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서 먹고 놀만 하면 ‘집값은 금값’

대형 복합쇼핑몰 파급효과

복합쇼핑몰 들어서는 지역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하다. 상권이 잘 발달돼 있기 때문이다. 쇼핑뿐 아니라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서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역세권과 유동인구 등을 철저히 사전 조사한 뒤 들어서기 때문에 상권 중심지는 물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인근 아파트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복합쇼핑몰인 IFC몰은 인근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목화아파트 전용 89㎡의 평균 매매가격은 IFC몰 착공 직후인 2006년 12월 6억5250만원에서 개장한 2012년 8월에는 7억1500만원으로 625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복합쇼핑몰은 분양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KTX광명역세권과 고양 삼송지구다. 먼저 KTX광명역세권 지역은 대형 유통상점인 코스트코와 롯데아울렛 개장에 이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케아 본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자 광명역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 현장은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명역 주변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은 최근 2달새 웃돈 4000여만원이 붙었다.

지으면 팔린다
분양 완판행진

광명역세권의 신규 분양시장이 들썩이자 광명 구시가지내 기존 아파트도 수혜를 입고 있다. 장기간 가격 보합세를 기록하다 최근 시세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광명시 광명동 상우1차는 76㎡가 지난해 말 1억9000만원에서 이달 1000만원 오른 2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주택형 109㎡는 전달대비 500만∼1000만원 시세가 뛰었다. 광명시 소하동 금호어울림은 89㎡가 지난해 3억2000만∼3억3000만원에 거래되다 이달 3억4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상권 중심지 랜드마크 자리매김
주변 아파트 시세·분양에 영향


신세계 복합쇼핑몰 착공, 신분당선 연장 논의 등이 진행되고 있는 고양 삼송지구도 대형 복합쇼핑몰 수혜로 미분양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 현재 고양 삼송지구의 84㎡ 시세는 4억초반대에 형성돼 있는데 최초 분양가 대비 3000만∼5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신세계그룹은 삼송역 인근에 9만6555㎡의 부지를 확보해 백화점, 명품관, 영화관 등으로 구성된 복합쇼핑몰을 올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강변북로와 자유로, 올림픽대로를 잇는 원흥∼강매 간 도로 개통예정 등으로 그동안 다소 교통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송지구에 활력을 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복합쇼핑몰이나 업무시설·테크노밸리 등 대형 개발사업은 호재로 꼽힌다. 유입 인구가 많아지는 등 상권 활성화의 촉매제일 뿐 아니라 지역 경제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금융위기로 한동안 지지부진했던 대형 복합단지 개발이 최근 속속 정상화되자 인근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 쇼핑몰이 무산된 대전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9·1부동산 대책의 효과로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대전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대전 시내 미분양 아파트는 763가구로, 7월(590가구)에 비해 29.3%(173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미분양 증가율이 2.0%임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복합쇼핑몰들은 기존 쇼핑시설 위주의 단순기능을 탈피해 영화관, 마트 등이 함께 들어간 복합 기능형태로 변모하면서 이용객 및 유동인구가 훨씬 더 많아지고, 주변이 함께 개발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며 “특히 주변이 개발되면서 땅값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인근 아파트의 경우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은 1988년 서울 잠실에 생긴 롯데월드가 효시라고 할 수 있다. 한 장소에서 쇼핑은 물론 ‘먹고 노는’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을 복합쇼핑몰이라고 한다. 2000년 ‘아시아 최대의 지하쇼핑몰’이라고 자랑하며 문을 연 서울 삼성동 코엑스도 복합쇼핑몰이다.

오래전부터 복합쇼핑몰이 있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신세계가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과 아이스링크, 대형 스파, 영화관, 골프연습장 등이 결합된 센텀시티를 세웠다. 같은 해 서울 영등포에도 백화점, 대형 마트와 패션·스포츠 매장 등 쇼핑시설에 영화관·호텔·식당, 어린이 놀이시설 등을 갖춘 연면적 37만㎡ 규모의 경방타임스퀘어가 들어섰다.

88년 잠실에 생긴 롯데월드 효시
소득 늘어난 2000년대 들어 발달


2011년에는 대성산업이 서울 신도림역에 1조4000억원을 투자한 35만247㎡ 규모의 디큐브시티를 세웠다. 국내 처음으로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3대 SPA 브랜드가 한꺼번에 들어온 쇼핑몰로 관심을 모았다. SPA는 옷을 만드는 회사가 의류 기획·디자인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것을 말한다. 디큐브시티에는 백화점은 물론이고 서울 서남권 최대 규모 공연장인 디큐브아트센터, 뽀로로 테마파크, 영화관·호텔 등이 함께 있다.

2011년 연말엔 영화관과 쇼핑몰·백화점·마트·호텔에 국내 최대 녹지공원 ‘스카이파크’와 문화홀 등이 어우러진 롯데몰 김포공항도 문을 열었다. 2012년에는 AIG코리안부동산개발이 서울 여의도에 패션브랜드 매장과 영화관·대형서점·레스토랑 등이 어우러진 연면적 7만6000㎡ 규모의 IFC몰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잠실 제2롯데월드 쇼핑·문화시설인 롯데월드몰이 개장을 했다. 아쿠아리움과 세계 최대 스크린이 있는 영화관 같은 문화시설과 함께 명품관·면세점, 유명 맛집, 중소패션매장 등으로 구성돼 있고 연면적은 8만㎡다.

복합쇼핑몰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일본·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문을 연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는 54층(250m) 모리타워를 중심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관인 모리미술관,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 비즈니스 빌딩, 특급호텔과 대형 쇼핑시설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이다.

없으면 후진국?
선진국서 대세

미국 전역에는 1200여개의 복합쇼핑몰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복합쇼핑몰이 발달했는데, 한국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복합쇼핑몰 시대가 오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같은 유통 대기업은 기존 방식으론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찾는 것도 복합쇼핑몰이 더 많이 생겨나는 이유다. 신세계는 서울을 중심으로 동(경기도 하남시)-서(인천)-남(경기도 안성시)-북(경기도 고양시)으로 이어지는 교외형 복합쇼핑몰 벨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새롭게 형성된 신도시 상권인 판교에서 복합쇼핑몰 알파돔시티를 2015년 열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파주프리미엄아울렛 옆에 캠핑장과 실내체육관,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 세븐페스타를 2017년 개장해 쇼핑·여가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막대한 자본과 넓은 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활로를 찾아야 하는 유통기업과 새롭고 편리한 여가시설을 찾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복합쇼핑몰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은 대형 복합쇼핑몰 인근 수혜 분양단지 현황이다.

▲삼송 동원로얄듀크 = 고양 삼송지구 삼송역 인근 ‘삼송 동원로얄듀크’아파트가 잔여가구를 분양 중이다. 지상 17∼21층, 10개동 총 598가구(전용 110.91∼116.51㎡)로 구성됐다. 신규 계약자를 대상으로 입주 후 대출이자 3년간 지원 및 드레스룸, 붙박이장, 중문 무료 설치 등을 지원한다.

용적률 169%를 적용해 쾌적함을 자랑하는 이곳은 10개 동 모두 남동, 남서향으로 배치됐다. 남동향으로 배치된 라인들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특히 단지 3면을 둘러싼 자연녹지와 창릉천, 오금천, 공릉천이 어우러져 있다. 지대가 높아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서울 서북부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삼송지구는 신세계, 롯데, 농협, 이케아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입점과 착공이 진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분당선 완공 시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남부지역까지 접근성이 개선되기 때문에 신분당선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이 단지 주변을 통과한다. 단지 인근에는 최근 개통한 원흥역이 있다.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 송도국제업무단지 3공구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가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5층, 지상 60층, 아파트 2개동, 총 999가구 규모로 전용 84∼210㎡로 구성된다. 아파트 외 호텔(홀리데이인 인천 송도),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도 함께 조성된다.


단지 동측으로 40만여㎡ 규모의 센트럴파크가 펼쳐져 있어 실내에서 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서측으로는 서해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앞으로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미술관 등이 조성되는 송도아트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이 단지 지하 1층과 직접 연결된다. 단지 바로 인근에는 800m 길이의 인공 수로를 중심으로 상가가 배치된 ‘이랜드 NC큐브 커낼워크점’이 성업 중이다.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는 롯데몰이 8만4357㎡부지에 총 공사비 1조원이 투입되어 들어선다. 롯데몰은 쇼핑몰, 백화점, 영화관, 호텔 등으로 구성되는 대규모 복합쇼핑몰로 2015년 개장이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도 송도신도시 7공구 5만9400㎡부지에 연면적 11만8800㎡규모로 지어진다.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 = 롯데건설은 1월2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산4구역을 재개발한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당산동에 분양하는 15년만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로 2개동, 지하 2층, 지상 22∼26층, 198가구(일반분양 106가구) 규모다.

전 가구 친남향 배치의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됐다. 단지는 피트니스클럽, 실내 골프클럽, 남녀샤워실, 관리사무소, 경로당 등의 커뮤니티를 갖췄다. 선유도공원, 한강시민공원 등과 가깝고,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과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대형 창고형 할인마트인 롯데 빅마켓이 있다. 롯데, 신세계(영등포점), NC백화점(당산점) 및 복합쇼핑몰 IFC, 타임스퀘어도 이용이 편리하다. 입주는 2017년 8월 예정. 

▲하남 더샵 센트럴 뷰 = 포스코건설은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서 ‘하남 더샵 센트럴 뷰’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9층 11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 4개 타입 총 672가구로 구성된다. 강점은 주변에 산재한 개발호재다. 이 단지는 개통을 앞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가 될 전망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부터 하남시 창우동까지 총 5개 정거장이 들어서는 5호선 연장선은 1단계 구간이 2018년, 2단계 구간이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돈 냄새’ 맡는 귀신
대기업들 진행


대형 쇼핑몰 ‘유니온스퀘어’도 단지와 가깝다.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간 유니온스퀘어는 국내에 들어서는 첫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하남 유니온스퀘어는 공사비 1조원이 투입되고,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1만7990㎡, 연면적 44만426㎡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엔터테인먼트 시설, 키즈테마파크, 식음료 시설 등이 들어선다. 입주는 2016년 8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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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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