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골프여제들의 화려한 외출과 엄숙한 성인식

실력이면 실력 몸매면 몸매 “스타골퍼의 변신은 무죄”

‘미녀 골퍼’ ‘얼짱 골퍼’ ‘섹시 스타’…. 여성골퍼라면 꼭 한 번쯤은 듣고 싶은 별명이다. 이제 학생티를 벗고 성인이 되는 나이가 되면 더 욕심나는 타이틀이 아닐까. 여성골퍼라면 예뻐지고 싶고,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게 당연한 일. ‘여자들의 변신은 무죄’라는 유명한 카피는 필드에서도 적용된다. 리디아 고, 김효주, 이민지 등 소녀티를 벗고 성인식을 치른 차세대 골프여제들의 강렬한 유혹이 시작됐다.

소녀티 벗은 리디아 고, 김효주, 이민지, 백규정
빼어난 실력과 함께 성숙미 뽐내는 골프여제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소녀들은 바빠진다. 미뤄뒀던 성형을 하고, 투명 메이크업 비법을 전수받으면서 대학교 새내기가 될 준비를 한다. ‘천재 골퍼’라는 별명이 붙은 리디아 고도 ‘미녀 골퍼’라는 수식어가 탐날 만한 나이가 됐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말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고려대에 합격했다. 투어생활 탓에 캠퍼스를 마음껏 누비진 못하지만 마음만은 설렘 가득한 풋풋한 대학 새내기다.

풋풋한 새내기
‘모범생’리디아 고

리디아 고는 누구보다 특별한 겨울을 보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안경을 벗고, 쌍꺼풀 수술을 했다. 두꺼운 뿔테안경을 낀 모범생 이미지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 안경을 벗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것은 외형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시야라는 무기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도 달라진 외모와 시야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처음으로 숙녀 화장을 하고 안경을 벗은 모습을 담아 LPGA투어에 공식 프로필사진으로 올렸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다른 변신은 손목에서도 확인된다. 리디아 고는 오른쪽 손목에 문신을 새겨 넣었다. 로마 숫자인 ‘IV-XX VII-XIV’는 4-27-14를 의미하는 것으로 프로 데뷔 후 LPGA투어를 처음으로 정복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새겼다.
부모 말을 잘 듣는 모범생이었던 리디아 고는 성인이 되면서 점차 자기 목소리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캘러웨이 에이펙스 프로 아이언을 피팅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핑크빛으로 샤프트를 바꿔 개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시즌 1승씩을 거두며 루키 돌풍을 이끌었던 고진영과 김민선은 처음으로 KLPGA 홍보모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드레스 한복’ 콘셉트가 호평을 받은 만큼 선발된 홍보모델 10인은 올해에도 한복 콘셉트를 유지하되 전통 한복을 착용해 더욱 단아한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또한 별도 제작된 KLPGA 티셔츠를 맞춰 입어 색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밝아진 예쁜 눈
단아한 김효주


김효주는 만 스무 살이 되는 올해 공식적인 성인이 됐다.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혼자 암실에서 지내는 고초를 감내하면서까지 주목할 만한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투어를 정복했던 김효주는 시력교정을 위해 라섹수술을 했다. 12월22일 서울 역삼동의 한 안과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한동안 어두운 방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멍하니 앉아 있어야 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선물로 받았지만 촛불조차 켜지 못했다.
김효주는 시력이 마이너스대로 좋지 않았다. 외부행사에선 뿔테안경을 쓰고 다녔고, 필드에서는 콘택트렌즈나 고글을 착용하고 경기를 했다. 안경과 렌즈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편했다. 겉으로 내색은 안 했지만 예민한 성격이기에 나쁜 시력은 끊임없이 그를 성가시게 했다. 그래서 김효주는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김효주는 ‘외출 불가’ 크리스마스를 보내긴 했지만 시력 교정술로 인해 눈도 밝아졌고, 예쁜 눈을 더 부각시킬 수 있었기에 대만족이다.
김효주는 동갑내기 렉시 톰슨이 비키니 화보 촬영을 한 것처럼 파격적인 변신을 하진 않았다. 톰슨에 비해선 소극(?)적인 성인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훨씬 더 중대한 변신이다. 시력 교정은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크리스티 커도 2000년 안경을 벗고 라식수술하는 등의 완벽한 변신으로 미국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안 그래도 큰 김효주의 눈망울은 라섹수술로 더 선명해졌다. 김효주는 귀도 뚫지 않고 목걸이 정도만 치장한다. 평소 스타일도 심플한 스타일을 고수한다.
골프에만 집중하는 요조숙녀 같은 그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피부다. 화장을 하지 않지만 선크림만은 항상 바르고 외출한다. 골프선수 같지 않은 하얀 피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하다. 새하얀 피부 결은 청초한 이미지의 상징이다. 선명해진 시야와 투명한 피부는 스무 살 김효주를 돋보이게 한다.

외모에 관심 많은
패션리더 터프걸 백규정

백규정은 또래들 중 외모와 치장에 가장 관심이 많다. 쌍꺼풀 수술로 예뻐진 사실을 당당히 밝히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의상과 액세서리로 꾸밀 줄도 안다. 백규정은 골프웨어가 아닌 평상복을 입을 때도 항상 눈에 띄는 스타일을 즐긴다. 지난해 국내투어 시상식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패션리더의 자태를 뽐내기도 했다.
일반 연예인들이 개명으로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듯 이번에 백규정도 이름으로 주목을 끌었다. LPGA투어 루키인 그는 ‘Q BAEK’이라고 이름을 등록했다. 백규정의 규(KYU)를 영자 발음 그대로 Q로 쓰기로 한 것이다. 규정의 발음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Q로 쓰는 것이 어떻겠냐는 추천을 따랐다고 한다.
사실 그의 팬클럽 이름도 ‘Q백’이다. 팬클럽 명을 사용하는 것이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또 Q백은 미국프로풋볼(NFL)의 야전사령관인 쿼터백(QB)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NFL은 미국 최고의 인기스포츠라 Q백이라는 이름은 미국인들에게 쉽게 각인될 수 있다.
Q는 ‘레디 큐’라는 말로 인해 시작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세계 정복을 위해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에서 이보다 좋은 이름은 없을 듯하다. Q는 퀸(Queen)을 떠올리게도 한다. 세계랭킹 1위의 여제를 꿈꾸는 그녀의 꿈과도 맞닿아 있다.
백규정은 ‘여자 타이거 우즈’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골프황제’ 우즈가 ‘타이거’라는 이름에서부터 맹수를 연상시키듯 백규정이 세계를 정복한다면 ‘Q’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길 것이다.
외모와는 달리 걸쭉한 사투리를 거침없이 내뱉고 털털한 성격인 백규정이기에 새로운 이름도 이미지에 잘 부합된다. 백규정은 ‘터프 걸’답게 오랫동안 사용한 클럽과 공을 모조리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미국무대 정복을 노리고 있다.

전문모델 못잖은
바비인형 전인지

국내투어를 대표하는 ‘미녀골퍼’ 전인지는 ‘바비걸’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인지가 핑 랩소디(Rhapsody)의 광고모델로 발탁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여성골프클럽 랩소디의 콘셉트 광고 촬영에서 전인지는 전문 모델 못지않은 끼를 발산하며 깜찍하면서도 사랑스럽고 성숙한 모습을 뽐냈다.
그동안 전인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덤보’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여배우 한가인을 닮은 전인지에게 ‘덤보’라는 별명은 매치가 잘 되지 않았다. 여성미보다는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무 살 성인식을 치른 전인지는 이번 파격 변신으로 색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줬다. 귀여움보다는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를 물씬 풍기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골프선수로는 상당히 힘든 광고 촬영임에도 전인지는 전문모델 못지않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또 장시간 진행되는 촬영에도 시종일관 웃는 모습을 보여 ‘진짜 바비인형 같다’는 평가를 낳기도 했다.
전인지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팬클럽을 보유했다. 실력도 일품이다. 전인지는 김효주와 백규정, 장하나 등이 LPGA투어로 진출하면서 차세대 퀸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탄탄한 몸매
건강미인 이민지

2015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수석으로 통과해 프로무대에 뛰어든 이민지도 소녀 이미지를 벗고 어엿한 숙녀로 변신했다. 이민지는 프리미엄 애슬레틱 골프를 표방하는 데상트골프의 모델로 나서 건강미 넘치는 여전사의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구릿빛 피부가 어우러져 여전사 같은 강인함을 풍겼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교포 2세인 이민지는 남다른 골프DNA를 지녔다. 어머니 이성민씨는 티칭프로, 아버지 이수남씨는 클럽(포트 케네디베이)챔피언 출신이다. 남동생(이민우)도 골프를 한다. 초등학교 때 2년 정도 수영을 하다가 열 살 때부터 어머니에게 골프를 배운 이민지는 골프선수로서는 좋은 체격조건을 지녔다. 신장 167cm로 아주 큰 편은 아니지만 라이벌인 리디아 고, 김효주와는 달리 근육질이다.
이민지는 지난해부터 몸이 몰라보게 더 좋아졌다. 건장한 남자도 버거운 역기를 번쩍번쩍 들어 올릴 만큼 근력이 늘어나면서, 평균 280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날린다. 건강미인 이민지는 리디아 고, 김효주와는 달리 올 시즌 바디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옷을 착용하고 성숙미를 한껏 뽐낼 예정이다.
필드에서는 강렬한 이미지이지만 필드 밖에서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다.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갈라파티에서는 귀엽고 앙증맞은 예쁜 드레스를 소화하며 남다른 패션감각을 뽐내는 것. 건강하고 도전적이면서도 개성 넘치는 이민지 스타일은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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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