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 ⑬본색 드러난 사무라이 정신

패전하자 자살 위장하고 도망친 사령관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를 연재한다.

사령관 ‘이타가키 세이시로’는 ‘무토 아키라’ 등과 함께 A급 전범으로 교수형에 처해졌다. 옥쇄를 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네 번째는 믿을 수 없는 일본 정부의 신뢰성이다. 일본 정부와 지도자들은 그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감추기 위하여 사실을 미화하고 심지어 거짓말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은 ‘가미카제 특공대’에 대한 증언을 하면서, “이는, 모든 정치인들과 역사 인식이 부족한 역사학자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며, 정부는 더 이상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직언을 했다.

국민 속인 일본

그리고 “포악했던 침략전쟁을 거짓말로 미화하지 말라”고도 했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은 요미우리 신문의 주필 겸 회장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지도층 인사이자 지식인이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을 몸소 겪은 전쟁 세대이다.

그런 사람이 ‘가미카제 특공대’를 예로 들면서 자신은 사병으로서 ‘가마카제 특공대원’들의 옆에 있었기 때문에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면서 “더 이상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그 정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이런 쓴소리를 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말이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한 쓴소리를 되새겨 볼 때, 일본 정부는 많은 부분의 역사를 왜곡했다고 믿어진다. ‘가미카제 특공대’ 뿐 아니라,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에서 역사 왜곡이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그래서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은 ‘이 왜곡’이 아니라, ‘이 모든 왜곡’이라고 했다.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이 말을 잘 되새겨 생각해 볼 때, 일본 정부가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포악했던 침략전쟁을 거짓말로 미화하지 말라”는 말로 미루어 보아 거짓말뿐만 아니라, 많은 사실을 미화하고 있는 것도 같다. 한번 거짓말하면 계속 거짓말하는 법이다.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용맹과 기쁨으로 돌진했다”는 얘기가 거짓이라는 것은 백일하에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가미카제 특공대’의 진실을 왜곡하였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이 “일본 정부는 많은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하고있다”고 직언한 이상, 비슷한 때에 일어난 ‘일본군들의 옥쇄’에 대하여서도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모두가 알듯이 ‘가미카제 특공대’라는 인간 병기를 만든 것도 태평양전쟁 말기이며, 옥쇄라고 하는 집단 자살이 일어난 시기도 바로 태평양전쟁 말기이다.

일본 정부가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된 일본군들이 포로로 잡히는 치욕보다 명예를 위해 스스로 옥쇄했다”라고 발표한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일본 정부가 같은 시기에 ‘가미카제 특공대’에 대한 진실은 거짓말을 하면서, 집단 자살에 대해서는 진실대로 발표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일본 정부의 태도와 시기를 미루어 볼 때, ‘포로가 되는 치욕보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옥쇄 한 것’이라고 하는 일본 정부의 발표도 거짓일 확률이 크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전쟁 기간 중 일본 정부의 검열과 전쟁에 대한 미화는 극에 달했다. 실제 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으며, 대부분의 국민은 일본군의 패전과 잔혹 행위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 채 전쟁에 협력하였다.

부끄러운 역사 미화한 일본
민간인 10만 학살, 일본의 민낯


이로 볼 때 ‘옥쇄’ 발표도 태평양전쟁을 ‘성전’으로 만들어 전쟁에 대한 명분을 얻으려는 일본 정부의 기만정책이었던 것이다. 이상이 만세절벽과 자살절벽, 그리고 오키나와 등 수많은 태평양 전선에서 자살한 일본군의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미군과 싸우다가 옥쇄(?)한 일본인들의 죽음의 진실에는, 그 바닥에 ‘사무라이 정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한 일본군들이 포로로 잡히는 치욕 대신 명예를 위하여 옥쇄를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겁에 질려서 공포에 질려서, 그리고 군중 심리에 이끌려 판단력을 잃은 일본군들이, 정부의 거짓 책동을 그대로 믿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심한 사람들의 죽음이었던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렇듯 사실을 왜곡시켜 놓고 이것이 사무라이 정신이요 또 일본인들의 강인한 정신 ‘야마토 다마시’라고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일본에 사무라이 정신을 본격적으로 접목시킨 사람들은 바로 군국주의자들이다. 그중에서도 전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소위 말하는 A급 전범들이다. 이 군국주의자들이 전쟁을 준비하면서 사무라이 정신을 교육시켰고, 그 사무라이 정신이 바로 일본 정신인 ‘야마토 다마시’라고 하면서 일본 국민과 군인들을 세뇌시켰던 것이다.

‘전진훈’을 내려 ‘포로로 잡혀 치욕을 당하느니, 명예롭게 죽고’, ‘와전옥쇄(瓦全玉碎)’, 즉 ‘하찮은 기와로 온전하게 남기보다는, 옥처럼 아름답게 부서져 죽으라’고 명령을 내린 자들이었다. 이들이야말로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하고, 현대판 사무라이로 모범이 되었어야 할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이들이 보인 형태는 그런 기대와는 크게 다른 실망스러운 행동을 보여 주었다. 시정잡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추잡스런 것이었다.

물론 전쟁이 끝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또 전선에서 죽은 많은 군인들에게 사과를 한 사람도 있다. 가미카제 특공대를 창시한 ‘오니시 다키지로’ 중장 같은 사람이다. 오니시 다키지로 중장은 자신의 명령으로 죽어간 수많은 청년과 그 부모들에 대한 사죄의 표시로 일본이 항복을 하면서 바로 할복 자결 했다.

그러나 이런 사무라이다운 행동을 보여 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고, 훨씬 많은 자들이 끝까지 살아보겠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추태를 보이다가 전범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교수형으로 죽었다.


‘오타니 게이지로’ 전 일본 동부헌병대 사령관은 전범으로 지명받자, 자살로 위장하기 위하여 가짜 유서를 남기고 아내와 함께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행상을 하다 잡혔으며, 육군성 군무장관을 역임하고 제14방면 참모장으로 필리핀 전선을 지휘했던 육군 중장 ‘무토 아키라’는, 자신은 교수형에 처해질 정도의 죄가 없는데 자신에게 혐오감을 갖고 있던 ‘다나카 류키치’가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여 자신은 죽게 되었고 그는 사형을 면하게 되었다고 비난하며, 자신이 죽으면 혼령이 되어 그의 몸에 붙어 그를 미쳐 죽게 하겠다고 저주를 하며 교수형에 처해졌다.

역사인식 부족

‘무토 아키라’는 필리핀 대학살의 주범이었다. 연합군에 밀려 후퇴를 하면서 약 십만 명에 달하는 민간인을 죽이고 부녀자를 강간했으며, 1000명이 넘는 걸음도 떼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을 죽인 범죄자였다. 그럼에도 자신이 교수형에 처해 지는 것이 억울하다고 불평하였던 것이다.

이들보다 훨씬 더 추한 행태를 보인 사람은 바로, 군국주의자 중에 군국주의자이자 전쟁의 핵심인물이었던 ‘도조 히데키’이다. 도조 히데키는 전통적인 군인 집안 출신으로 그의 아버지는 육군 중장을 지낸 ‘도조 히데노리’이다. 전통적인 군인 집안 출신답게 그 역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의 정예 엘리트로서 관동군 헌병대 사령관, 관동군 참모장 등 요직을 거쳐 일본 육군의 핵심요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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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