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없는 해 “큰장 선다”

2015년 부동산 시장 전망

지난해 정부는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만회하고자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연이어 내놓았다. 덕분에 모처럼 신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도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저금리 기조 속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물량이 귀해졌다.

올해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치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을미년은 오랜만에 찾아오는 ‘선거 없는 해’로 부동산 시장에도 구조개혁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시기다. 지난해 12월29일 여야합의로 이른바 ‘부동산 3법’이 통과되면서 다소 위축됐던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도 생겼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이 활성화되고 투자수요가 생긴다면 다소 위축됐던 부동산 매매시장도 움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매매 시장이 회복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집값이 상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시장도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국 평균으로 보면 올해(3∼4%)와 비슷한 수준의 전셋값 상승률을 예상한다. ‘부동산 3법’통과의 영향으로 강남 재건축시장이 영향을 받게 되면 장기적으로 2∼3년 후 입주물량이 늘어나 공급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겠지만, 당장 단기적으론 강남 3구 재건축인근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법’ 국회통과
온기 돌 계기

외부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를 앞두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아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긍정적인 이슈·다소 불안요인 상존
“지난해와 차이 없다” 대체적인 의견


주택산업연구원은 2015년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이 2%, 전세가격은 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지방의 상승폭은 다소 둔화되고, 최근 미미한 상승세로 전환한 서울·수도권 주택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주택거래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수도권 128.4, 지방 109.1로, 수도권은 올해보다 주택매매거래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동안 활황세를 보였던 지방은 가격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올해 수준의 주택거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015년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중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매매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수도권 주택시장의 상승반전 가능성이 큰 만큼 전세에서 ‘내 집 마련’ 선호현상도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이 개선되고, 그중에서도 중소형 주택에 대한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올해보다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위축됐던 매매시장 기지개
상반기 분양 물량 쏟아져

‘부동산 3법’통과의 영향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3년간 유예되면서 강남 3구 재건축 인근단지의 전세수요가 높아지는 것도 전셋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유예 등으로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조합원들에겐 사업추진을 막는 심리적인 부담을 상당부분 덜어주겠지만, 이로 인해 인근 단지와 더 나아가선 강남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대구와 경북,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정기를 거치는 동안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부산과 대구 등 지방은 이미 분양가가 상당부분 올랐기 때문에 혁신도시나 일부 특정한 재건축단지 외에는 이번 부동산 3법의 영향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새해 지방에서 주택을 구입하거나 투자할 때는 입지 등에 대한 면밀한 여건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전세의 월세 전환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추후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이주 물량도 상당부분 반전세나 월세시장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세가 사상 최고치
‘내집 마련’확산

2015년 이주가 예정된 정비사업장은 재건축과 재개발을 포함, 총 6만여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비구역의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택할 경우 ‘월세 과부하’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월세거래량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전국 청약경쟁률은 6.06대 1로 전년(2.84대 1) 대비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수도권과 지방 모두 분양성적이 개선됐다. 수도권의 경우 ‘위례자이’가 140.34대 1, ‘세곡2지구6단지’ 85.60대 1, ‘래미안서초에스티지’ 72.98대 1 등으로 청약 성적이 우수했다. 지방은 부산에서 ‘래미안장전’이 1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2014년 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규 분양시장은 새해에도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호재도 있지만, 무엇보다 수도권 1순위 청약기간이 현행 2년에서 1년으로 완화(2015년 3월부터 시행)되면서 1순위 계좌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실제 새로운 청약제도가 시행되는 2015년 3월 1순위 계좌가 1000만 계좌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해에는 1순위 청약기간 완화 등으로 예비청약자들의 청약기회는 늘어나고, 청약시장 문턱도 낮아지면서 대기수요가 높은 인기지역의 청약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전국 202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신규 아파트들의 분양물량은 23만9639가구로 전년(24만4473가구) 대비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기에 LH, SH 등 공공분양 물량이 추가되면 30만 가구에 육박, 전년보다 전체적으로는 다소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8만5000가구) 대비 50% 이상 증가한 13만2500여 가구가 분양될 계획인 반면, 지방은 광역시의 경우 전년(6만2000가구)보다 67% 감소한 2만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 중에선 2014년 청약광풍을 몰고 왔던 위례신도시 물량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인근 동탄, 송도 등의 택지지구 물량이 대거 분양될 계획이다. 2012∼2014년 2만1000여가구가 공급됐던 동탄2신도시는 새해에도 1만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양시장 열기 후끈
청약경쟁 더욱 치열

상반기에 주로 분양 물량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분양물량의 58.1%(17만9276가구)가 상반기에 공급될 예정이다. 월별로는 3∼4월 봄 성수기와 9∼10월 가을 성수기에 물량이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3월 봄철 분양 성수기에 4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단지별 총 가구수를 건설사 별로 합산한 결과 대림산업이 2만8128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2만49가구로 그 뒤를 이었고 GS건설(1만7889가구), 호반건설(1만5913가구), 현대건설(1만5864가구) 순으로 물량이 많이 공급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가와 상가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을미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상가분양 시장은 위례, 동탄2신도시, 서울 마곡지구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상가 업계에 따르면 ‘위례 우성트램타워’상가 223실이 1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위례 우성메디피아’상가 70실도 2월 분양 예정이다. 상반기 중 ‘위례 아이온스퀘어’(280실)와 ‘위례 우남역 트램스퀘어’(146실)도 공급을 예정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서는 ‘디스퀘어’상가 40실이, 마곡지구에서는 ‘센트럴타워’상가 66실과 ‘마곡 필네이처’상가 16실이 각각 분양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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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