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취임 100일'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일단 합격점 "조용했지만 강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조용했지만 강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벼랑 끝에 내몰린 당을 구해내기엔 너무 유약해 보이는 이미지"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냈다. 오죽하면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우 원내대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우 원내대표는 정말 어려운 시기에 원내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세월호법 파동과 이상돈 비대위 영입 파동으로 당내 인사들과 갈등을 겪다 결국 스스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원내대표는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해 당을 발칵 뒤집어 놨다.

당연히 우 원내대표가 원내 지휘봉을 잡았을 때 당내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일각에선 우 원내대표가 침몰하는 난파선의 키를 쥐게 된 형국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취임 후 투쟁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세월호 3법을 기한 내에 타결하는 등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냈다. 그 사이 10%대까지 곤두박질 쳤던 당의 지지율은 다시 30%대까지 치솟았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우 원내대표는 일단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일요시사>가 지난 16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 우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 정말 어려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 취임 100일을 맞이하셨습니다. 그동안 원내대표로서 어떤 성과를 얻어내셨는지요?
▲ 그간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사라졌고 갈등과 대립, 반목의 연속이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정치실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야 관계가 악화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가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강조한 것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약속이고, 두 번째는 소통이었습니다.

- 구체적인 설명을 좀 해주시지요.
▲ 우선 여야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을 성사시켜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고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룬 합의, 약속에 대해서는 야당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실천을 보였습니다. 그런 노력들로 세월호특별법 합의를 이끌어냈고, 무려 12년 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 합의 처리라는 변화된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또 해외자원개발비리 국정조사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도 이루어냈습니다. 아직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국민들에게 야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점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난제 풀어, 긍정평가
"을미년, 을 위한 법안 많이 만들 것"

- 새해에도 국회가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새해에 가장 중점적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사안은 무엇입니까?
▲ 올해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저는 경제정책의 기조 전환과 개헌,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먼저 경제정책의 기조 전환의 경우 지금 가계부채는 1100조, 공공부문 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가재정은 4년 연속 세수부족으로 펑크가 났습니다.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있고, 일자리에 대한 불안정성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들어 가계부채가 급증하며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 대안은 무엇입니까?
▲ 저는 현재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을 가계소득 중심의 성장전략으로 경제 기조를 바꾸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소득은 올리고 생활비는 내리는 민생경제 입법을 완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올해는 을미년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갑보다는 을들을 위한 법안을 많이 만들 것입니다. 고용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동일임금 이런 법들을 꼭 통과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 원내대표께서는 개헌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두 번째가 헌법 개정입니다. 개헌은 권력독점, 자본독점, 기회독점이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개혁에 착수하는 일입니다.

- 여당인 새누리당과의 개헌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 물론입니다. 지난 15일 여야 대표, 원내대표 간 ‘2+2 회동’에서 여야가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공식 입장을 확인했지만, 국회 개헌특위 구성은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반대로 여당이 주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70%에 달하는 국민이 개헌을 지지하고 있고, 국회의원 230명이 개헌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반드시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 5일 정윤회 문건 의혹에 대한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결론은 모든 의혹이 허위라는 것인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번 검찰 수사결과를 믿는 국민이 불과 10%도 안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짜 맞춘 수사였습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불신하는 수사결과가 우리사회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리며 국정에 대한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 박근혜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단 뜻인가요?
▲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강변했지만, 불과 이틀 뒤에 대통령의 강변이 허구임을 입증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십상시’의 일원으로 지목되었던 청와대 한 행정관이 일으킨 파문입니다. 이 행정관은 여당의 현직대표와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인 중진 의원을 문건파동의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또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한 젊은 정치인에게는 여성편력을 언급하고, 방송출연을 가로 막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청와대의 정치사찰과 언론공작, 그리고 국정농단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결과와 대통령의 해명을 불신하며, 특검을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 과거 11차례나 특검이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선 특검으로 불필요한 혈세 낭비와 정치 갈등만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요약하면, “특검이 성과를 못 낼 수도 있으니, 하지 말고 이대로 덮고 가자”는 것인데요. 이런 비정상적인 문고리권력들의 국정농단을 바로 잡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친박 친위세력’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억지일 뿐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민 10명 중 9명이 검찰 수사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소모적인 논란이나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 특검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민의 불신 해소와 국정의 정상화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지난달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 됐습니다. 통진당 해산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60%이상 찬성했지만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 저는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사법의 정치화’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정당은 국민들의 선택에 의해서 명운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대단히 수준 높은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의 요지는 여기에 대한 심각한 부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사법부에서 진행된 1심과 2심 재판의 판결과 배치됩니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일방적인 추론에 의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론과 추정을 바탕으로 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국민적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습니다.

- 새정치연합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과 신당 창당 움직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누구나 정치적 자유가 있으니까 정 전 고문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당이 어려워도 안에서 같이 개혁해나가야지 그렇게 뛰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야당의 변화를 바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들은 야권의 분열과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바라고 있지는 않다고 봅니다.

- 일각에선 추가 탈당도 예상하고 있는데 추가 탈당을 막을 대책은 있습니까?
▲ 저는 우리 130명 의원들 중에서 탈당할 분들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지역 당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정동영 전 고문의 탈당으로 흔들리는 당원들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지금 당 지지율도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앞서도 언급하셨지만 우 원내대표께서는 개헌 문제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개헌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박근혜정부 들어 개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벌어진 불통과 정치실종,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등은 모두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현행 헌법은 기본적으로 승자독식구조입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적 다양성을 폭넓게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거에서 이긴 대통령과 여당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려고 하니 여야는 늘 싸우게 됩니다.

현재 OECD 국가 중에 이런 후진적인 헌법 구조를 가진 나라는 멕시코와 칠레 정도입니다. 저는 정치에 입문한 후 10년 넘게 개헌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올해는 큰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각각의 정치세력들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진지한 논의가 가능한 놓쳐서는 안 될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개헌방식에 대한 입장은 의원들마다 제각각입니다. 이들을 설득시킬 방안은 무엇입니까?
▲ 대통령중심제냐, 의원내각제냐, 또는 이원집정부제냐에 대해서는 각자의 선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는 것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시정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구체적인 권력구조의 형태는 개헌논의의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지게 될 것입니다. 특정한 권력구조 형태를 염두에 두고 누구를 설득할 사안도 아니고 또 그렇게 진행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권력구조 형태가 무엇이건 간에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핵심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 우 원내대표께서는 분권형 개헌을 염두에 두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그 형태에 있어서는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 중심제 이외의 권력 구조 형태에 대해서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권력구조 형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국민적 선호도나 이해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은 야권 분열 바라지 않아"
"개헌 없이 경제 활성화 불가능"

- 미국의 대통령 중임제는 잘 운용되고 있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4년 중임제 대통령제가 성공한 유일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연방국가니까 외교, 국방을 제외하고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못합니다. 또 대부분의 헌법학자들은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많은 나라는 대통령제보다는 독일, 오스트리아처럼 협의민주주의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박근혜정부 1년차에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으로, 2년차에는 세월호 사태로 민생문제가 정치권에서 후순위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3년 차에 또 야권이 개헌을 요구하며 민생문제를 후순위로 밀어내면 자칫 역풍이 불수도 있습니다.
▲ 저는 거꾸로 개헌 논의를 가로막는 행태에 대한 국민적 역풍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 국민 10명중 7명이 개헌을 지지하고, 230명의 국회의원이 여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만이 반대하며 논의조차 못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개헌이야말로 민생을 위한 궁극의 노력이자,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이 민생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과 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블랙홀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주장이고 악의적인 왜곡 선전일 뿐입니다.

-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국민이 지금 바라는 건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라며 “개헌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반박하신다면?
▲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는 여야가 권력을 놓고 늘 싸우기 때문입니다. 경제 문제가 잘 풀리려면 정치가 발목을 잡지 않아야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여야가 힘을 합해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개헌이 되지 않으면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또 싸울 겁니다. 내 후년에도 대선을 앞두고 또 싸울 겁니다. 이 치명적인 구조를 고치기 전에는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최근 치러지고 있는 전당대회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전당대회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후보들이 개인적인 영달과 권력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당과 국민만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시점입니다. 서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등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우윤근 원내대표 프로필>

▲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 법무법인 유.러 대표변호사
▲ 제17, 18, 19대 국회의원
▲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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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