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폭풍전야 내막

거짓말 거들다 딱 걸렸다

[일요시사=경제2팀] KDB대우증권은 앞으로 3년간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분식회계로 상장 폐지된 중국고섬의 상장 대표주관사를 맡았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20억원의 기관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징계다. 이후 파장이 길어지고 있다.

KDB대우증권이 섬유업체 중국고섬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대우증권은 금융당국에 대한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회계법인의 감사 의견을 따랐다는 점을 들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고섬 사태는 끝났다는 입장이다.

최대 규모 징계

중국고섬은 애초에 상장해서는 안 되는 부실기업이었다. 중국고섬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의 섬유업체다.

중국고섬은 2009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2011년 1월25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중국고섬의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2개월 만에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중국고섬은 거래정지 전날 싱가포르거래소에만 거래정지를 요청했고, 이후에도 상당기간 정지 사유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매매정지 하루 전인 3월21일 중국고섬의 이상기류를 감지한 기관투자자들이 먼저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과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은 영문도 몰랐던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였다.


투자자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사건이 터진 후 3년간 해명이나 사과는 커녕 모든 주주총회와 공시를 수십 차례 미루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금융당국은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중국고섬의 증권신고서와 매출 및 주요 실적은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중국고섬은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마치 1000억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가진 것처럼 허위기재한 것이다. 심각한 현금부족 상태였던 중국고섬은 한국거래소 상장 후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모자금 2100억원을 챙겼다.

금융감독원은 중국고섬의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에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기관경고를 받으면 해당 금융사는 3년 동안 신규 사업에 진출하지 못한다. 최근 증시 부진과 거래대금 급감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대우증권에 커다란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문책경고’를 받은 대우증권 임원 또한 3년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대표주관사로서, 2010년 3분기 중국고섬의 핵심자산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계정에 대해 단순한 분석적 검토만 실시했다. 중국고섬의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2010년 3분기 재무제표는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받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지는데도 입출금 통장 잔고 및 거래내역도 확인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 역시 대우증권이 중국고섬의 현금잔고 확인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중국고섬의 증권신고서 거짓 기재와 누락을 막지 못한 것을 이유로 지난해 10월 대우증권과 공동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에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했다. 대우증권은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지난해 12월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지난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11부는 중국고섬 투자자 550명이 대우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중국고섬 공모주에 투자했던 125명에 대해 대우증권은 이들이 입은 손해액의 절반(3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감사·검토를 받지 않은 2010년 9월 재무제표는 주관사인 대우증권이 적절한 검증을 해야 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대우증권은 재무비율 분석만 했을 뿐 예금통장 확인, 은행의 잔액조회서 수령, 중국고섬의 현금원장·명세서 수령 같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금융투자협회의 대표 주관업무 모범규준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적절한 검증 절차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즉, 대우증권의 가장 큰 실수는 중국고섬의 통장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장폐지 2년 뒤에야 중국고섬 사태는 종지부를 찍었다. 대표주관사였던 대우증권이 거의 모든 책임을 지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부실기업 상장 주관했다가…파장 일파만파 
결국 분식회계로 폐지 "3년간 새 사업 못해"

그러나 대우증권은 수긍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대우증권의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금감원은 1차적으로 회계법인의 과실을 밝혀냈어야 했다"며 "(대우증권의) 100% 책임이 아닌 (회계법인과의) 공동책임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년 반 동안 회계법인도 분식회계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3개월 만에 증권사가 어떻게 분식회계 사실을 알 수 있었겠느냐"며 "금감원은 모든 책임을 증권사에만 돌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우증권이 주장하는 과정은 이렇다. 중국고섬의 분식회계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2009년부터 시작됐다. 그런데 2007년부터 중국고섬의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은 3년간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회계법인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중국에서 고섬과 은행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강제로 검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합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영회계법인에 대해서도 감리했지만 중국에서 협조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보류된 상태"라며 "대우증권은 대표주관사로서 책임을 소홀히 해놓고 핑계를 대고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고섬 고발

대우증권은 싱가포르 경찰국 상무부(CAD)에 중국고섬 등을 회계부정으로 고발했다. 금융당국이 중국고섬 회계부정 수사를 할 수 없게 되자 대우증권이 직접 해외소송을 준비한 것이다. 회계부정을 입증할 증거가 모두 해외가 있어 국내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우증권은 이번 고발을 통해 중국고섬의 회계부정을 입증하고 관련 증거를 최대한 입수해 향후 진행할 손해배상소송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무부는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싱가포르경찰국 산하에 있는 특수수사국 부서다. 대우증권은 참고인 자격으로 중국고섬 사태에 대한 직접 진술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효선 기자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중국고섬 사태는?


KDB대우증권이 중국고섬 사태 이후 실적 악영향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우증권은 2013회계년도(2013년 4∼12월)에서 영업손실 360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고섬, STX, 경남기업 부실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800억원 가량 발생한 탓에 손실 규모가 커졌다.

중국고섬의 대표주관사였던 KDB대우증권은 고섬의 상장폐지 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대우증권은 당시 중국고섬 주식을 약 830만주 보유하고 있었다. 거래 정지 기간 동안에도 582억원 가량으로 평가됐던 중국고섬 주식은 28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또한 상폐 후 정리매매를 거쳐 국내 주식 1주당 싱가포르 주식시장의 주식 20주와 워런트 10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11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게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시장법상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인 20억원도 물게 됐다. 피해자들에게는 손해배상금액 3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 아울러 대우증권은 투자일임 운용제한, 금융투자상품 매매 관련 손실 보전 금지 등을 위반했다가 최근 적발됐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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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