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후회할 올 시즌 7대 병기

‘별의 별’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제품 봇물

사실 주말골퍼의 소망은 원대하지는 않다. 그저 똑바로 멀리 치고 3퍼팅을 안 하고 싶을 뿐이다. 이런 골퍼의 소박한 소망을 실현해주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을 살펴보자.

Kogolf 2014, 타수 줄여주는 최고의 용품
확 달라진 샤프트 전용 샤트프 장착 확산
골프 볼, 모델 세분 스피드마케팅 공들여
퍼터휠 올해의 가장 인기 있는 용품 선정

먼저 이름부터 ‘퍼팅 귀신’을 만들어줄 것만 같은 제품이 있다. 이이에스아시아가 선보인 ‘퍼터휠’은 언뜻 보면 작은 타이어 모양이지만 효과는 크다. 올바르게 퍼팅하지 않으면 앞으로 굴러가지 않고 쓰러진다. 당연히 실제 골프볼과 느낌이 같고 집중력과 퍼팅 스트로크가 향상된다. 작년 미국 PGA ‘올해의 가장 인기있는 용품’으로 선정됐고, 지난 1월 미국 올랜도 골프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10대 상품으로 뽑혔을 정도다.

무게는 줄이고 파워는 높였다

골프 아이디어용품 중에서 ‘퍼팅’보다 더 많은 제품은 바로 ‘장타 도우미’다. GPS 골프거리 측정기로 골프한류를 이끌고 있는 골퍼버디는 이번에 스윙 연습기 ‘SP3 파워스윙’도 함께 선보인다. 스틱형과 날개형으로 변형이 가능하고, 스트레칭까지 할 수 있다. 무게는 줄이고 파워를 높였으며 안전 설계로 실내에서도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윙근력을 강화해 실전에서 비거리 증가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공식 지정 양말인 ‘REXY(렉시) 밸런스 양말’은 발명 특허를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비밀 병기다. 제조업체는 “렉시 밸런스 양말은 신발 속 공간을 메우는 특수 소재가 하체를 견고하게 잡아주고 정확한 임팩트를 도와 비거리와 샷 안정성이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미 많은 미국여자프로골퍼와 KLPGA투어 프로골퍼들이 렉시 양말을 신고 있다.
‘티’만 바꿔도 거리를 늘릴 수 있다면 바꾸지 않을 골퍼가 있을까. 세계적인 골프화 스파이크ㆍ그립 제조사인 CHAMP는 축적된 기술력을 활용해 거리를 늘려주는 ‘FLY 티’를 내놨다. 제조사 측은 “‘트랙맨’으로 비교 측정한 결과 일반 나무 티보다 20야드 이상 멀리 볼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골프티 하면 360도 회전하는 스프링티(VSTEE)로 대표되는 코비스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는 좀 더 혁신적인 뉴Pops VS 골프티와 골프티ㆍ보수기ㆍ볼라이너ㆍ그루브 클리너 기능을 모아놓은 Ergo 골프티를 선보인다. 코비스스포츠는 전시기간 방문객들에게 행운권 추첨을 통해 가죽그립, 볼 회수기 등 푸짐한 상품도 나눠준다.


골프채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성품에 전용 샤프트를 장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헤드 모양에 집착하느라 샤프트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는 아마추어골퍼들이 많다. 하지만 갑자기 샷 감각이 무뎌졌을 때, 쉽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을 때, 아무리 레슨을 받아도 나아지지 않을 때는 샤프트부터 점검해야 한다. 샤프트는 골프채의 핵심이다. 우리가 몰랐던 기성품의 샤프트 기술, 올해는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트루템퍼와 NS 등 굴지의 샤프트 브랜드가 있지만 요즈음 클럽메이커들은 전용 샤프트 제작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물론 고도의 기술을 갖춘 샤프트 제조회사와 손잡는 방식이다.
미즈노가 최근 출시한 ‘JPX EIII 포지드’ 아이언을 보자. 미즈노는 오직 이 아이언을 위해 일본의 NS사와 샤프트를 공동개발했다. 업체 측은 “비거리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혼마 베레스의 ‘아마크8’샤프트도 마찬가지다. ‘S-03’과 ‘IS-03’에 최신 탄소섬유인 프레프레그시트와 8축 시트를 조합한 첨단 샤프트를 장착했다. 종전의 6축 시트보다 짜임새가 더 촘촘한 8축 샤프트가 뒤틀림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새로 개발된 신소재는 충격에 대해 빠른 복원력까지 자랑한다. 업체 측 역시 “샤프트 개발에 집중했다”며 신모델의 핵심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핑은 ‘i25’드라이버를 위해 ‘PWR’이라는 샤프트를 아예 새로 개발했다. Performance(성능)와 Weighting(무게), Responsiveness(반응성)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이 명명됐다. “각각 다른 무게와 플렉스의 샤프트를 장착해도 클럽의 스윙웨이트에는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골퍼의 스윙형태와 희망하는 구질에 맞게 무게와 강도를 선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최적의 탄도를 만들어 준다.
던롭 ‘젝시오’는 미야자키 공장에서 아예 한국 전용 샤프트를 만들어 끼운다. 8시리즈에도 내부층의 인장력이 강하고 부드러운 특수 나노 알로이 소재를 채택한 ‘MP800K 카본샤프트’를 장착했다. 골프용품 전문 피터들은 “완성품을 쳐보면 제품에 따른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헤드를 뺀 샤프트만 휘둘러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며 “자신에게 적합한 샤프트를 고른 뒤 알맞은 헤드를 끼우면 나만의 맞춤채가 완성된다”고 했다.

충격에 대한 빠른 복원력

“이젠 골프공도 스윙 스피드에 따라 선택한다?” 2014시즌 골프공 시장의 화두다. 브리지스톤과 캘러웨이, 던롭 등 골프공 메이커들이 스윙 스피드에 따라 서로 다른 모델을 대거 출시하면서 신개념 마케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예전의 2, 3, 4피스 등 ‘피스의 전쟁’에서 벗어나 골퍼의 스윙 스피드에 따라 적절한 골프공을 선택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브리지스톤은 최근 ‘B330’시리즈를 출시하면서 105mph 이하는 3피스 ‘B330-RX’, 105mph 이상은 4피스 ‘B330’과 여기에 스핀력을 강화한 ‘B330-S’모델 등으로 세분했다.
20만명이 넘는 아마추어골퍼들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77%가 105mph 미만이라는 데서 기준점을 잡았다. 다시 말해 스윙스피드가 느린 골퍼들은 상대적으로 압축강도가 낮은 골프공을 사용해야 코어에 에너지가 충분히 전달된다는 이야기다.
캘러웨이의 ‘스피드마케팅’도 눈에 띈다. ‘스피드 레짐’을 스윙 스피드에 따라 SR1~3의 3가지 버전으로 나눴다. SR1은 90mph 이하, SR2 90~105mph, SR3 105mph 이상이다. 다른 모델인 ‘엑스투핫’도 90mph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엑스투핫 플러스 버전을 추가했다. 던롭은 85~95mph은 ‘젝시오 XD-AERO’, 98mph 이상은 ‘스릭슨 Z-STAR’를 추천하고 있다. 물론 이 선택은 피스로 직결된다. 보통의 골퍼라면 3피스,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는 4피스로 보면 된다. 스윙 스피드를 따로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 골프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타이틀리스트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3피스 프로v1과 4피스 프로 v1x로 ‘넘버 1’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적어도 골프채처럼 ‘궁합이 맞는 골프공’이 있다는 건 분명한 셈이다. 사실 “무조건 피스가 많다고 성능이 우수한 골프공”이라는 인식은 이미 시장에서 오류로 판명됐다. 테일러메이드의 5피스 모델 펜타와 리썰 등의 실패가 대표적인 사례다. “5개의 레이어가 샷의 종류에 따라 최적화된 스핀양을 제공한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투어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골프공 선택 스타일이 중심

아마추어골퍼들의 골프공 선택은 결국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이 중심이다. 프리미엄 골프공의 성능이 제 아무리 우수해도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경제성도 중요하다. 초, 중급자들은 2피스 저가 공을 사용하고, 비용을 절약해 연습에 매진하는 편이 훨씬 낫다. 80대 이내로 진입해 3피스 이상의 골프공을 구매한다면 스피드에 따라 피스와 경도 등 선택의 폭을 좁힌다. 당연히 여기서도 시타가 최상이다.

올해 한국골프종합전시회에는 유난히 새로운 골프채와 아이디어 용품이 많았다. 놓치면 후회할 전시품 7개를 뽑아봤다.
▲젝시오8 드라이버 = 젝시오 여덟 번째 시리즈로 그립무게를 10g 줄이고 그만큼 헤드무게를 늘렸다. 이 무게감 때문에 한국 골퍼들에게 적합하다고 제조사 측은 설명한다. 30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해본 결과 비거리가 5야드 정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핑 i25 드라이버 = 타깃용 얼라이먼트 레이싱 스트라이프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PGA 괴물 장타자 버바 왓슨은 자신이 사용하는 G25 드라이버에 레이싱 스트라이프만 새겨 넣고 톡톡히 효과를 봤다고 한다.
▲미즈노 JPX EⅢ 포지드 아이언 = 올 시즌 선보인 미즈노 아이언 4종 중 비거리 실현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페이스 반발력을 높이기 위해 스위트 스폿 부분을 얇게 제작하는 대신 페이스 강도를 높였다. 미즈노 특유의 부드러운 타구감도 장점이다.
▲혼마 IS-03 아이언 = 혼마의 장인 정신이 깃든 아이언이다. 페이스 유효타구 면적을 넓혔고 복원력이 뛰어난 샤프트를 사용했다. 획기적인 비거리를 실현하기 위해 온갖 기술을 접목했다는 드라이버 ‘S-03’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캘러웨이 SR 골프공 = 스윙 스피드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해 내놓은 ‘맞춤 골프공’ 시리즈다. SR는 ‘SPEED REGIME’의 약자. 스윙 스피드 90mph 이하는 SR1, 90~105mph는 SR2, 105mph 이상은 SR3를 택해 사용해야 공도 멀리 똑바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퍼터 휠 = 골프볼 양쪽을 잘라 낸 모양인 ‘퍼터휠’은 퍼팅 귀신을 만들어 줄 아이디어 용품이다. 정확한 스트로크 연습에 도움이 된다. 작년 PGA ‘올해의 가장 인기 있는 용품’으로 선정됐고, 지난 1월 PGA 머천다이즈쇼에서도 ‘관심 끄는 10대 상품’으로 뽑혔다.
▲똑바로 가는 미라클 퍼터 = 퍼터 전문 브랜드 엠씨골프가 선보인 ‘미라클 퍼터’는 볼이 튀거나 미끄러지는 현상을 없앤 퍼터다. 특히 퍼터 페이스에 만들어 놓은 수많은 침들이 스트로크 시 볼의 표면을 직접 찍어서 똑바로 굴러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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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간첩법 개정안’ 급물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정치권이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보사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한 분위기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진일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강력한 처벌보다 더 많은 간첩을 잡으려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이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간첩법 개정안’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건 여당이다. 한 달여 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 추진’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다만 두 당의 개정안에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과 관련해 차이가 있다. 국회 본회의 테이블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상 못한 내부 세작 간첩법 개정안은 지난달 군검찰이 군 정보요원의 신상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 A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언급됐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은 정보사 요원 A씨를 기소하면서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처음 A씨에게 간첩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으나 군검찰은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군형법과 형법은 ‘적’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간첩죄를 적용하는데, 여기서 적은 북한을 의미한다. 군검찰이 A씨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북한과 연계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에게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자 정치권에서는 연일 논란이 이어졌다. 먼저 한 대표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적국’으로 한정했던 간첩죄 적용 범위를 ‘외국’으로 대폭 넓히는 간첩법 개정안도 당론으로 추진 중이다. 한 대표는 지난달 말 국회서 열린 간첩법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국회서 두 가지를 반드시 해내자”며 “간첩법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자. 그리고 그 법을 제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부활시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스파이를 적국에 한정해 처벌한 나라가 있느냐”며 “형법 조항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지난 1일 당 최고위원회의서도 “민주당이 찬성만 하면 ‘적국’서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명 간첩법은 형법 98조다.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북한 연관성 없으면 관련법 적용 불가 적국 아닌 외국으로 조항 신설 추진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인 북한으로 한정해 북한 외 다른 나라를 위해 간첩 행위를 하더라도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적국’을 ‘외국 및 외국인 단체’로 고치는 개정안이 지난 2004년부터 끊임없이 발의됐으나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간첩법 개정안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국민의힘이다. 강승규 의원은 지난달 같은 당 의원 24명과 함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엔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수행하다 적발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았다. ‘외국, 외국인 단체나 외국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자(안보위협인물)가 허위 사실과 왜곡된 정보를 유포할 경우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간첩 행위를 하거나 간첩을 방조한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안보위협인물이 인지전을 통해 정부 정책 결정 또는 외교관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미쳐 국가안보를 위협한 경우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특히 정보기관 소속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지난달 말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적국서 외국과 국내외 단체 및 비국가행위자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형법·군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은 외국이 국내에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할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 군사기밀뿐 아니라 국가의 핵심기술 및 방위산업기술에 대한 유출 행위에 대해서도 간첩죄를 적용토록 했다. 윤 의원 측은 “현행 간첩법인 형법 98조는 적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있다”며 “군형법 13조서도 비슷한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적국에 해당하는 북한 외에 어느 나라를 위해서든 간첩 행위를 하거나 방조할 경우나 외국이 국내 단체를 만들어 간첩 활동을 하게 되면 처벌을 할 수 없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신중한 민주당 민주당은 국정원장을 지낸 박 의원을 필두로 간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의 법안은 법망 미비를 보완하기 위해 ‘적국’은 물론 ‘외국 정부 또는 그에 준하는 단체 및 외국 정부 산하단체’를 이롭게 하기 위해 간첩 행위를 한 자도 7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간첩 행위는 ‘국가기밀을 수집·탐지·보관·누설·전달·중개하는 행위’로 명확히 규정했다. 허위·날조 정보를 온·오프라인상에서 가짜뉴스 형태로 퍼뜨려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정부 정책과 외교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영향력 공작’(인지전)을 처벌하는 조항도 담았다. 이런 행위를 외국 등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저지르는 경우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신분을 위조한 외국 정보기관원(흑색요원)이 인지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행위도 간첩죄로 처벌하겠단 구상이다. 박 의원은 “지금도 사이버상으로 자생적 공산주의 친북 세력이 교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서 접선을 하지 않고 중국, 동남아시아 쪽에서 접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도 간첩법 개정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진보적인 민주당서 내가 주장해야 국민을 설득하고 법안이 통과돼 국가를 지탱하고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의힘 측 법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국정원 대공수사권과 관련해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공수사권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12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주도로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 중이다. 한 대표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당론으로 추진했다고 해도 야권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야권은 대공수사권 폐지는 불법사찰과 간첩 조작 사건 등 국정원의 공안 탄압을 없애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반도 지금 정보전쟁 중 특히 여야는 최근까지도 대공수사·조사와 관련한 국정원 역할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공수사권을 넘어 조사권까지 대폭 축소하자면서 사실상 국정원의 대공수사 ‘완박(완전박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민주당 이기헌·김현·박홍근·윤건영 의원 등은 지난달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과 관련 사실조회 및 자료 제출 요구권을 폐지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가정보원법은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국가보안법 위반, 반국가단체와 연계가 의심되는 안보침해행위에 대한 정보 ▲사이버안보와 안보 관련 우주 정보 등에 대해 ‘조사권’을 보장하고 있다. 대공수사권이 없는 대신 현장 조사·문서 열람·시료 채취·자료 제출 요구와 진술 요청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개정안에는 이 조사권이 오히려 수사권보다 광범위하게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이를 폐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의 경우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과 영장주의가 엄격하게 적용되지만, 조사권은 이런 견제는 받지 않으면서도 사실상 압수수색과 신문 조사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다만 민주당 내부서도 국정원의 대공조사권까지 없애는 건 과도하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 내에서 국정원 근무 경력이 있는 박지원·박선원·김병기 의원은 해당 법안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경찰의 대공수사가 제대로 자리 잡히지도 않은 상황서 과거로 회귀하면 경찰 내부의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며 “국정원이 경찰 대공수사에 힘을 실어주는 협력관계로 가는 게 더 옳지 않겠냐”고 전했다. 이 의원은 “대공수사와 정보수집 기능을 분리하는 게 글로벌 스탠다드다.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막기 위한 핵심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국정원 및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들은 간첩법 개정이 10년 전부터 추진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으며 외국 간첩과 스파이들이 국내서 활동하는 경우가 적었으나 경제 대국이 된 지금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여야 국정원 대조권 두고 기싸움 한국은 미·중·러·일 스파이 ‘천국’ 국정원 파견 업무를 수행했던 부장검사는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사라지면서 간첩과 산업스파이 등 국익에 해가 되는 조직과 인물의 범죄 행위를 포착해도 법률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게 축소된 건 사실”이라며 “중국과 북한 간첩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우리의 우방국도 간첩이 존재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중국, 북한은 기본이고 일본, 미국, 러시아, 독일 등 해외 강국들은 국내 수도권서 정보활동을 벌인다. 이들은 외교관(회색), 언론사 특파원, 유학생 등으로 신분을 세탁해 블랙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해외 각국 대사관에는 정보기관 담당 인사만 2명 이상 근무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대학가에서는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중국인 ‘산업스파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산업스파이들이 유학생과 연구자로 위장해 국내 대학의 연구실, 연구기관 등에서 암약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대학의 연구실을 매개로 대기업 등의 첨단기술 연구소까지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들 역시 이 같은 현실을 알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중국인 유학생을 받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학교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산업스파이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중국인 학생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2022년 기준 16만6892명으로 2013년(8만 5923명)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중 중국인 비중은 통상 4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은 중국인 전용 강의까지 개설할 정도다. 본희의 통과 가능성은? 앞으로 한국을 향한 중국의 기술 탈취 시도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이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 비영리기구인 국제교육원(IIE)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22~2023학년 28만9526명으로 집계돼 37만2532명을 기록했던 2019~2020학년 대비 22% 급감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