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칼’을 빼들었다. 구조조정을 위한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KT는 최근 대표적 비통신 부문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금호렌터카를 보유하고 있는 KT렌탈은 계열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자랑하며 KT캐피탈은 금융사업으로 계열사 차입금의 90% 이상이 나올 정도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이번 계열사 매각은 KT그룹의 ICT 역량 집중을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 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황 회장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대표적 우량 계열사인 렌탈과 캐피탈을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돈이 급하다고 풀이된다”면서도 “업계 불황 속에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KT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늘어난 업무 강도에 임금은 반비례
회사 캐시카우 계열사 매각 속내는?
빈대를 잡으려다 오히려 집을 태우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
황 회장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명예퇴직금을 마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KT는 황 회장 취임 이후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회사를 떠나게 된 직원은 약 8300명. 전체 회사 직원이 3만25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명중 1명꼴로 잘린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부 반발도 심상치 않다. KT직원 게시판에는 황 회장의 ‘강공’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3행시가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KT직원 심리상담센터의 명칭인 ‘해아림’을 주제로 한 시다.
▲‘해’가 저문다, ‘아’~나의 퇴근은 언제인가, ‘임(림)’금은 그대로인데 ▲‘해’묵은 직급제, ‘아’무리 직급제라도, ‘림(임)’금은 그대로인 것은 함정 ▲‘해’가 뜨기 전에 출근하고 해가 지고 나선 퇴근한다, ‘아’~이게 사람이 사는 삶인가, ‘림(임)’원은 돈이라도 많지 등이다.
한 직원은 “업무 강도는 늘어났지만 임금은 그대로 인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며 “황창규 회장 식 구조조정에 대해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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