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보 통합 선언' 국민모임 김세균 대표

"진보의 마지막 기회, 죽어도 다 같이 죽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영입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모임이 돌연 창당 작업을 중단하고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등과 함께 통합진보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내년 총선을 불과 10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분열돼 있던 진보세력들의 결집은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국민모임과 정의당, 노동당, 노동정치연대가 지난 4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진보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르면 오는 9월까지 새로운 통합진보신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진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고민하던 진보인사들은 통합진보신당을 통해 종북과는 철저히 선을 긋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창당하려는 통합진보신당은 약육강식의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고 노동존중의 대안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이미 진보연대와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의 실패전례가 있고, 일각에선 국민모임이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창당동력을 잃고 사실상 정의당에 흡수된 것 아니냐며 통합진보신당의 의미를 평가절하 하기도 한다.

내년 총선을 불과 10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통합진보신당은 정치권에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통합진보신당 참여를 선언한 국민모임의 김세균 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국민모임이 창당선언을 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아직까지 창당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지도 못했는데 통합신당 참여 선언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 국민모임은 처음부터 기존의 진보정당과 무당파 사회 각계 진보인사 및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탈당파 인사들까지 포괄하는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였다.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우리는 오래 전부터 연대를 준비해왔다. 통합신당은 이번에 참여한 4자연대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4자연대는 더 많은 세력을 집결시키기 위한 밑거름 역할을 할 것이다.

- 이번 연대 논의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 국민모임 신당 추진위를 구성한 직후부터 진보정당과 단체들에게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의를 했고, 4자협의는 사실 그때부터 진행됐다. 지난 4·29보궐선거를 앞두고는 통합을 위한 전 단계로써 4자선거연대를 하자고 협의가 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선거연대가 무산됐다. 보궐선거 이후 다시 4자연대를 재추진해서 지난 4일 공동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 국민모임이 사실상 창당작업에 실패한 후 정의당에 흡수되는 것은 아닌가? 연대과정에서 공평한 지분 분배가 어려워 보이는데?
▲ 지분 문제는 아직 논의를 안 했다. 지분 문제는 논의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 4·29보궐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우리가 원래 구상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모임이 지난 선거에 참여했던 것은 연대과정에서 우리들의 지분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선거 승리로 진보 결집의 추동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지분 문제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실망스런 선거 결과로 연대과정에서 우리들의 발언권이 축소된 측면은 있지만 중요한 점은 아니다.

- 이번 연대에 참여하는 4개 정당이 모두 정치철학과 가치노선, 정책 등에서 차이가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진보정당 연대와 관련해 이미 통합진보당의 실패사례도 있다.
▲ 물론 각자 정책이나 가치노선에 차이가 있지만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되지 못할 정도로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우리는 크게 신자유주의를 극복하자는 가치노선을 추구하는 세력의 연합이고, 비 통합진보당 노선으로 북한의 세습, 북핵 문제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자는 입장이다. 두 가지 기본적인 노선을 바탕으로 나머지 시각 차이는 오히려 당내에서 다양한 아이디어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정동영 결별설은 사실 아냐"
"내년 총선서 최소 20석 목표"

- 통합신당은 향후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게 되나? 통합신당의 당명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해지게 되나?
▲ 지도부 구성이라든지, 정강정책, 당명 등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 다만 제 생각에는 가능하면 6월 말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대략적인 논의를 끝내고 통합추진기구를 공식적으로 발족시키려고 한다. 또 그것을 기초로 해서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한다는 목표다.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를 열어 대중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진보세력의 분열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지 못했던 진보인사들을 모두 참여시켜서 거대 진보정당을 만들려고 한다.

- 국민모임 창당 당시 새정치연합을 대체하는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새정치연합과는 연대하지 않고 계속 각을 세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
▲ 야권을 교체한다는 기본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 새정치연합이 얼마나 혁신하느냐에 달렸다. 새정치연합이 혁신에 실패한다면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 새정치연합이 계속 새누리당 2중대 수준의 중도 보수화의 길을 걷는다면 우리는 연대할 수 없다. 

-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진보진영의 이합집산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도 많은데.
▲ 통합신당에 참여하는 모두가 이번이 진보세력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번에 실패한다면 더 이상 진보정치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대단한 각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이번에 연대하면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분열하지는 않을 것이다.

- 정동영 전 장관도 연대에 참여하게 되는 것인가? 일각에선 정 전 장관이 이미 국민모임과 결별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 정 전 장관이 지난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우리는 충분히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낙선하더라도 2등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선거 결과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실망스러웠다. 우리에게도 정 전 장관 개인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일단 정 전 장관은 선거 이후 중국에 있는 친척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 전 장관이 국민모임과 결별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정 전 장관은 끝까지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통합신당과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푹 쉬고 돌아와서 자세한 얘기를 하자고 했다.

- 마지막으로 통합신당의 최종 목표를 말해 달라.
▲ 내년 총선에서 최소 20석을 확보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욕심을 부린다면 30~40석까지도 목표로 할 수 있다.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제1야당도 위기감을 가지고 강력한 혁신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 혁신된 제1야당과 우리가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로 이어지는 정치적 지형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mi737@ilyosisa.co.kr>

 

[김세균 대표 프로필]


▲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소장
▲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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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