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명장 편파 선정 논란

한쪽으로 쏠렸다 ‘공정한 거 맞아?’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대한민국 명장 도입 30주년을 맞아 <일요시사>에서는 그동안 선정된 587명의 대한민국명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편파 선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정자의 절반 정도는 영남지역 거주자로 나타났으며, 기계 및 공예 분야의 직종에 치중 선정된 점도 포착됐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명의 중복 선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각 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인에게만 부여되는 대한민국명장은 산업현장에서 명예훈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86년 용접공 박동수씨가 제1호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 이래 지난해까지 587명의 대한민국명장이 탄생했다. 기계ㆍ전기ㆍ전자ㆍ통신 등 22개 분야 96개 직종 가운데 산업현장 15년 이상 근로자에 한해 신청자격이 주어지며, 서류심사 및 현장심사, 면접 과정을 거쳐 매년 35명 내외로 선정자가 배출된다.

기술인 최고 권위
연 35명 내외 배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공동 주최하고 있는 대한민국명장은 국민들에게 숙련기술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능력 위주의 사회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해왔다. 대한민국명장 선정자에게는 일시장려금 2000만원과 기능경기대회 전문위원 자격을 부여하며, 이듬해부터 계속장려금 215만∼450만원을 연차 배당 지급한다. 또한 근로대학 교원 임용 자격과 산학겸임교사 자격도 부여한다.

대한민국명장 선정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요시사>가 그동안 선정된 587명의 명단을 검토한 결과 영남지역 거주자만 273명(46.9%)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3명, 0.5%), 강원 (11명, 1.9%), 충청(34명, 5.8%), 호남(39명, 6.7%)의 합산 선정자는 87명(14.9%)에 불과했다. 인천ㆍ경기 지역에서는 104명(17.9%), 서울에서는 118명(20.3%)의 선정자가 배출됐다. 선정자 10명 가운데 5명꼴로 영남지역 거주자에게 대한민국명장 타이틀을 안겨준 것이다. 이는 선정자 명단에서 5명의 거주 지역이 누락돼 282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총인구 4799만761명 대비 인천ㆍ경기가 28.8%(1382만8088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영남이 26.2%(1259만1579명)를 차지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았다. 서울(943만1482명, 20.1%), 충청(498만6615명, 10.4%), 호남(496만936명, 10.3%), 강원(146만3650명, 3%), 제주(52만8411명, 1.1%)가 뒤를 이었다. 이는 총인구 지역 대비 대한민국명장 선정자 거주 지역 분포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용노동부 직업능력평가과 관계자는 “대한민국명장은 산업 현장 기능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산업공단이 몰려있는 영남지역 거주자가 다수 선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술력 및 능력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므로 지역 안배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한민국명장 선정대상 22개 분야를 살펴보면 영남지역의 전략산업인 전자ㆍ섬유ㆍ자동차ㆍ조선뿐만 아니라 호남지역의 자동차ㆍ농업과 더불어 충청지역의 전기ㆍ정보통신ㆍ물류 등 기술 분야 전문직 대다수가 포함돼 있다. 영남지역 선정자가 46.9%를 차지한 점은 지나친 편파 선정이라는 지적이다.


선정된 587명 보니 ‘세 가지 의문점’
지역 편중…절반이 영남지역 거주자

호남지역의 전략산업인 농업 분야의 대한민국명장 선정자를 살펴보면 10명의 선정자 가운데 경기 지역 1명을 제외한 9명이 모두 영남지역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종 가운데 가장 많은 선정자가 배출된 용접공의 경우 24명 중 16명(66.7%)이 영남지역 거주자였다. 5명 이상 선정 직종 중 제관ㆍ전자기기ㆍ선체건조ㆍ선박기관정비ㆍ생산기계ㆍ농업기계ㆍ농기계정비 직종에서는 영남 지역 거주자가 100%의 점유율을 보였다. 또한 한복 직종에서도 10명 중 7명이 영남 지역 거주자였으며, 경기도에 다수의 도자기공예가가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도자기공예 대한민국명장의 절반이 영남 지역 거주자였다. 도자기공예 경기지역 거주자는 4명에 불과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년 대한민국명장의 선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직종별 선정자를 1명으로 제한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1991년과 1992년에서 동종 직종에서 3명의 대한민국명장을 배출해 문제로 지적된다. 해당 직종은 1991년 도자기공예ㆍ목공예ㆍ방적ㆍ양복ㆍ주물, 1992년 보일러ㆍ양복이다.

절반은 영남 거주
충청·호남 저조

대한민국명장 심사위원 위촉 기간은 3년,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의 선정자 91명을 분석한 결과 금형ㆍ요리ㆍ이용ㆍ제과제빵ㆍ컴퓨터응용가공 직종에서 3명 이상의 선정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연도별로는 직종별 한 명씩 선정했으나, 전체 96개 직종 가운데 32개 직종에서 3년간 배출자가 전무했다. 이용 직종의 경우 4년 연속 1명씩, 요리·금형·제과제빵·컴퓨터응용가공 직종은 3년 연속 1명씩 선정자가 나왔다. 

각 연도별 대한민국명장 선정자 규모에도 편파 심사 의혹이 드러났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10명 내외로 선정해 오다가 1991년 대한민국명장을 41명이나 선정했다. 연간 평균 5.4명에서 8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때도 영남 지역 거주 선정자가 전체의 59%를 차지해 편파 심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동부장관은 경남 산청 출신의 최병렬 의원이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직업능력평가과 관계자는 “국내기능경기대회 명장부 경연을 거쳐야만 배출되던 대한민국명장이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서류 및 현장 심사로 변경됨에 따라 확대됐던 것 같다”며 “당시 자료를 다시 한 번 검토해봐야 자세한 정보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기능경기대회 청년부와 명장부 경연이 1991년 1월14일 삭제됐다. 하지만 연 평균 대한민국명장 선정자수인 19.6명의 두 배 수준 선정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못했다.

당국은 명확한
답변 제시 못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명이 대한민국명장에 중복 선정된 점도 문제로 드러났다. 1991년 선정된 김정옥(도자기공예)을 비롯한 정수화(칠기공예, 1995년), 원광식(금속공예, 2000년)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대한민국명장 선정 이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됐다. 고용노동부와 문화재청에 문의해본 결과 두 기관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중요무형문화재와 대한민국명장에게는 해당 기관으로부터 각각 전수활동비와 계속장려금을 지원받는다. 문화재청가 중요무형문화재 전수활동비 명목으로 정수화 보유자에게는 매달 171만원, 김정옥·원광식 보유자에게는 매달 131만3000원을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계속장려금 명목으로 김정옥·정수화 대한민국명장은 선정 이후 계속 종사 20년이 넘어 매년 45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며, 원광식은 계속 종사 16년차로 315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들의 월별 지원금을 계산해보면 정수화 보유자가 208만5000원, 김정옥 보유자가 168만8000원, 원광식 보유자가 157만5500원으로 나타났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3인의 대한민국명장 중복 선정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모르는 사실이었다”며 “산업기술 분야에서 전통기술을 보유한 자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명장의 취지대로 중복 선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담당자는 “이들은 모두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전통예술인으로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서는 충분한 자격이 있으며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예분야의 예술성을 인정받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가 대한민국명장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우수숙련기술인 종합정보망(pool.hrdkorea.or.kr) 자료에는 직종과 근무처만 공개돼 있을 뿐 입상경력, 자격사항 등의 7개 부문 정보가 모두 누락돼 있었다.

무형문화재 3인 중복선정
특정분야 직종에 치중도

중요무형문화재 3인의 중복 선정과 더불어 직종별 선정자 규모도 문제로 지적된다. 96개 중 직종 가운데 가장 많은 선정자가 배출된 직종은 공예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공예·목공예·도자기공예 등의 공예가만 총 94명(16%)였다. 공예 분야의 과다 선정자 배출을 두고 대한민국명장의 취지인 산업현장 기술인 선정에 대한 보다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2015년도 대한민국명장 선정계획> 자료에 따르면 일반산업 및 서비스 분야와 공예 분야의 심사 기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산업 및 서비스분야의 채점표는 숙련기술보유정도 30점, 발전기여도 50점, 지위향상기여도 20점, 가산점 +2점으로 구성돼 있었다.
 

반면 공예 분야의 경우 숙련기술보유정도 20점, 발전기여도 45점, 지위향상기여도 20점, 산업화·현대화노력 15점으로 심사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 여기서 산업화·현대화노력 항목에는 ‘수출액, 매출액, 생산·시설장비의 현대화, 고용인원, 그밖의 숙련기술의 응용 등을 통한기술개발 노력 및 상용화 노력’으로 명시돼 있어 관련 상세 내용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공예뿐만 아니라 다중 선정된 직종으로는 용접(25명)과 양장·양복(2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예ㆍ용접ㆍ양장ㆍ양복만 전체 선정자의 24%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2년 당초 24개 분야 167직종에서 22개 분야 96개 직종으로 변경했다.


한 제과분야 대한민국명장은 “대한민국 대표 기술인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누구보다 열심히 후진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 직종에 계속 장려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지원받는 계속장려금을 제빵사를 꿈꾸는 소외계층 자녀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대한민국명장에 대한 다양한 의문점 제기로 인해 명장들의 명예가 실추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예 직종 16%
다중선정 직종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 제11조 규정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숙련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자의 지위 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선정 및 우대해 숙련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 및 산업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 아래 도입됐다.

하지만 선정자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기존 취지를 상실, 명목만 앞세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 기준을 수립하고 권위있는 심사위원을 위촉함으로써 숙련기술인에 대한 지위 향상이 도모되길 기대해 본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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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