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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06.0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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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일요연재] 선감도 (54)넝마주이 일꾼의 회상

“정치가 자기들만의 장난은 아니어야지.” 김영권의 <선감도>를 꿰뚫는 말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청춘을 빼앗긴 한 노인을 다뤘다. 군사정권에서 사회의 독초와 잡초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강제로 한 노역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청춘을 뺏겨 늙지 못하는 ‘청춘노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용운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멈추려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대바구니를 질 수 없는 아이들은 구걸을 해서 일꾼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꾼들은 간조를 타면 밥을 먹여준 대가로 똘만이에게 조금씩 떼어 용돈을 주곤 했다. 만일 맛있는 음식을 얻어 몰래 먹어 버리거나 제대로 달아 오지 못하면 사정없이 두드려맞았다. 꾼들은 얻어온 음식이 시원찮다 싶으면 아이들의 손톱 사이나 이빨에 뭐가 끼어 있나 검사를 했다. 그래서 만약 슬쩍 입가심을 했을 경우 아이들은 성냥개비로 손톱과 이빨 사이를 파내고 흙을 묻혀 표가 안 나게 해야 했다. 만약 걸리는 날엔 초주검이 되도록 두드려맞았다. 종이 속 물건 막에서는 가끔 구역 시비로 싸움이 붙곤 했다. 주로 야밤에 상대편 막을 습격해 닥치는 대로 패고 부수었다. 한번 싸움이 붙었다 하면 꾼들이 평소에 차고 다니던 날선 갈쿠리로 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