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 별별 신풍속도 천태만상

강남 갔던 제비 동면하던 꽃뱀 "날뛴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지난 2월26일, 형법 제241조(간통)가 위헌의 결정에 의해 폐지됐다. 간통에 의한 처벌 조항이 삭제됨으로써 사실혼 관계의 유지 및 해제 방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가정 파탄의 주범인 간통과 피해를 입은 배우자간의 소리 없는 움직임을 조사해봤다.

1953년 대한민국 형법 제정과 함께 시행된 간통죄 처벌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의해 폐지됐다. 위헌 심판 9명 중 7명이 간통죄 폐지에 찬성해 형법 241조 항목이 삭제된 것이다. 간통죄 처벌은 형법이 제정된 1953년부터 시행돼 왔지만 실제로 간통의 유래는 1905년 대한제국 법률 제3호 ‘정조법’ 시행으로 볼 수 있다.

헌재 위헌 결정
처벌 조항 삭제

당시 정조법은 유부녀와 상간자에 한해 6개월에서 2년 이하의 징역형이 처벌됐다. 이는 유부남과 상간자는 제외한 처벌로 여성의 성적 사실의무 위반만 불평등하게 적용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인 1953년 형법이 제정되면서 ‘정조법’ 대신 간통죄가 제정됐고 남녀 성차별 없이 간통한 자와 상간자 모두에게 처벌이 가능하게 됐다. 간통죄는 최대 2년 이하의 징역형의 처벌로 시행돼 왔으며 형법 제정 이래 53년 만에 간통죄가 폐지됐다.

간통죄 폐지에 대해 지난 1990년, 1993년, 2001년, 2008년 등 네 차례에 걸쳐 헌법 소원이 제기됐으나 모두 합헌으로 결정났다. 1990년과 1993년에는 재판관 3명만이 위헌 의견을 냈으나 2008년에는 5:4로 간통죄가 존치됐다. 위헌결정을 위해서는 정족수인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섯 번째 위헌 법률 심판에서는 정족수보다 한 명이 더 많은 7표의 찬성으로 간통죄가 폐지됐으며 ‘국가가 법률로 간통을 처벌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침해’라는 이유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재판관은 간통이 사생활 자유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보충 설명도 이어졌다. 위헌 결정에 따라 간통죄 고소는 즉시 효력을 상실했으며 마지막 합헌 결정 다음날인 2008년 10월31일 이후 간통죄 선고자 5000여명은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간통한 자와 상간자에게 주어졌던 2년 이하의 징역형 처벌에 대한 형사 보상 청구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간통죄 폐지 추세를 살펴보면 덴마크는 1930년, 스웨덴은 1937년, 일본은 1947년, 노르웨이는 1972년, 프랑스는 1975년, 스위스는 1989년, 아르헨티나는 1995년, 오스트리아는 1996년에 폐지됐다. 미국의 경우 50개 주 가운데 29개 주에서 간통죄가 폐지돼 사립탐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를 포함한 21개 주에서 아직까지 간통을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메릴랜드주는 10달러 벌금형의 경범죄로 다루고 있으며 버지니아주는 최대 250달러 벌금형을 부과한다. 미시간주는 간통을 중범죄로 간주, 최대 무기징역 처벌도 가능하다.

간통의 충분한 입증 자료 제출을 위해 현장 출동이 잦았다는 노모(29·경기도 시흥시) 경찰은 “불륜이 행해지는 모텔, 호텔 등에 급습해 간통한 자와 상간자간의 성 관계 장면을 직접 카메라에 담아야만 했다”며 “충분한 입증 자료를 습득하는 일은 열에 한 번꼴이었고 대부분 관계 직전 혹은 직후라 자료 불충분에 의한 불합리한 이혼 사유가 높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연애 브로커 활개

덧붙여 “이제는 형법이 아닌 민법에 의해 간통 이혼이 가능해졌고 이로써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증거 확보로 사회적인 문제가 야기된다”며 “흥신소에 의뢰해 불륜 현장을 덮치는 불법 행위로 인해 역피해를 볼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 원인) 1항을 살펴보면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로 명시돼 있으며 ‘부정한 행위’는 간통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조사업계인 흥신소의 불법 행위가 야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혼소송에 있어 흥신소 의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직접적인 성교 행위가 아닌 상간자와의 통화 내역과 애정 표현이 담긴 문자메시지 자료만으로도 충분한 부정 행위로 인정한다는 설명이다.

피해 배우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정당한 재산 분할과 위자료 청구, 양육권 및 양육비 지급을 받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성교 행위 현장 포착 사진을 근거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상간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도 이 근거 자료에 의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간통죄 폐지 이후 흥신소를 찾는 피해 배우자의 문의가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흥신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간통 문의로 인해 거둬들이는 수입은 일주일 평균 250여만원으로 고액에 해당하지만 현행 위자료 수준인 2000만∼3000만원보다 높은 금액의 판결을 받고자 하는 피해 배우자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 만난 관련 업종들 분주
흥신소·모텔·란제리 호황
콘돔·피임 업계도 기대감↑

최아롱(33·주부)씨는 “간통죄는 불륜의 예방이 아닌 피해 배우자에게 있어 이혼 시 유리한 수단으로 작용해 왔다”며 “최대한의 위자료를 챙기고 간통죄라는 죄목을 족쇄 채움으로써 명예와 체면을 구기게 하는 복수의 효과로 작용해 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간통죄 폐지로 인해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민사로 넘어간 간통에 의한 이혼으로 피해 배우자가 정당한 이혼 보상을 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법재판에서 간통죄 유지 입장을 낸 이정미·안창호 재판관은 간통죄 폐지로 “성도덕의 한 축을 허물어 사회 전반에서 성도덕 문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간통죄가 폐지됨과 동시에 연애커뮤니티사이트 ‘라떼스토리’가 화제다.

이 사이트는 상대 이성의 연령, 신장, 지역, 만남 수위, 학력, 결혼여부 등의 상세 검색이 가능해 기혼자 간의 만남을 야기시킨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 세계 36개국 25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기혼자소셜데이팅 사이트인 애슐리매디슨과 유사한 국내 사이트 ‘기혼자닷컴’이 오는 25일 오픈을 앞두고 있다.

‘기혼자도 때론 외롭다’는 문구를 내세운 이 사이트는 현재 회원신청 희망자의 이메일 접수를 받고 있으며 추후 홈페이지 오픈 시 회원가입자에게 5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까지 2300여명이 이메일을 통해 회원 가입을 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자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 사이트는 프로필 작성 후 성향이 비슷한 파트너를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유료 채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 여성 기혼자 회원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애슐리매디슨은 지난해 3월 국내에서 사이트를 오픈해 일주일 만에 7만여명의 회원을 모집했으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로 유해사이트로 간주돼 차단된 바 있다.


간통죄가 폐지된 후 흥신소 문의가 급증하고 기혼자만남주선사이트가 등장함과 더불어 콘돔·피임약, 모텔, 이혼전문변호사도 성업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다.

간통죄가 폐지된 지난 2월26일 오후 콘돔 생산업체인 유니더스와 사후피임약 노레보를 생산하는 현대약품의 주가가 급상승했다. 유니더스는 전 거래일보다 14.92% 오른 3120원, 현대약품은 전 거래일보다 9.74% 오른 2985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현대약품의 거래량은 하루 평균 10만여건에서 106만7000여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에 위치한 ㅊ모텔 신모 사장은 “불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모텔업계에서 대실료를 올리는 게 어떠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손님이 급증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중년층들의 이용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륜의 대명사로 불리는 등산의 이용객과 국내외 여행객의 숫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란제리 업계가 호황을 이룬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으나 여성속옷 전문업체인 남영비비안에 문의해본 결과 매출은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0년에 한 매체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의 방영 드라마 96개를 분석한 결과 56개 드라마가 불륜을 소재로 다뤄 전체 드라마 중 58.3%를 차지했다. 이번 위헌 결정에 따라 드라마에서 더 이상 불륜을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특히 주부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제를 낳았던 KBS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시즌3는 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젠 위자료 싸움
변호사 영업전 돌입

그동안 공무원과 공직자는 벌금형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면직돼 직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간통죄가 폐지됨으로써 간통죄 선고자의 재심에 의한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게 된 공무원의 복직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2008년 10월31일 이후에 간통죄를 선고받은 공무원의 경우에는 재심 청구를 통해 무죄를 확정 받은 후 인사혁신처에 재심을 신청해야 한다. 특히 품위 손상 등의 자체 규정으로 징계를 받은 경우에는 복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계 간통 역사

지난 2월26일, 위헌 결정에 의해 간통죄가 폐지되자 연예인들의 간통 혐의가 다시 물망 위에 떠올랐다. 간통죄가 시행된 이래 최고의 인기를 노렸던 김지미부터 옥소리까지 연예인의 간통에 대해 정리해봤다.

[최무룡-김지미]
1962년 당대 최고의 톱스타였던 영화배우 최무룡과 김지미가 간통죄로 고소당해 최초의 간통 혐의를 받은 연예인이 됐다. 최무룡의 부인 강효실 씨에 의해 간통 혐의로 고소된 두 사람은 일주일간 유치장 신세를 져야 했다.

[태진아]
트로트가수 태진아가 모 건설회사 사장 부인 김모씨와 불륜을 저질러 간통죄로 구속됐다. 당시 태진아는 김모씨로부터 6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고 김모씨는 남편과 이혼을 합의하면서 고소 취하했다. 태진아는 구속 10일만에 석방됐다.

[조규영-정윤희]
70년대 영화계를 이끈 여배우 정윤희가 중앙건설 조규영 회장과 불륜을 저질러 간통죄로 구속됐다. 두 사람은 조 회장이 전 부인에게 위자료 1억원을 건네는 조건으로 풀려났고 같은해 조회장은 정윤희와 재혼했다.


[황수정]
히로뽕 투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탤런트 황수정이 간통 혐의로 추가 기소돼 마약복용자와 간통범죄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당시 황수정은 상대가 유부남임을 알고 있었으며 성관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옥소리]
배우 박철의 부인이었던 옥소리가 팝페라 가수 정씨와 불륜을 저질러 간통 혐의로 고소됐다. 팝페라 가수 정씨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옥소리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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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