대 김익중 교수는 SNS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경고했다.

최악 시나리오  - 전국으로 확산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을 중심으로 오산, 화성, 안성 등 경기도 일대에서 대거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서울권으로도 확산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해오다 충청권인 대전, 아산 일대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후 원주, 속초 등 강원도 일대로도 번졌다. 지난 11일에는 전남 보성과 경남 창원에서도 메르스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에 의학계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전국 각지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기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전국 확산에 대한 근거로 제시됐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롯된 메르스가 전 세계 25개국으로 확산됐다는 점도 전국 확산에 대한 가능성을 설명하는 근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 의심자가 37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의 자가 격리 조치 및 잠복기에 따른 감염 확산으로 감염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르스 잠복기는 평균 5일로 최대 14일까지 갖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른 4∼5차 감염자가 속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또한 국내 유입 메르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가 10여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된 점도 의학계의 전국 확산에 대한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공기전염 및 잠복기로 확산 속도 가속화
기저질환자·노인층 2775만명 주의 요망

지난 11일, 메르스 민관합동대책본부 산하 역학조사위원회는 국내 메르스 확산에 대해 공기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자료를 공개했다. 메르스 최초 발병자가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의 병실에서 모의실험을 한 결과,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온 비말이 작은 크기로 쪼개져 공기 중에 떠 있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제시됐다. 낙타 헛간 공기 중에서 다량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다. 이에 공기전염에 의한 확산이 증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언론브리핑에서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엄중식 교수(감염내과)는 “감염자의 비말에 직접 노출되거나, 바이러스가 묻은 물체와 손을 통해서 전파되는 질환이 아니라면 이런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기전파의 가능성은 굉장히 낮거나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보건당국은 비말감염에 의한 전염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르스 전염 경로가 공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보건당국의 잘못된 대처법에 의한 메르스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일, 감염경로 미확인자 5명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로 감염자 발원지인 평택의 한 병원에서 2명의 미확인자 감염경로를 밝혀냈다. 하지만 3명의 감염경로는 밝혀내지 못해 공기전염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메르스 위기 경보를 ‘경계’ 수준으로 보고 있으나, 이미 대구와 경북,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어 최고 단계인 ‘심각’ 발령이 머지않다는 전망이다. 일부 정치계 및 의학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위기 경보 발령에 대해 늦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최악 시나리오 ② - 합병증 없는 사망

감염 원인 및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백신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어 사망자가 속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의 치사율은 30∼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4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1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에 따른 사망자가 40여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신 개발에 따른 계절성 독감으로 분류된 신종플루의 경우 치사율이 0.07%로 나타났으나, 지난 2010년 3월까지 263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반면 메르스는 치사율이 최대 40%에 이를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전염률에 따라 최대 500배 이상의 사망자를 낳을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기저질환자(당뇨, 고혈압 등) 및 40∼70대 연령층이 메르스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저질환자 규모를 살펴보면 당뇨병 환자가 400만명, 고혈압 환자가 550만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40대 이상 연령층은 전국 1825만명, 이 중 65세 이상이 542만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르스 감염 취약자는 대략 2800여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들에 대한 어떠한 대책 마련도 내놓지 않고 있어 사상 최악의 사상자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10대 및 영유아의 메르스 사망자 발생 시 사상 최악의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최초의 10대 감염자와 40대 임산부(이달 중순 출산 예정) 감염자가 발생해 10대 및 영유아의 메르스 확산이 예견된다. 지난 12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학령기(3∼17세) 메르스 격리자가 18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의대 천병철 교수(예방의학과)는 “국내 종합병원의 경우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한 전문가가 있지만 전문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전문 의료진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악 시나리오 ③ - 장기화·토속화

일각에서는 메르스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처럼 3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1000여명의 감염자가 속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국립보건원 알레르기감염병센터 나르트어 반 도어마렌 박사팀은 지난 2013년 9월 국제학술지 <유로서베일런스> 발표 논문에서 상온 40℃ 및 상대습도 80%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취약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메르스 확산이 여름휴가철 중 소강 상태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
              VS 
[독감 수준이니 안심하라]

메르스가 고온다습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에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감염자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겨울철 평균 기온이 14∼23℃, 여름철 평균 기온이 38℃로 간혹 54℃까지 오른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 확산 속도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기초감염재생산수도 0.6∼0.8명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메르스 확산과는 비교되는 자료다.


메르스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 3년이 넘었음에도 감염 원인 및 전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백신 개발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백신 개발에 나선 진원생명과학측은 “정상적인 임상 실험 과정을 거친다면 백신 개발까지 최소 7년에서 최대 10년이 소요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메르스가 응급임상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동물연구결과 갈음 규칙(Animal Rule)’이 적용돼 임상개발기간 단축에 따라 최소 1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한림대 이재갑 교수(감염내과)는 “메르스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일상적인 감기 수준의 질환”이라며 “다만 만성질환이나 지병을 앓고 있는 경우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메르스가 신종플루처럼 토속 감염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9년 전 세계 214개국으로 확산된 후 1만8500명의 사상자를 낳은 신종플루는 백신 오셀타미버 개발에 따라 독감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메르스도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유행 감염병의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악 시나리오 ④ - 유명인 감염·사망

질병관리본부의 감염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치인·연예인·스포츠인 등 유명인이 포함돼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유명인 중에서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국민의 경각심이 고취돼 메르스 확산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로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생활화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은 10%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감염 예방 마스크로 일반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n95와 kf94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공기 중 미세 물질을 95% 이상 걸러주기 때문이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르포> ‘메르스 위험지대’ 종묘공원 가보니…
겁 없는 노인들 “까짓것 겁 안나”

지난 9일, 우리나라 노인들의 최대 쉼터인 종묘공원을 찾았다. 메르스 공포의 확산에 따라 한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원에는 300여명의 노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노인은 서너 명에 불과했다.

바둑 경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노인들의 바둑 열전은 뜨거웠다. 벤치뿐만 아니라 땅바닥에서도 바둑판이 벌어졌으며, 다음 차례를 기다리며 훈수를 두는 할아버지들도 눈에 띄었다.

한쪽 구석에 앉아 부채질을 하고 있는 이모(76)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메르스에 대해 물어봤다. 이 할아버지는 “죽을 사람은 방 안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죽게 돼 있어”라며 귀찮은 내색을 내비쳤다. 이번에는 바둑을 두고 있는 김모(81)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김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하도 성화를 부려서 마스크는 들고 나왔는데 침만 안 튀면 된다고 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병원에 당분간 안 가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얘기해줬다. 취재를 하고 있는 기자에게 먼저 다가와 “메르스가 뭐냐?”라고 묻는 노인도 있었다.

종묘공원 어디에서도 메르스 공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나눔스튜디오의 현수막에서만 조그맣게 ‘메르스로 당분간 휴업합니다’라는 문구를 찾아볼 뿐이었다. 탑골공원도 분위기는 매한가지였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경동시장 약재상 골목도 찾아가 봤다. 노인 10명에 3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메르스 취약층인 노인들의 종묘공원 출입 제한에 대해 종로경찰서에 문의하자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보건복지부 감염병관리과에 노인층에 대한 메르스 예방책 및 권고사항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대답 회피만 할 뿐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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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