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몰린 김무성 반격 시나리오

이제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더 세게?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거센 견제에 납작 엎드렸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반격에 나섰다. 청와대, 친박계가 금기시하는 ‘개헌론’을 다시금 언급한 데 이어 ‘수첩 파동’으로 청와대를 곤경에 빠트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청 지지율 역전 현상까지 심화되며 김 대표가 목소리를 키울 명분까지 마련됐다. 미래권력을 노리는 김 대표의 현재권력을 향한 반격 시나리오를 전망해봤다. 

한국 정치에서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은 가까워지기 힘든 관계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만큼 모든 권력을 독식하고 있는 현재권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미래권력으로 힘이 쏠리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은 늘 미래를 지향하는 법이다. 현재권력의 누수가 시작되면 미래권력으로 힘이 쏠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현재권력 향한
미래권력의 도전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권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유력한 여권의 미래권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가까워지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며 취임한 김 대표가 지금껏 청와대를 향해 몸을 낮춰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김 대표가 언젠가는 청와대를 향해 칼을 겨눌 것이라 보고 경계해 왔던 것이다. 때로는 현재권력의 세를 과시하며 힘으로 누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물론 김 대표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당직인사’ ‘상하이발 개헌발언’ ‘원외 당협 당무감사’ 등의 카드로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꾀했던 것. 
 

그러나 지난해 10월 ‘상하이발 개헌론’이 나온 이후 청와대가 친박계를 앞세워 노골적인 ‘김무성 흔들기’를 시도하자 김 대표는 몸을 바짝 낮추고 청와대에 지속적인 화해의 손길을 보내왔다.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꺼내든 공무원연금개혁, 담뱃값 인상 등에 김 대표가 앞장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청와대, 친박계 거센 견제 뚫고 역습 개시
‘수첩 파동’ ‘지지율 역전’ 등 명분 확보
 
그런데 최근 기류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가 지난 6일 “청와대 조무래기들 가만 안 놔두겠다”라는 발언과 함께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부터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정윤회 문건 파동의 배후로 지목했다”는 말을 듣고 격노하며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지난 12일 김 대표의 수첩이 한 언론사의 카메라에 포착되며 세간에 알려지자, 청와대는 즉각 음 행정관을 면직 처리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는 박근혜정권이 측근 인사들의 논란에 대해 그간 취해온 대응 방식과 확연히 다르다. ‘김무성 수첩 파동’이 청와대와 검찰이 애써 수습한 정윤회 문건 파동을 재점화시킬 가능성을 염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의도적으로 언론에 수첩을 노출시켰을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결론적으로 김 대표가 수첩 파동으로 청와대를 향한 직접적 공격은 피하면서 ‘십상시’로도 거론됐던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처신을 공개해 청와대 운영의 문제점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연말연초 김 대표와 각을 세우며 만찬회동, 친박모임 등으로 기선제압을 시도하던 터에 역습을 당한 것이다. 

당·청 지지율 역전 
당 목소리 커질 듯 
 

이번 수첩 파동은 향후 당·청관계에서 김 대표가 목소리를 키울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수첩 파동으로 김 대표를 견제하려던 청와대와 친박계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지난 7일 개헌론을 다시금 꺼낸 것도 반격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개헌론을 금기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김 대표의 개헌론 언급은 일종의 ‘반란’으로 비쳐질 수 있다.  
 
물론 김 대표는 “현재 대통령에 권력이 집중된 제도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원론적 발언이었다고 수위 조절에 나섰으나 언제든 ‘개헌 카드’를 다시 꺼낼 여지를 남겼다. 
 
이 과정을 겪으며 박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 당·청 지지율 역전 현상이 심화되며 김 대표의 어깨가 가벼워졌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역전된 것은 당이 독자적 목소리를 내도 될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난 21일 지지율은 33.2%까지 추락했다. 반면 같은 날 기준 새누리당 지지율은 37.4%로 박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최근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이러한 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나 당선 이후나 줄곧 새누리당 지지율을 끌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최근 당·청 지지율 역전 현상이 본격화 돼 당·청의 권력구조 재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에 대한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반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표는 지난 21일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날 연말정산 관련 기자회견에 대해 “최 부총리가 어제 과도한 세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은 연말정산 정책 설계의 실수를 인정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고, 연말정산 개정 소급적용을 강력히 요구했다.   

상향식 공천
‘무대’ 승부수
 
그렇다면 김 대표의 이후 반격 카드는 무엇일까. 김 대표의 진짜 승부수는 ‘상향식 공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대표가 공공연하게 “투명한 공천시스템 확립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4·29재보선(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공천을 100% 여론조사 방식(국민여론 70%+당원 30%)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친박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한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 카드는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시작된 권력투쟁…‘한지붕 두가족’ 갈라서나? 

원내대표 경선, 4월 재보선 중대한 분수령
 
여권에 불리한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에 새로운 시도로 승리할 경우 미래권력을 노리는 김 대표의 ‘포스트 박근혜’ 준비는 한층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 패배했을 경우에는 친박계의 거센 역풍을 맞게 될 것이 자명하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4월 재보선은 여권 권력투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김 대표의 입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완구 원내대표의 국무총리 내정으로 이번주 내로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친박계 측 한 인사는 “청와대, 친박계가 미는 이주영 의원과 한때는 원조 친박이었으나 현재는 김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의원의 양강 구도가 예상되는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힘을 비교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비박
동상이몽
 
새누리당은 외형상 “당과 청와대는 한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실제로 친박계와 청와대가 한몸이지, 비박(비박근혜)계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역력하다. 이제 박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 만큼 일단 함께 가지만 청와대의 실정이 반복되며 여론이 싸늘해질 경우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심판론’이 거세게 불었지만,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을 분리해서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박근혜정부가 ‘실패한 정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미래권력을 중심으로 현 정권과 선긋기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 대표의 반격이 시작되며 현재권력과 미래권력 투쟁은 시작됐다. 이 투쟁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무성 ‘현장정치 가속도’ 노림수
불통 대통령과 차별화…‘무대정치’ 본격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새해 들어 충북, 제주, 전북 지역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현장정치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불통 이미지가 강한 박근혜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행보여서 주목된다.
 
우선 김 대표는 지난 18일 오전에는 충북 대한불교천태종 총본산 구인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천태종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03주년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이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개혁을 추진하다보면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다”며 “지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니 잘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에는 이군현 사무총장, 이정현 최고위원, 강석호 제1사무부총장, 정양석 제2사무부총장, 김학용 당대표 비서실장, 박대출 대변인 등과 함께 제주를 방문했다. 그는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전기자동차 사업 현장을 방문해 “제주도는 공해 없는 청정 지역으로 유지해야 할 보석같은 지역”이라며 “탄소 없는 제주를 만드는 데 제일 중요한 게 탄소를 제일 많이 내뿜는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시범 사업이 성공해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22일에는 전북 지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실시했고, 이후에도 전국을 순회하며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현장행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김 대표의 현장행보는 지난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현장에 답이 있다”고 밝힌 대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최근 취재진과 만나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우리 새누리당은 올해 어려운 국민들을 찾아서 그 분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없이 낮은 자세로 현장으로 간다”며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현장에 나가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불통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의 현장행보 강화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박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자기 정치를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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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