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강주모 기자 = 최근 '관피아 비리'로 여야 현직 의원들이 구속되면서 정치권에 '입법 로비' 후폭풍이 불어닥친 가운데, 야권 중진의원이 출판기념회 금지론을 주장해 관심이 쏠린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3선·대전 유성)은 25일, '정치자금 모금 창구'라는 비판에 휘말린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썽 많고 문제 많은 출판기념회는 아예 폐지시키고 아예 못하도록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국민들이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있음을 우리 국회의원들이 잘 지켜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판기념회가 후원금이나 정치적 자금을 얻기 위한 탈법적 방안이라고 의심을 받고 있다. 선관위가 이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기존 상한액을 두겠다고 하는데 그 방법은 적절치 않다"고도 했다.
그는 "사실은 동료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줄지어하니까 당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들도 밀어붙이려다가 동료의원들에 대한 온정적 측면 때문에 법적 제도화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 같다"고 당내 출판기념회 개혁 추진 경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사실 출판기념회는 그간 자기 홍보를 위한 의례적인 정치권의 연중행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총알 모으기 행사', '얼굴 알리기'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선수와 관계없이 너도 나도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열다 보니 오히려 임기 중 한 번도 열지 않는 의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해마다 1회씩 열거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국정감사를 앞두고서나 국감이 끝나는 연말에 진행하는 추세다.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시점이 국감 직전이나 직후에 몰리는 배경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감을 코앞에 두고 열어 피감기관과의 전형적인 '갑의 흔들기 행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출판기념회에는 초선의 경우 1억원, 중진은 2~5억원 정도의 수익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 대표나 대선주자급 등의 거물 정치인들의 경우는 10억원을 상회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렇듯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쉽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어렵지 않게 정치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합법적인 루트인 셈이다.
후원금이나 정치적 자금 논란 외에도 출판기념회는 대필 논란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의원 본인의 이름으로 나가는 책들이 정작 대필 작가 등에 의해 쓰여진다는 것.
한 정치권 인사는 "출판기념회에 나오는 적지 않은 책들은 보좌진이나 전문 대필작가 등에 쓰여지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 동안의 출판기념회 지적 논란과 관련해 여야 지도부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출판기념회에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선언했고,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도 "출판기념회의 비용과 수익을 정치자금에 준하게 관리해 회계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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