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강주모 기자 = <세월호 참사 한달> 책임자 처벌한다더니 '감감무소식'…왜?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 및 제주 여행 승객들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달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침몰사고 한달 째인 15일,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포함한 15명 전원을 구속기소했다. 검·경합수부는 이날 선장 이준석(69)씨와 1등항해사 강모(42)씨, 2등항해사 김모(47)씨, 기관장 박모(55)씨 등 4명을 살인죄 혐의 등으로, 나머지 선원 11명은 유기치사, 유기치상,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그의 자녀들에 대한 수사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에게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을 통보했다.
수사팀은 유 전 회장에 그치지 않고,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통보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대균씨의 자택을 찾아가 강제구인 집행까지 나섰지만 빈손으로 돌아왔고, 전국적으로 발견 즉시 체포할 수 있는 A급 지명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이처럼 검찰이 세월호를 운영하고 있는 청해진해운과 유 전 회장 일가를 정조준하고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청문회 및 국정조사 특위 구성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등 사고 수습 및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그 어떤 행보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21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아직까지도 수리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진도체육관 방문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지만, 사고 한달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일언반구조차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준석 선장의 첫 번째 이탈과 관련해 "선장의 행위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였다"고 비난하며 정부를 향한 비난 여론에서 탈출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후 유족들에게 사과하기는 했으나 공식적인 대국민 담화 형식도 아니었으며, 그것도 각료들만 모인 국무회의 자리에서였다.
이번 참사의 구조자 수색 과정에서 '의전 라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나 각료로서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주영 해수부·강병규 안행부 장관 등의 해임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도 없다.
이들 당사자들은 정치권의 사퇴 종용에도 "책임을 통감한다", "부끄럽다", "반성하겠다"는 등의 면피용 발언만 늘어놓을 뿐 요지부동이다.
전날(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안전행정위 전체회의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강 장관을 향해 “장관은 사태 수습 능력과 사고가 아무 것도 없다. 오늘 당장 사표를 내라”고 말한 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찬열 의원도 세월호 침몰 당시 강 장관이 경찰대 졸업식에서 기념사진 찍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장관의 행동에 대해 질타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수습되어가는 시점인데도 이렇다할 대국민 담화나 유족들에 대한 공식 사과 및 개각을 단행하지 않는 배경은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장, 세월호 여파로 안 그래도 집권 여당이 적잖은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굳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치부를 드러낼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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