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없는데…홍천강물 끌어쓰는 오션월드 막전막후

가뜩이나 말라 가는데…막 퍼간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대명 비발디파크가 홍천강물을 대량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4계절 테마파크 비발디파크는 여름과 겨울 성수기에 하루 평균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170만명의 내방객이 오션월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주말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오션월드를 찾는 내방객이 급증하고 있다. 다음달 1일부터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돌입, 오션월드는 내방객 유치를 위해 ‘홍천강물 1급수 사용’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님만 받으면…
주민은 나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강원도가 41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비발디파크가 위치한 강원 영서 지역의 지난 한 해 강수량은 721.1㎜로 197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농업 용수뿐만 아니라 생활 용수의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영서 지역의 10개 시·군 산간마을 400여 가구는 식수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가뭄난을 겪고 있는 강원도의 농업 용수 및 생활 용수 부족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연간 170만명이 찾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기 워터파크인 오션월드를 비롯해 132만2021㎡ 규모의 스키월드, 1122만㎡ 전장 규모를 자랑하는 대명골프클럽, 5160객실의 대명리조트까지 비발디파크는 4계절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설의 식수 및 영업 용수로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어 홍천군민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 홍천군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하천일시점용 허가 후 중장비를 이용, 무리한 강물 유입을 강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농업용수의 부족 사태가 발생, 비발디파크 인근인 서면 두미리에 두미저수지가 축조되기도 했다.

워터파크·스키장에 일 평균 1만톤 사용
강원도 41년만에 최악 가뭄 ‘문제없나’

비발디파크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비발디파크의 성수기 1일 평균 홍천강물 유입량은 1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천군청 건설방재과의 최근 3년간 비발디파크 홍천강물 유입량을 살펴본 결과, 2012년 200만5381톤, 2013년 208만1309톤, 지난해 192만3833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0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하루 급수량은 335ℓ, 연간 12만2275ℓ의 물을 소비한다. 비발디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홍천강물은 1만6357명이 1년 동안 소비하는 급수량과 같다. 

한강홍수통제소의 비발디파크 1일 취수 홍천강물양은 9894톤, 연간 361만1310톤으로 규제하고 있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유입량이 가장 적은 달은 3월과 11월이다. 각 시설의 성수기를 살펴보면 오션월드는 6∼8월, 스키월드는 12∼2월, 대명골프클럽은 4∼6월과 9∼10월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션월드와 스키월드의 성수기에는 한강홍수통제소의 규정 유입량의 근사치만큼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수 세금 
고작 1억원?

오션월드의 물 사용량은 비발디파크 전체 물 사용량의 7분의 1 수준으로 연간 28만톤의 홍천강물을 사용한다. 취사장에서 전용상수도 공급을 통해 오션월드로 물이 내보내진다. 취수장에 보관되는 전체 물량은 4만5000톤이며 오션월드에만 하루 평균 1만5000톤의 물이 사용된다. 하루에 새롭게 유입되는 물은 3000톤이며 1만2000톤은 정수를 통해 재사용된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는 강물이 아닌 상수도를 사용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놀이공원, 리조트, 동물원 등의 에버랜드 전 시설에서 사용된 상수도 사용량은 91만6615톤이다. 비발디파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에버랜드의 시설 관리 관계자에 따르면 에버랜드의 사용 물의 상당량은 자체 저수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뭄철 용인시민의 불만이 제기되지 않은 이유다.


비발디파크와 에버랜드의 지난해 물 사용 관련 세금 규모를 살펴보면 비발디파크는 2억9653만6800원, 에버랜드는 13억1022만7860원이다. 비발디파크가 에버랜드에 비해 연간 물 사용량이 100만7218톤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10억1369만1060원이나 덜 낸 이유는 하천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비발디파크가 사용하는 하천수의 1톤당 세금은 50.3원인 반면, 에버랜드의 상수도요금은 1톤당 1430원(501톤 이상 상수도요금 적용)이다.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은 세금감면에서도 이로운 측면이 있는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하천수 사용으로 세금 절감 효과를 보고 있는 비발디파크와는 달리 에버랜드는 인근 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뭄 사태가 심각해 자체 저수지의 물량이 부족해지자 상수도를 예년에 비해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관할 넘어가기 전
이미 군청서 허가

비발디파크는 지난 2004년 홍천군청으로부터 홍천강의 취수 허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08년 4월 하천법 전면 개정으로 국가 및 지방하천의 하천수 사용허가가 지자체장에서 관할 국토교통부 산하, 홍수통제소로 일원화됐다. 이에 따라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 규제는 홍천군청에서 한강홍수통제소로 바꼈다. 올 1월1일 비발디파크의 하천수 사용 갱신이 이뤄졌으며, 만료일은 2019년 12월31일이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홍천강은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영업용수 사용이 불가한 지역에 해당된다”며 “2004년 당시 홍천군청이 아닌 한강홍수통제소 관할이었다면 비발디파크의 홍천강물 사용을 불허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홍천강물뿐만 아니라 한강의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미 인·허가가 났기 때문에 2020년에도 자동 갱신될 것이다”고 밝혔다.

여름철 하루 1만톤의 홍천강물을 유입하는 비발디파크로 인해 홍천강물이 낮은 수위를 보임으로써 레프팅, 수상스키 등 홍천강 주변 관광지의 관광객이 발길을 끊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천강 주변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모씨는 “매년 여름이면 레프팅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분주했지만, 비발디파크가 들어선 이후 홍천강의 수위가 낮아져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었다”며 “적어도 가뭄철만이라도 홍천강물을 유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주변 관광지는 썰렁
농업·생활용수 부족

비발디파크 인근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도 문제점이 발각됐다. 팔봉리 2리에 거주하는 신범호 주민은 지하수가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홍천군청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겨울철 인공눈 제조로 홍천강물을 무리하게 유입해 지하수가 고갈, 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주민에 따르면 비발디파크는 비가 오는 날이나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폐수를 팔봉천 하류에 흘려보낸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 4∼5회 방류를 목격했다는 이 주민은 팔봉천의 수질 오염을 야기시킨다는 점을 민원으로 제기했다. 분기별 이뤄지는 홍천군의 수질검사에서 ‘양호’로 나타나긴 하나, 팔봉천의 체감 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월 4회 폐수 방류
팔봉천 오염 우려


비발디파크 시설 관련 관계자는 “비발디파크로 유입된 홍천강물의 전량은 오수처리시설에 의해 골프장의 잔디 관리와 화장실 물, 청소 등으로 재사용 된다”며 “오염된 물을 하수구를 통해 팔봉천에 흘려보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오수처리시설에는 자동측정장치가 부착돼 있어 오염도에 따라 염소가 자동 투입된다”며 “하루 8∼25회 순환 정수돼 비발디파크의 재사용 물은 모두 수질검사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한민국 ‘물 부족 국가’, 워터파크의 성지?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1인당 물 사용 가능량이 1488㎥로 물 부족 국가에 해당되며, 2025년에는 1199∼1327㎥로 분석돼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워터파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워터파크의 성지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다.

현재까지 등록된 전국 워터파크는 전국 47개소로 연간 1000만명의 내방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워터파크가 연간 소비하는 물량은 대략 5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방객수 규모별로 살펴보면 오션월드가 연간 170만명으로 1위, 캐리비안베이가 162만명으로 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덕산의 리솜스파캐슬(118만명)과 웅진플레이도시(99만명)가 뒤를 이었다. 오션월드와 캐리비안베이는 전 세계 워터파크 순위에서도 4위와 5위에 올랐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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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