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특집 대담> 여야 수장 맞장인터뷰 ①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즉생 각오로 보수혁신 반드시 이루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2014년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사는 단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다.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에 오른 이후 잇단 파격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것은 높아진 김 대표의 위상과 인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2014년 한 해를 어떻게 되돌아보고, 또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2014년은 있을 수 없는 한 해다. 과반이 넘는 국회의석을 차지한 거대 여당의 수장이 됐고, 유력한 미래권력으로도 자리 잡았다. 여당에 불리한 세월호 참사 정국에 당대표로 취임했음에도 불구하고 7·30재보선 압승 등 지난 5개월간 이룬 성과도 적지 않다.

물론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거침없는 발언과 일부 행동으로 구설에 올라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짧은 기간 온탕과 냉탕을 오간 김 대표의 지난 1년에 대한 소회와 신년 구상을 <일요시사>가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7·14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되신 후 2014년 하반기 새누리당을 이끌며 어떤 성과를 얻었다고 자평하십니까?
▲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부터 매일 전국의 재보선 현장을 돌았습니다. 다행히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전국 15개 재보선 지역구 가운데 11개서 승리)도 얻었습니다. 최근에는 12년 만에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기도 했고요. 무척 당연한 일인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 보수우파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혁신'을 수차례 강조하신 바 있습니다. 최근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안이 당 의총을 통과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엽적인 부분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 지금은 3단계 중 1단계 혁신의 과정입니다. 1단계가 바로 '정치인의 특권 포기'입니다. 정치개혁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명령이라는 각오로 2단계 '정당개혁'과제와 3단계 '정치제도개혁'도 계속해서 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1단계 혁신도 논의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2·3단계 혁신은 추진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제가 그 동안 당에서 나왔던 혁신안들을 모두 살펴보니까 '이대로만 되었다면 유토피아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혁신안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상당 부분 구호에만 그쳤지요. 혁신이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낸다는 뜻인데, 사즉생의 각오로 변화해서 보수혁신을 이뤄내고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공천개혁 위해 스스로 공천권 내려놓을 것"
"복지논쟁…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 필요"


- 공천개혁도 핵심 추진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재 당 혁신위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 공천개혁은 제 신념입니다. 당대표로 있는 동안 딱 한 가지를 이룰 수 있다고 하면 저는 '정당민주화'를 꼽겠습니다. 그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가 바로 공천권을 소수 권력자들로부터 빼앗아 국민께 돌려드리는 공천개혁입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지만, 요즘은 권불오년도 긴 세상 아닙니까?
 

그런데 서푼어치 권력을 잠시 잡았다고 이것을 쥐고 흔드는 사이에 당은 사당화되고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합니다. 국민의 대표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공천개혁의 핵심입니다. 그것도 당대표인 제가 먼저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겁니다. 반드시 바꿀 테니 지켜봐 주십시오.

- 혁신안 중에서도 공천개혁에 대한 의지가 특히 강하신 것 같습니다.
▲ 우리 정치가 왜 이렇게 국민들께 욕을 먹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는데, 결국 권력자들이 공천을 좌지우지하다보니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라보지 않고 권력만 바라보는 문제가 제일 심각했습니다. 선출직이 되고자 하면 지역에 가서 주민들께 봉사해야지 왜 선거를 앞두고 권력자에게 가서 충성맹세를 합니까? 정치인 한 분 한 분을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인데 이 공천권 때문에 개인의 소신과 철학을 드러내지 못하는 폐단이 크다고 봅니다.

- 복지논란과 관련해 "복지수준을 올리려면 돈이 필요한데 증세가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증세의 필요성을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복지확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하는 기류가 뚜렷합니다.
▲ 증세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겁니다. 기본적으로는 성장을 통한 선택적 복지 기조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OECD 국가 중 낮은 편이어서 복지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복지의 비가역적 특성상 한번 실행하고 나면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복지를 늘리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세금을 더 내서라도 '고부담 고복지'를 할 것인지 아니면 '저부담 저복지'를 할 것인지를 국민들께 솔직하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그리스나 포르투갈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물려줘서야 되겠습니까? 반드시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해야 합니다.

- 연말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정윤회 문건 파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문제입니다. 중간 수사 발표를 보면 문건 자체는 허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어찌 되었건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헌재의 판결을 존중합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정치가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피땀으로 이뤄낸 대한민국과 그 구성원들이 지켜온 소중한 가치를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세력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집권을 위해서 통진당과 연대했던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낡은 종북세력과 절연하기를 기대합니다.


"정윤회 문건, 고칠 것 있다면 고쳐야"
"새정치연합도 종북세력과 절연해야"

- 최근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는 공무원연금법 개정과 관련해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해내지 못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은 정치인으로서 표만을 생각한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이 역사적인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진정성을 우리나라 근대화의 주역인 공무원분들께서 언젠가는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박봉에 고생하고 있는 공무원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크게 열겠습니다.
 

- 얼마 전 최전방 군부대 위문을 다녀오셨습니다.
▲ 추운 날씨에 최전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을 격려하고자 강원도 인제에 있는 육군 12사단 을지전망대에 다녀왔습니다. 칼바람이 부는데 다들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 모습에 마음이 짠했습니다. 제 아들도 육군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쳤는데,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최근에 군에서 각종 예기치 않은 사건·사고들이 많았는데 다 잘 극복해서 장병들 모두 건강하게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갖겠습니다.

- 끝으로 2014년을 마무리하며 아쉬웠던 점과 2015년 목표는 무엇인지 말씀해주신다면?
▲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고 경제도 크게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 국민 앞에 겸허히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희망의 미래를 위해 다시 한 해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예산안이 제때 통과하는 등 개선된 점도 있지만 여야의 견해가 대립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국회 일정을 올 스톱 시키거나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는 구태는 이제 국민들께서 간과하지 않으실 겁니다.

또 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정권이 순항해서 반드시 성공스토리로 남을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서 모든 열정을 다 바치겠습니다. 2015년 을미년이 희망복원의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carpediem@ilyosisa.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프로필>

▲ 청와대 민정·사정 비서관
▲ 제48대 내부무 차관
▲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장
▲ 한나라당 사무총장
▲ 한나라당 최고위원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제18대 대선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
▲ 5선 국회의원(15·16·17·18·19대)
▲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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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