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파문 ‘배째라’ 동서식품 노림수

얼렁뚱땅 넘기려다…국민들 뿔났다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동서식품의 국내 소비자 뒤통수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 오너 일가는 '배당잔치'를 벌이고 미국에 거액의 로열티까지 지급하면서 '쥐꼬리 기부'로 빈축을 산 데 이어 동서식품이 제조한 시리얼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여기에 "대장균은 생활 도처에 많다"는 동서식품의 황당한 해명이 더해지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제대로 미운털이 박힌 동서식품, '제2의 남양유업 사태'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동서식품 본사와 인천 부평구 연구소에 검찰 수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지난 13일 동서식품 진천공장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로 집행되는 압수수색이다.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은 이날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자가품질검사' 서류 등을 확보하고 동서식품이 식품 기준과 규격 적합 여부를 제대로 검사했는지, 대장균 검출 사실을 고의로 숨겼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억울하다"
일단 버티기

동서식품은 출고 전 자가품질검사 결과 대장균이 검출된 부적합 제품을 조금씩 섞어 최종 완제품을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4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동서식품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와 '그래놀라 파파야 코코넛' '오레오 오즈'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등 4개 시리얼 품목을 잠정 유통·판매 금지했다. 이밖에 진천공장에서 생산되는 17개 제품을 모두 수거해 부적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안일한 대응은 화를 키웠다. 동서식품은 '대장균 시리얼'이 논란된 직후 "'대장균군'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 원료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며 "동서식품은 해당 제품 제조과정 중 품질검사와 적절한 열처리를 통해 '대장균군 음성'으로 판명된 제품만 출고 및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과는커녕 억울함만 묻어나는 해명이다.


"문제될 게 없다"는 사측의 해명과 달리 동서식품 직원들은 제품섭취 자체를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장균은 도처에 많다" 황당 해명
버티고 버티다 나흘 만에 공식사과

SBS가 입수한 동서식품 공장 작업 일지에는 '쿠키 맛 시리얼에서 대장균이 발생했다'며 '상자를 해체하라'고 쓰여 있다. 다이어트 시리얼로 알려진 다른 제품에서도 대장균이 발생했다는 내용과 함께 '불량품을 새로 만들어지는 시리얼에 10%씩 투입하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서식품 내부 제보자는 "재활용을 매일 하지는 않는다"며 "재고가 좀 쌓이면 뜯어서 새로 나온 제품에 섞는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직원들이 제대로 제조됐는지, 설탕 배합 같은 건 제대로 됐는지 맛을 보는데 재활용 작업을 하는 날은 직원들끼리 '야, 오늘은 먹지마. 오늘 그거 한 날이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꼿꼿하던 동서식품의 고개가 꺾인 것은 나흘 만인 지난 16일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16일 주요 일간지에 "고객 여러분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 말씀 드립니다"는 사과광고를 게재했다.

동서식품은 사과문에서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 관련 언론 보도로 그간 저희 제품을 애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잠정 유통·판매 금지를 내린 특정 4개 품목의 유통기한 제품 외에도 품목 전체에 대해 식약처 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장균 시리얼' 유통 일파만파
불량품 조금 섞어 완제품 생산


이어 "진행 중인 관계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고객 여러분들께서 저희 제품을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서식품의 사과문 게재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동서식품의 소비자 뒤통수 때리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 부각되면서다.

동서식품은 매출 대부분을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맥심’ 브랜드로 국내 커피믹스 시장 1위 업체지만 해외 수출 길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모회사인 ㈜동서와 미국 크래프트 푸즈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크래프트 푸즈와 손잡으면서 맥심 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렸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매출은 1조5270억원이다. 매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업은 커피믹스 사업이다. 지난해 커피믹스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동서식품 시장점유율이 약 8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동서식품의 연매출 중 1조원가량이 커피믹스 사업에서 나온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번에 논란이 된 시리얼 제품군도 동서식품의 효자 상품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시리얼 시장 규모는 4000억원 정도. 동서식품과 켈로그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동서식품의 점유율은 55%가량이다. 따라서 동서식품은 시리얼 제품으로 2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커피믹스와 시리얼 매출을 합하는 1조5200억원. 매출 99%가 두 제품군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설비투자 외면
주머니 채우기

이럼에도 동서식품은 국내 소비자들을 외면해 왔다. '고액 배당'으로 배당잔치를 벌이고 미국 크래프트 푸즈사에 고액 로열티를 지급하면서도 '쥐꼬리'만한 기부금으로 눈총을 샀다.
 

<일요시사>는 지난 5월29일자 신문(960호)에서 동서식품의 '기부와 배당'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동서는 지난해 고작 98만원을 기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58억원으로 0.0002%에 불과한 금액이다. 순이익 960억원에 대비해서도 0.00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012년에는 5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매출은 4215억원, 순이익은 974억원이었다. ㈜동서는 2011년 101만원, 2010년 601만원, 2009년 51만원, 2008년 1341만원, 2007년 880만원을 기부했다.

같은 기간 ㈜동서의 배당금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동서 지분구조는 김상헌 ㈜동서 회장이 22.97%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그의 동생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05%, 장남 김종희 전 ㈜동서 상무가 9.4%를 보유해 그 뒤를 잇고 있다. 문혜영(20.01%), 김정민(3.01%), 김은정(3.18%), 한혜연(3.23%), 김현진(0.07%), 김유민(0.07%)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하면 오너일가는 ㈜동서 지분 67.8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는 배당금 366억원을 챙겼다. 이 중 126억원은 김상헌 회장이 받아 갔고 김석수 회장과 김종희 전 상무는 각각 110억원, 52억원을 수령했다. 2∼3%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은 11억∼18억원을 배당받았고 김현진·김유민양은 각각 3700만원을 챙겼다. 동서 3∼4세로 추정되는 현진·유민양은 4세와 6세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미성년자다.

2012년에는 ㈜동서가 배당한 470억원 중 약 67%에 해당하는 315억원이 오너 일가에게 흘러들어갔다. ㈜동서는 2011년 397억원, 2010년 353억원, 2009년 308억원, 2008년 264억원, 2007년 235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그룹 주력사인 동서식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매출 1조5270억원에 영업이익 2046억원, 순이익 1693억원을 올렸음에도 기부금은 6억6200만원에 그쳤다. 연간 기부금은 2012년 6억4600만원, 2011년 6억2000만원, 2010년 7억4100만원, 2009년 9억9300만원, 2008년 8억4000만원, 2007년 5억8600만원으로 대동소이 했다.


안그래도 시선 곱지 않았는데…
소비자 불매운동 움직임 확산

같은 기간 매출은 2007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년 늘어 2011년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적자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영업이익도 1000억∼2000억원, 순이익은 700억~1800억원을 거뒀다.

동석식품 배당금의 50%는 외국 주주들에게 보내진다. 주력상품인 '맥심' 브랜드는 세계 2위 식품기업 크래프트 푸즈사의 소유로, 동서식품이 로열티를 주고 빌려 쓰고 있다.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모카골드' '화이트골드' '오리지널' 등은 모두 맥심 브랜드를 달고 있으며 '맥스웰하우스' 브랜드도 크래프트 푸즈 소유다. 동서식품은 지난 2008년 크래프트 푸즈사와 커피, 시리얼 제품에 대한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고액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2008년 96억원을 시작으로 2009년 222억원, 2010년 239억원, 2011년 252억원, 2012년 263억원, 2013년 261억원을 지불했다. 커피믹스 매출이 증가하면 로열티도 함께 증가한다.

거액의 배당금도 크래프트 푸즈사가 가져간다. 동서식품은 2007년 946억원, 2008년 1746억원, 2009년 980억원, 2010년·2011년 각각 1100억원, 2012년·2013년 각각 1120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대의 배당을 실시했다. 동서식품의 5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크래프트 푸즈사는 배당금의 절반을 가져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으면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설비 투자에는 소홀하고 대부분 배당으로 자기 주머니 챙기기에 바빴다는 얘기"라며 "시리얼에서 대장균이 검출된 것은 예견된 결과"라고 전했다.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다 못해 '대장균 시리얼' 사태까지 터지자 소비자들은 동서식품으로부터 하나둘씩 등을 돌리고 있다.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는 모양새가 동서식품이 '제2의 남양유업'으로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서식품의 '대장균 시리얼' 사태는 지난해 5월 대리점을 상대로 '슈퍼갑질'을 해 논란이 된 남양유업 사태와 이상하리만큼 닮아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5월4일 영업사원이 대리점주를 상대로 폭언과 욕설을 한 '막말 통화' 내용이 유포되면서 몸살을 앓았다.

처음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남양유업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직원 해고,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면서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리점 관계개선책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비만 피하고 보자'는 임기응변식 대응에 불과했다는 비난이 일었고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며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13년 실적은 전년대비 매출이 10% 감소하고 4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올 상반기 매출은 5651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6.5% 떨어졌으며 지난해 60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도 187억원으로 손실폭을 키웠다. 증권가는 남양유업의 적자가 올해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집단소송 검토
제2 남양유업?

동서식품 불매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에 올린 '대장균 시리얼을 알고도 판매한 동서식품 불매운동합시다!'라는 서명에는 지난 16일 기준 700명이 넘은 사람이 동참했고 서명인원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대장균군이 검출된 시리얼 제품을 재활용해 판매한 사실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야 할 식품기업이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동서식품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집단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문제의 시리얼로 인한 피해자를 모집해 법적 검토를 거쳐 소비자 집단소송을 검토할 예정이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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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