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사 '야한 강의' 왜?

수강생 집중엔 벗는 게 최고?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영어 교육 열풍의 일환으로 영어 학원뿐만 아니라 영어회화 인터넷 강의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경쟁이 치열한 영어 학원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다른 방법을 선보이는 업체가 등장했다. 인터넷 강사들의 화끈한 노출을 선보이며 수강생들의 환심을 사는 사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영어회화를 배우고자 하는 30~40대 남성들을 공략하기 위해 섹시한 여성 강사를 내세운 인터넷 강의 사이트 레드잉글리쉬가 세간의 화제로 떠올랐다. 레이싱 모델, 미인대회, 리포터 출신의 다섯 명의 여성 강사들은 선정적인 의상과 포즈를 서슴지 않고 보여준다.
 
노골적인 사진
 
촬영 무대는 주로 침대, 쇼파, 주방, 사무실 등이며 카메라는 줄곧 강사의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에 초점을 맞춘다. 샘플동영상을 본 네티즌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지루한 영어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입장과 너무 선정적이라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으로 엇갈린다.
 
강좌는 강사당 5~6개의 강의로 구성돼 있으며, 강의는 3~4분 분량으로 강의당 수강료는 2만원이다. 강의 내용에는 여성의 환심을 살 때 쓰는 작업 멘트, 잠자리에서 나누는 대화, ·속어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호기심에 샘플 강의를 보게 됐는데, 강의의 내용은 중학생 기초회화 수준이고, 강사가 책을 보고 읽는 수준이었다. 시선을 끌려는 게 목적인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유튜브에 게시된 레드잉글리쉬의 홍보 동영상을 보면 교육 동영상이 아닌 즐거운 동영상’, ‘단 둘만의 개인교습’, ‘뜨거운 강의’, ‘19금 영어라는 표현을 써가며 과도한 성적 표현을 일삼는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33000여 건을 기록했다. 다섯 명의 여성 강사들의 단체 사진이 들어가 있는 홍보 포스터는 누드 화보를 연상케 할 만큼 야하다.
  

모 학원의 김씨는 해당 사이트의 주요 타깃은 30~40대 남성 회원으로, 그들을 공략하기 위해 성 마케팅을 활용한 점에 대해선 기발한 발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성적인 표현이 너무 과했다수강생들의 영어 회화 실력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돈벌이 이용 수단으로 활용된 것 같아 같은 강사 입장에서 아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레드잉글리쉬의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된 것은 수강신청에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아 청소년도 쉽게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사이트를 개설한 자회사 엠팩토리는 논란이 거세지자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영어교육 열풍…관련사이트 우후죽순
치열한 경쟁 화끈한 '노출마케팅' 등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청소년보호팀 최승호 차장은 사후 규제 원칙을 적용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현재 해당 사이트가 차단돼 있어 유해한 사이트인지를 심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201210월에는 한국사 동영상 강의를 하는 최씨가 중요 부위만 나뭇잎으로 가린 채 알몸 수업을 진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이 동영상은 4600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 게시돼 5700여 건의 조회수를 올렸다. 당시 최씨는 인터넷 강사끼리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영어회화를 준비하고자 하는 직장인 김주영(28)씨는 수많은 사이트에 접속해 샘플 동영상 강의를 보지만 실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그렇다고 강사들이 옷을 벗거나 야한 포즈를 취해 섹스어필을 함으로써 수강생을 끌어 모으려는 취지는 되레 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사의 외적인 모습도 중요하지만 뚜렷한 교육목표와 알찬 내용으로 수업하는 강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의 성 상품화로 대한민국 교육의 변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며 동영상 강의 사이트의 외모지상주의가 언급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영어의 여신강사진으로 구성된 잉글리쉬포유다. 잉글리쉬포유의 홍보사진을 보면 외모와 몸매가 출중한 8명의 여성 강사진을 내세워 마치 걸그룹 화보를 연상케 한다. 이에 잉글리쉬포유의 채용 기준이 강사의 외모와 몸매에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살아남으려고 벗었다 
 
영어의여신 홍보팀 이용수 팀장은 “30~40대 직장인 남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그들에게 영어 공부가 업무의 연장이 아닌 즐거운 가운데 배움을 주고자 외모와 몸매가 출중한 강사진으로 구성했다학습 집중도도 높아졌고 영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반문했다.
 
이어 보다 질 높은 영어 학습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영어회화에서 비즈니스영어, 토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모바일앱으로도 영어의여신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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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