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동차 필수품 베스트

“눈길·빙판길 걱정 마세요”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올해 겨울 눈이 많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스키·스노우보드 등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운전자들에게는 걱정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겨울철을 맞아 운전과 자동차 관리에 도움이 될 용품은 무엇이 있을까?

겨울철 운전자의 필수품 1위는 스노우체인이다. 현재 시중에는 많은 수의 스노우체인이 판매되고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어떤 스노우체인을 골라야 할지 눈앞이 깜깜하다.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하는 점은 성능과 장착의 편의성이다. 사슬체인 차입, 허브 디스크 타입 그리고 페브릭(직물형) 타입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각각 운전환경과 상황에 맞게 조금씩 다르다.

체인 고르는 법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예전에 비해 휠 사이즈가 1~2인치 이상 커졌고 크롬 등의 마감처리로 점점 고급화되고 있다. 국산 중형차의 경우 순정 휠 사이즈가 16인치에서 17인치, 대형차는 17에서 19인치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고급 수입 스포츠카는 기본 20인치 이상. 휠이 커지면 바퀴를 덮어주는 철판 부위인 휀더도 커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커진 휠과 좁아진 휀더 공간은 일반 스노우체인 사용 자체를 더욱 힘들게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체인이 바로 허브 디스크 장착 타입이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뉴 그레이트-X' 프리미엄 스노우체인은 차량의 휠에 허브 디스크를 미리 장착해두고 필요할 때마다 우레탄 소재로 만들어진 패드를 끼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여성 운전자도 30초 만에 장착이 가능하다. 체인 소재는 초경도 합금 스파이크를 채택해 내구성이 최고치에 이르고 저소음 저진동의 쾌적한 승차감으로 눈길, 빙판길에 월등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일반 체인 타입에 비해 고가라는 단점이 있지만 마모제 등 소모품 교체만으로도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차종 및 타이어 규격에 맞게 다양한 호수로 제작되었으며 국산 및 수입품 등 다양한 브랜드로 형성되어있다.

 

섬유소재의 신개념 스노우체인인 '오토삭'도 장·탈착이 매우 간단하고 보관이 용이해 현재 유럽이나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존의 체인들이 고리 등에 체결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물리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데 반해 오토삭은 타이어에 옷을 입히듯이 간단하게 씌우면 장착된다.

오토삭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스노우체인을 장착했을 때 사용하지 못했던 ESC와 VDC 등의 첨단 제동장치들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섬유소재로 만들어져 세탁이 용이하고 타이어와 휠 등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슬체인 타입은 충격이나 요철, 도로 상황에 비교적 덜 손상되는 뛰어난 내구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현대모비스의 사슬형 스노우체인은 3분 만에 끝내는 쉽고 간편한 장착과 안정적이고 튼튼한 X자형 구조 그리고 9mm 규격으로 기존 12mm에 비교해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한다.

눈 많다…안전운전 돕는 스노우체인
내부 먼지 잡고 호흡기 질환도 잡자


스노우체인 장착이 어려운 노약자나 여성이라면 갑작스러운 눈길 또는 빙판길을 대비해 스프레이 체인 한 캔쯤 트렁크에 구비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이어 접지면에 뿌려주면 미끄럼방지에 도움을 주는데, 사용이 비교적 간편한 만큼 적은 양의 눈, 짧은 거리 주행에만 사용되는 단점이 있지만 임시방편으로는 딱이다.

스노우체인 외에도 안전하고 편안한 겨울 운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많다. 쾌적한 차내 공기 관리를 위한 히터클리너와 히터필터, 성에제거제 등이 대표적이다.

겨울철 앞 유리에 낀 성에, 혹은 밤새 내린 눈을 치우고 운전하는 것은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대체로 많은 운전자들이 완전하게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채 운전을 시작한다.

현대모비스 '성에제거제'는 간단히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성에를 없앨 수 있는 제품이다. 와이퍼블레이드를 세우고 유리에 살짝 뿌려주면 성에가 가볍게 제거된다. 성에가 두꺼울 경우에는 제품의 주걱캡을 이용해 제거한 후, 부드러운 천이나 융으로 닦아주면 된다. 앞유리뿐만 아니라 차체 틈이나 열쇠구멍에도 뿌려주면 얼음을 녹여주고 다시 어는 현상을 막아준다.

성에가 처음부터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성에방지용 커버를 씌우는 것이다. 기존의 차량용 커버는 차량 전체를 씌워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번에 출시된 '성에방지 커버'는 전면유리에만 커버를 씌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차 공조시스템 내부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각종 먼지나 곤충잔유물, 오일찌꺼기, 니코틴, 박테리아, 곰팡이, 포자진균 등이 남아 있어 이를 제거하지 않고 히터를 작동시키면 자동차 내부에 그대로 유입돼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판매하고 있는 '히터클리너'는 거품 형태로 특수하게 배합된 화합물이 자동차 증발기 내부의 오염물질을 분해해 청소한다. 한발 더 나아가 현대모비스가 판매하는 히터필터 '캐비너'를 사용하면 자동차 배기가스와 휘발성 유기화합물까지 걸러낼 수 있다.

운전이 아직 서툰 초보운전자나 장거리 운전자의 경우 최근 자동차 용품업계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발수코팅 와이퍼'를 사용한다면 눈송이와 빗방울로 시야가 흐려지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발수코팅‘이란 앞 유리에 묻어있는 물방울을 자연스럽게 밑으로 흐르게 만들어 주는 특수 코팅처리의 일종이다.

유리 전용 커버

발수코팅 와이퍼는 고무 자체에 발수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와이퍼 사용 시 미량의 발수성분이 조금씩 분출되어 유리면에 부착됨으로써 주행 시 물방울을 튕겨나가게 해준다. 특히 윤활코팅 처리되어 와이퍼 작동 시 떨림 현상이 없고 소음이 적어 조용한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대한민국 운전자들에게 제격이다.

 

<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겨울철 자동차 관리요령


▲엔진예열 = 겨울철에는 밤사이에 엔진 오일이 굳는다. 바로 출발하면 엔진과 관련 부품에 무리를 준다. 평소보다 조금 더 예열을 해 엔진을 부드럽게 한 뒤 출발하는 것이 좋다.

▲냉각수50:부동액50 = 겨울철에는 냉각수와 부동액 비율을 50대50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사계절용 부동액을 많이 사용해 신차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1년 이상 된 차량은 부동액의 점도를 점거해야 한다.

▲배터리 점검 = 날씨가 추워지면 시동을 걸기 위해 엔진이 요구하는 힘은 커지는 반면 배터리의 힘은 평소 성능 이하로 떨어진다. 배터리는 온도가 내려가면 자연 방전이 발생할 수 있다.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지역에서는 배터리를 모포나 헝겊 등을 싸두면 도움이 된다. 시동을 끄기 전 10분 정도 공회전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워셔액 교체 = 겨울용 워셔액은 유리를 닦는 기능 외에 결빙 방지 역할도 한다. 겨울철이 되기 전 사계절용이나 겨울용 워셔액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 일반 워셔액 혹은 물이 섞인 워셔액을 사용하면 워셔액 탱크가 얼어 파손되거나 펌프모터가 고장 날 위험이 있다.

▲유리막 코팅 =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염화칼슘과 소금을 섞어 도로 위 제설작업을 시작한다. 염화칼슘과 소금은 차량의 페인트에 치명적이다. 전문가들은 페인트 부식 방지와 광택 유지를 위해 세차를 자주하고 유리막 코팅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단계별 약품이 담긴 제품이 나와 누구나 손쉽게 유리막 코팅을 할 수 있다.

 

<겨울철 운전요령>



▲바른 자세부터 유지하라
▲타이어를 확인하자
▲브레이킹은 깃털처럼
▲빙판길 코너에서는 액셀이 답이다
▲우렌탄, 복강판, 새 도로만은 각별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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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