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따라 돈이 보인다 ‘진짜로?’

수도권 신역세권 수혜단지 현황

 ‘길 따라 돈이 보인다’라는 부동산 격언처럼 교통은 부동산 시장에서 영원한 호재 1순위다. 기존 교통 인프라가 잘 형성된 지역보단 교통호재는 있지만 부동산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신역세권 지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번 부동산을 매입하면 최소 3∼5년 이상 보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때문에 전철, 철도, 도로 등이 확충된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교통이 좋은 미래 역세권을 선점하는 셈이 된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교통호재는 ▲1호선 연장(경기 북부) ▲8호선 우남역 신설 ▲신분당선 1차 연장(경기 남부) ▲수인선 2차, 3차 구간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내집 마련이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고려할 경우 미래가치를 고려해 신역세권으로 발전될 곳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다. 2015년 새 지하철 교통 호재로 주목을 받는 지역에서 분양에 나서거나 예정된 단지가 속속 선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미래가치 고려해
미리 자리잡아야

▲1호선 연장(소요산∼연천) = 경원선전철 연장사업은 현재 동두천시 소요산까지 운행하고 있는 전철을 연천역까지 20.8㎞를 복선전철을 전제로 단선전철로 우선 연장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3801억원이 투입되는 이 구간은 남북교류의 확대개선과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 장래 남북철도 대륙간철도와 연계되며 2017년 개통 목표하고 있다. 

▲8호선 우남역 신설 = 기존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위치하게 될 우남역은 2017년 개통 예정으로 위례에서 개통되는 지하철역 중에 가장 먼저 신설된다. 입주시점에 이용 가능한 우남역을 통해 수서는 10분 이내, 잠실은 15분 이내에 각각 도착 가능하다.


▲신분당선 연장(1차 연장) = 신분당선 1차 연장(정자역∼경기대앞역) 12.8km 구간이 2016년 상반기에 개통될 예정이며 광교신도시와 용인시 풍덕천동, 동천동이 수혜지로 꼽힌다.

▲수인선(2차, 3차 구간) = 수인선 2차 송도∼인천 구간과 3차 한대앞역∼수원 구간이 각각 2015년 말, 2017년 각각 개통될 예정이다. 전 구간 개통되면 인천에서 수원까지 환승 없이 이동이 가능해진다. 수인선 달월역, 송도역 이용이 가능한 시흥 배곧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가 수혜지다. 

▲성남∼여주선 신설 = 성남 여주복선전철 판교∼여주 구간이 2016년 상반기 개통될 예정이다. 신분당선, 분당선과 연결돼 향후 강남권으로 출퇴근이 편해질 전망이다.

수도권 신설역세권 인근 분양단지는 교통여건이 개선돼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주변 인프라도 갖춰져 일대 부동산시장이 자극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유동인구가 풍부해진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도권에 조성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의 경우 통상적으로 전철이나 신 교통수단이 개통되는데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가라면 업종 선점이 중요하고, 오피스텔·오피스 등 임대사업용 주택의 경우 임차인 확보가 중요하므로 입지와 주거 인프라 형성여부 등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신설되는 신역세권 주요 수혜단지 현황이다.

전철, 도로 뚫리는…반가운 교통호재
개통 앞둔 분양 단지·상가 인기몰이

▲1호선(2017년 예정) 연천 로하스 아파트 = 태원건설은 연천군 연천읍에 아파트를 공급한다. 현가리 498번지 일대에 건립된 ‘연천 로하스’아파트는 지상 10∼15층 2개 동에 전용면적 84.86㎡(A형) 81세대, 84.89㎡(B형) 10세대 등 총 91세대로 구성돼 있다.


광폭 발코니와 전실을 적용해 서비스 면적과 공간 활용도를 최대화했으며 붙박이장, 세탁실 겸 다용도실로 활용 가능한 수납공간도 마련했다. 도시가스가 공급돼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단지 옆 연천공설운동장을 비롯해 연천역, 연천군 법원, 연천군청, 연천경찰서, 하나로마트, 연천우체국, 연천읍 주민자치센터, 연천문화원, 연천군청소년수련관, 연천군노인복지관 등 생활편의시설이 가깝다. 단지 바로 옆 연천 중·고등학교를 비롯해 연천초등학교, 연천유치원 등 뛰어난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 

▲8호선(2017년 예정) 위례 드림시티 상가 = 위례신도시 근생8부지 근린상가인 ‘위례 드림시티’가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5층, 연면적 8088.63㎡, 총 66개 점포 규모로 동측 및 남측 20m, 북서측 10m, 북동측 6m 보행자 도로를 접하고 있는 3면 개방형 상가다. 지하 3층∼지하 2층은 주차장 48대(법정:43.86대), 지하 1층∼지상 5층은 상가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770만∼4500만원선.

위례신도시에서 가장 빠른 상권형성이 기대된다. 드림시티의 입지는 상주인구 10만여명의 수도권 마지막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신도시 남측 관문에 위치, 주요 상업시설 및 공공·업무시설 최대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강남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8호선 우남역(2017년 개통 예정)과 위례신도시를 관통하는 트램이 만나는 초역세권 상가이자 풍부한 배후수요가 확보된 항아리 상권이다. 외곽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및 송파IC 인접, KTX 수서역 신설 예정에 있다.

“입지·주거인프라
형성 여부 따져야”

▲신분당선(2016년 예정) 광교 원희캐슬 법조타운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 989외 5필지에 ‘광교 원희캐슬 법조타운’상가(140여개)와 오피스(200여개)를 분양 중이다. 지하 5층∼지상 10층, 4개동, 연면적 6만4736.

695㎡ 규모다. 오는 2017년 부지면적 약 6만5852㎡ 규모의 광교 법조타운이 들어서면 수원지방 검찰청과 수원지방법원 등의 근무 인원만 6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오는 2019년 3월 개원할 수원고법과 수원고검을 광교신도시에 신축 중인 수원지법 신청사와 수원지검 신청사에 각각 입주시키는 방향으로 의견 조율을 마쳤다. 현재 광교신도시 법조청사부지 내에 지상 16층 높이로 신축 중인 수원지법 신청사는 상층부에 판사실과 재판부 사무부서 등이, 하층부에 법정과 조정실, 민원실, 은행 등이 들어서는 고법·지법 복합청사로 들어설 예정이다. 준공은 2017년 7월 예정. 

▲신분당선(2016년 예정)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상가 = 대우건설은 지하철(신분당선) 경기도청역 인근에 건립하는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내 상업시설인 ‘광교 월드스퀘어’를 본격 분양 중이다. 광교신도시내 중심, 경기도청권역 내 위치한 테마상권으로 신분당선 연결 시 강남까지 약 30분 거리인 상가이다.

경기도청역 중심상권이며, 파주 아울렛처럼 유럽형 이미지 타원형 로드 상가로 중앙시계탑 공원이 약 750평인 5개의 테마 상가이다. 광장 중심에서 호수공원까지 가로수길 테마상가로 보행자 통로를 만들어 경기도청역 컨벤션센터, 도심공항, 롯데아울렛 등 여러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한 상권이다. 입점 예정일은 2015년도 9월.

동서남북 잇는
사통팔달 교통

▲수인선(2015년 말·2017년 예정) 배곧프라자 상가 =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 2-3-1에 근린생활시설인 ‘배곧프라자’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8층 연면적 1만5138.16㎡ 규모, 총 82개의 점포로 구성된다. 배곧신도시 내 최초로 들어서는 3면 도로로 접한 근린상가다. 3.3㎡당 분양가는 1층 2400만∼2800만원, 2층 800만∼1000만원, 3층 이상은 400만∼800만원 선이다.


회사 측은 “2015년 7월 대규모 시범단지 아파트의 입주가 예정돼 있고, 배곧프라자의 입점이 가장 빠른 만큼 대형 프랜차이즈나 병원, 학원 등 상권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입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들을 배후상권으로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2018년 개교 예정)를 중심으로 각종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서울대와 연계한 초·중·고교가 조성돼 국내 최고수준의 ‘교육특화 주거단지’가 될 전망이다. 500병상 규모의 서울대병원이 입지해 교육·의료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해 서해안 산업벨트(시화MTV, 시화·남동·반월공단)를 배후에 둔 자족형 융복합신도시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준공은 2015년 8월 예정.

상가는 업종 선점부터
임대는 임차확보 중요

▲성남∼여주선(2016년 예정) 태전4지구 아이파크 =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광주시 태전4지구에서 ‘태전 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전용면적 59∼84㎡, 총 640가구 규모다. 45번국도를 이용하게 되면 분당까지 20분 내 진입이 가능하다.

차로 5분 거리에는 오는 2016년 성남∼여주간 복선전철 광주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차량 3분 거리에는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도 2017년 개통될 계획으로, 앞으로 교통여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태전초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데다 광남중, 광남고 등이 인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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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벼랑 끝’ 장동혁 옹립의 정치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구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됐던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흔들리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들의 공개 갈등엔 ‘옹립의 정치학’이 숨어 있다. 특정 세력이 정변을 일으키거나 지도자 교체를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지도자 옹립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적 정당성·생존 본능이 적절하게 조화해야 한다. 그래서 복잡한 조건이 가미된다. 지도자 옹립을 위한 조건으로는 대체로 ▲적절한 상징성 ▲새 기득권이 될 주도 세력과의 조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 등을 들 수 있다. 아무나 못 갖는 지도자 조건 이 중 가장 어려운 숙제는 ‘지도자의 약한 권력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새 지도자가 자신의 정치적 의지를 강하게 밀어붙이면, 새 기득권 세력과의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새 지도자는 자신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생존 본능은 강한 권력 의지로 연결된다. 자신만의 새로운 비전을 실천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을 옹립한 주도 세력과 마찰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빈번하다. 왕은 왕권을 강화하려고 했고, 귀족은 이를 막으려고 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과 귀족은 끊임없이 정치적 다툼을 벌였다. 이 때문에 많은 왕이 교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옹립된 지도자는 대체로 권위가 약하다. 옹립된 지도자는 지배 질서가 규정한 정통성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옹립되는 과정 자체가 지도자로선 주도 세력에게 빚을 진 격이 되는 사례도 많다. 조선 태종은 정변을 일으켜 아버지를 몰아낸 후 즉위했다. 태종은 태조의 다섯 번째 아들이었다. 적장자 승계를 중시하는 유교 질서에선 도저히 후계자가 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조는 막내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악수를 뒀고, 사병을 혁파하려고 했다. 새 질서를 왕이 직접 부정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기득권 세력의 기반을 침범하려고 한 것이다. 태종은 적장자 대접을 받던 형 정종을 세자·왕으로 옹립한 후 형의 양자로서 왕위를 승계해 질서를 지키는 모양새를 갖췄다. 제1차 왕자의 난에서 주축은 주도 세력이 동원한 사병이었는데, 태종은 이들에게 빚을 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주도 세력 중 상당수를 정계에서 일시 퇴출시킨 후 사병을 혁파했다. 자신과 왕조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판을 확실하게 확보한 것이다. 경제적 이권까지 거둬들이려고 해선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태종은 공신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행을 적당한 선에서 눈감아줬다. 태종의 킹메이커 하륜은 도성 안에 조성된 신덕왕후의 능이 이장되자, 주변의 좋은 땅을 선점하기 위해 사위들을 동원했다. 하륜에겐 지금도 유능한 신하·부정부패의 상징이란 평가가 함께 따라다닌다. 조선 중종도 형 연산군 폐위 이후 옹립된 임금이었다. 엉겁결에 왕위에 올라 큰 빚을 졌기 때문에 중종은 공신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핵심 공신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했다. 이후 중종은 조광조·김안로 등 대리인을 내세웠다가 토사구팽하는 정치술을 반복했다. 너무 유능해도, 너무 무능해도 안 된다 출마설 도는 주호영·윤한홍의 장 직격 조광조 일파는 중종이 한밤중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숙청됐다. 김안로는 아들의 초례가 예정된 날 체포됐다. 주도 세력으로선 왕이 너무 유능하거나 정치에 밝으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너무 무능하거나 막 나가도 안 된다. 지나치게 막 나가서 폐위된 대표적인 왕은 고려 충혜왕이었다. 충혜왕은 아버지 충숙왕이 양위해서 즉위했다. 당시 고려 왕은 원나라 사신이 하루아침에 폐위해 귀양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권위가 없었다. 고려 친원파의 권력은 왕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고려엔 원나라 제2황후 기황후의 오빠 기철이 있었다. 고려 왕은 정상적으로 즉위하더라도 원나라·친원파가 사실상 인준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었다. 즉위하는 임금마다 옹립된 지도자나 다름없었다. 충혜왕은 즉위 후 아무나 성폭행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성폭행 대상 중엔 서모 경화공주도 있었다. 이 사실은 원나라 사신에게도 알려졌다. 결국 충혜왕은 폐위돼 귀양 가던 중 사망했다. 한편으로 충혜왕은 폭력배들을 자신의 측근 세력으로 양성한 후 권문세족이 독점하던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려고 했다. 아울러 권문세족의 사유지를 혁파하려 하는 등 이들의 경제기반을 뒤흔들려고 했다. 충혜왕이 폐위된 결정적인 계기는 기철의 건의였다. 원나라는 기철의 건의를 받아들여 충혜왕을 폐위했다. 충혜왕은 폐위되던 순간 사신으로부터 발길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도했던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대부분은 소장파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당에 비상계엄 관련 사과와 당의 혁신을 요구했기 때문에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원조 친윤’ 중 1명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3선 윤한홍 의원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비상계엄 관련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윤 의원은 지난 5일 진행된 국민의힘 ‘이재명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 도중 장 대표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던지고, 계엄 굴레에서 벗어나자”고 요구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단 인식을 아직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계엄을 벗어던지고, 국민께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앞에서 사과 요구 이는 장 대표가 지난 3일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려던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의원의 비판을 들은 후 고개만 살짝 숙인 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6선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지난 8일 대구 지역 언론인과의 정책토론회 중 장 대표를 일컬어 “자기 편을 단결시키는 과정을 밟다가 중도가 도망간다면 잘못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는 ‘12월3일까진 지켜봐 달라’고 말했고, 그 이후엔 민심에 따르는 조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런 말을 하지 않아서 당내 반발이 많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윤 전 대통령은 폭정을 거듭하다가 탄핵당했다”며 “비상계엄도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으려던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는 등 윤 전 대통령도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과 윤 의원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 부의장은 이날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준비는 많이 해왔고,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지난 2021년 경남도지사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가 입장을 선회했던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지난 2월 공개한 명태균씨의 전화 통화 녹취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를 막았다”는 취지의 대화가 공개됐다. 지방선거를 약 6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주 부의장처럼 출마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두는 방법엔 ▲지역구 내 지방선거 공천 ▲중앙정치에 지역 이해관계 반영 등이 있다. 지방선거에선 국회의원이 공천·조직 동원 등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도 기초의원 공천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3월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힘 못 쓰는 2가지 이유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 외엔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엔 참패를 거듭했다.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로는 크게 2가지가 거론된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선거 후보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선거가 임박해 외부 명망가를 데려와 주요 선거 후보로 옹립하는 특성이다. 다른 하나는 영남·강원 등 핵심 텃밭에 자리 잡아 중앙정치보다 지역구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정치인 집단이다. 세간에선 이들을 일명 ‘언더 찐윤’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선거 참패가 이어지면, 중앙정치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도 줄어든다. 영향력이 줄면, 지역의 이익을 중앙정치에 반영하기 어렵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이익을 거둘 방법·영향력을 모두 잃는다는 것은 언더 찐윤 의원들에게 매우 치명적이다. 아무리 중앙정치·전국 단위 선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당이 정권 획득 가능성이 아예 없는 수준으로 추락하는 것은 매우 곤란하다. 그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과 이해관계를 교환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1세기 이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선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홍준표 전 대구시장·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은 ▲전국적 인지도 ▲정치적 상징성 ▲낮은 당 장악력 등이다. 대선 출마 당시 “당 장악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던 대선후보는 이 전 총재·박 전 대통령밖에 없었다. “당 장악력이 낮다”는 명제는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에게 매우 중요했다. 당 장악력이 높은 대통령·대권주자는 의원들과 굳이 이익을 주고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표 등 수도권에 기반해 중도 공략 의지가 강한 정치인과의 불화가 잦다. 이들과 이해관계·성향·기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많아서 당권을 다투거나 알력이 있을 가능성도 큰데, 결국 화합하기 어렵다. 살기 위해 충돌하는 장 VS 친윤 “우리끼리 총구 안 돼” 의견 고수 언더 찐윤 의원들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성향도 ‘당 장악력이 낮은 적절한 대권주자’를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언더 찐윤의 관점으로 보자면, 윤 전 대통령은 자멸해서 사라졌다. 한 전 대표·안 의원은 수도권 엘리트 성향이 강하다. 지난 8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언더 찐윤 성향 의원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드러진 사람이 바로 장 대표였다. 장 대표는 정치 경력이 짧으면서도 한 전 대표와 결별한 이력이 있다. 지난 2월엔 백봉신사상을 수상할 정도로 신사적 이미지도 강했다. 국민의힘 내 강성 보수 성향 당원들은 장 대표를 선택했다. 이후 장 대표는 범보수 대권주자로 주목받았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보수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도 21.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겐 정치적 기반이 없다. 대권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다.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정치 기반이 없으면 정치 생명을 길게 유지할 수 없다. 장 대표는 장외집회 개최 위주로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장외집회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하는 강성 발언을 주로 내놨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 장외집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불법이었고, 국민의힘은 그 불법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가 강경 보수 성향 당원의 비난을 받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을 강경 보수의 길로 이끄는 ‘투톱’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다. 지방선거는 이들의 정치적 삶과 죽음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충돌하는 결정적인 지점은 살고자 하는 의지다. 윤 의원이 장 대표를 비판했다는 사실은 “국민의힘 구 친윤계가 장 대표를 통제불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으로 연결된다. 강경 보수 성향이 짙어지면, 선거의 캐스팅보트로 인식되는 중도층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친윤계 의원들에겐 당과 개인의 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조 의원은 지난 8월 <일요시사>와 만나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어차피 국민의힘밖에 없다”면서 중도 공략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이유와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의 실질적 임기는 지방선거 결과에 달렸다. 따라서 장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정도다. 장 대표는 이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자신의 독자적인 기반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옹립하는 세력과 옹립되는 수장은 각자의 삶과 죽음이 걸려 있어 긴장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장 대표에 대해선 “국민의힘, 나아가 보수 진영의 진정한 1인자가 될 만한 기반이 부족하다”는 다수의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와 친윤계의 이해관계는 여기서 엇갈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남은 6개월 빠듯한 시간 새누리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신중한 사람이지만 현실감각이 굉장히 빠르다”며 “장 대표는 화장을 지운 여자의 얼굴처럼 다 보여줘서 장 대표 체제 종언은 이제 뚜껑만 열리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남은 시간은 불과 6개월이다. 부족한 것은 결국 시간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윤 의원·주 부의장의 비판에 “우리끼리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며 “싸워야 할 대상은 이재명 독재정권”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흔들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장 대표와 구 친윤계는 과연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