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조경태 의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8.11 11:07:38
  • 호수 1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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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나가라는데 뭔 말이 필요한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조경태 의원은 당선 후 진행할 인적 청산에 의원들이 저항할 가능성에 대해 “국민께서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야지, 뭔 말이 많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대표에 대해선 “정 대표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다룰 수 있어 충분히 잘 견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6선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당 대표 경선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선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반대로 당원 여론조사에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밀리고 있다. 당 대표 선거엔 당원 투표가 80% 반영되고, 국민 여론조사는 20% 반영된다. 이에 조 의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원이 집단 지성에 의해 합리적·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혁신이 연이어 좌절됐고, 전한길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등 극우화 논란이 발생했다. 부산 시민은 이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부산 시민은 굉장히 정의롭다. 부산서 당의 이미지가 안 좋아지고 있다. 정의로운 부산 시민은 물론, 많은 국민께서도 당의 현재 모습을 일컬어 “이 당은 못 쓰겠다. 해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지적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이하 12·3 사태)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는 사과·반성하면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분 중 책임지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이런 당은 처음 봤다. 국민께서도 실망하셨을 텐데, 특히 부산 시민께서 굉장히 화가 많이 나셨다.

-그런데 전씨는 당 대표 후보자 면접을 공언했고, 김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은 전씨 등 강경 보수 유튜브들의 방송에 출연했다.


▲출연한 사람들이 더 문제다.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과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 극우 세력과 손잡는 정치인은 국민의힘서 퇴출당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정통 보수 정당이다. 헌법·법치주의를 준수하고, 경제 성장·사회 안정을 이뤄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12·3 사태를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도 ‘윤 어게인’을 이야기하면서 위헌·위법을 옹호하는 사람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의원이 있다면, 퇴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당원 중에도 ‘윤 어게인’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 그분들은 당원 자격이 없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분들도 자유통일당으로 가시든지, 극우 정당을 새로 창당하시면 된다. 더는 정통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을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각에선 “쌍권(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권성동 전 원내대표)을 쌍전(전씨·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으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그런 얘기도 들린다. 부정 선거론자·윤 어게인 주창자·전 목사 추종자 등은 국민의힘을 나가주시길 바란다. 나가지 않으면,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후 이들을 솎아낼 것이다. 그래야 온건 보수·중도층이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인적 청산 대상 현직 의원들
안 나가면 더 큰 창피당할 것”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기까지, 조경태 의원과 한 전 대표의 관계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다.

▲저와 한 전 대표는 정치적 지향점이 상당히 일치하고, 국가·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이 같은 정치적 동지라고 본다. 한 전 대표는 12·3 사태 당시 누구보다 빨리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노력했다. 만약 그분이 안 계셨다면, 국민의힘은 내란 당이 될 수 있었다. 그 상황을 막은 분이다. 우리 당의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 전까지, 안철수 의원과 한 전 대표에게 혁신 후보 단일화를 제의했다. 왜 단일화가 필요한가?

▲혁신 후보 중 당 대표가 나오지 않으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정당 해산 협박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누가 됐든, 혁신 후보 중 1명으로 단일화해서 당 대표가 나와야 당이 정상적으로 갈 수 있다.

-단일화가 성사돼 단일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국민의힘 운영과 관련해 함께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있는지?

▲그렇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바뀔 것이다. 공당은 국가·민족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사조직은 사사로운 정의·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공당이다. 사조직이 돼선 안 된다. 그런 취지서 넓게 봐주시면 좋겠다.

-국민 대상 여론조사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선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당 대표 경선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가 8:2 비율로 안배된다. 당원의 표심을 얻을 방법은?

▲민심과 당심은 같이 가야 한다. 그런데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크단 것이 확인된다. 결국 국민의힘이 비정상이란 것이다. 하지만 제가 전국 당원들을 만나보니, 당원들도 민심을 좇아 국민 여론의 높은 지지를 얻는 사람에게 시선을 둬야 당의 미래가 있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원들이 집단 지성에 의해 합리적·전략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

-공조수사본부의 윤 전 대통령 체포 시도 당시 이를 저지하려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어 “특검 수사 종료 전까지 이들을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청산 방법은?

▲당 대표가 되면, 100% 일반 국민을 모셔서 인적 쇄신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공모를 통해 모신 분들께서 제명·출당 대상자들을 선정할 것이다. 국민께서 “45명 중 특히 주동한 사람이라서 국민의힘을 나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시는 사람 중 위원회가 토론을 거쳐 명단을 만들 것이다. 45명 전원이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거기까진 안 간다고 본다. 그 외엔 징계·사과 등 조치가 이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명쾌한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 반대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10%대의 낮은 당 지지율을 극복할 수 없다. 의원 107명을 모두 안고 10%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머물지, 의원이 90명대로 줄어들더라도 45% 이상 지지를 얻을지, 선택지가 부여된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전자엔 미래가 없고, 후자엔 미래가 있다.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면 안 된다.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국가·국민·민족을 생각해야 한다. 개인에게 사사로운 이익을 챙겨주는 정당은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인적 청산을 하려다가 분당 사태·개헌 저지선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건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다. 예를 들어,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17명을 선정해 내보내면 90명이 남는다. 이 17명이 이재명 대통령의 개헌에 찬성하겠는가? 남은 90명보다 더 강성이라서 이 대통령과 상극이다. 90명과 17명은 이 대통령의 개헌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 일차원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의원 107명이 있는 거대 정당의 지지율이 왜 10%대에 머무르겠는가? 국민 대다수가 우리 당을 외면하고 있단 의미다. 이런 정당에 무슨 희망이 있나? 조경태는 그들보다 훨씬 더 정치력이 뛰어나다. 저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통해 이 당을 좀 더 깨끗한 정통 보수 정당으로 만들 것이다.


-그들이 인적 청산을 수긍하거나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위해서라도 저항할 것 같은데….

▲제가 나가라고 하는 게 아니라, 국민께서 나가라고 하시는 거다. 국민께서 나가라고 하시면 나가야지, 뭔 말이 많겠는가? 국민께서 그들의 명단을 박제하면, 더 큰 창피를 당할 것이다. 아마도 그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거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부터 총선서 3연속 패배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의석을 많이 잃었다. 수도권서 국민의힘이 다시 관심·지지를 얻을 방법이 있다면?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된다. 제가 당선되면, 중도층으로 외연이 확대된다. 수도권엔 합리적 중도층이 많다. 그분들에겐 조경태 같은 당 대표가 필요하다.

“12·3, 누군가는 사과·반성·책임져야”
“국힘 해산? 정청래, 민주당이나 신경 써”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선언했다. 최근 진보 진영에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극우로 규정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하려는가?


▲그런 프레임을 확실히 깰 수 있는 사람도 조경태밖에 없다. 극우 세력과 손잡은 후보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그 당은 극우 정당이 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주장이 현실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전당대회가 대단히 중요하다.

-미래통합당 시절부터 있었던 일부 의원들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하 5·18) 폄훼 발언도 국민의힘 극우화 논란에 영향을 준 것 같은데…

▲민주주의 DNA가 부족해서 그렇다. 5·18 관련 망언을 하는 의원들은 우리 당에 남을 자격이 없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원 교육을 통해 민주주의의 고유함을 다시 알려드리려고 한다. 5·18은 12·3 사태와 맥락이 거의 일치하는 사건이었다. 우리 당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내란 잔당들을 누구보다 먼저 잘라내야 한다.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신천지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통일교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홍 전 시장이 그 문제를 왜 하필 지금 제기하는지 모르겠다. 대선 경선 후보였을 때 제기했으면 더 나았을 거다. 어느 정도로 심각한진 모르겠지만, 종교적인 부분은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실질적으로 개입했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국민의힘이 상식적인 국민을 상대로 올바른 정치를 하려면, 특정 종교·종파에 얽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제가 좀 더 살펴보겠다.

-특히 “권 전 원내대표가 통일교와의 유착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특정 종교·종파의 정치 개입은 국민께 좋은 신호를 드리는 건 아니다. 국민의힘이 이에 취약하다면, 제가 당 대표가 된 후 혁신해서 상식적인 생각을 하는 온건 보수·중도 유권자가 국민의힘에 들어오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홍 전 시장의 신당 창당 가능성도 언급된 지 오래인데…

▲쇄신에 실패하면, 신당 창당이 현실화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좀 더 위기감을 가지고, 극우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

-지금 수사가 진행 중인 특검 3개(내란·채 상병·김건희 여사) 모두 찬성한 이유는?

▲모두 국민적 의혹이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과거에 “특검에 반대하는 사람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우리가 자꾸 기득권을 지키려고 해선 안 된다. 국민적 의혹을 받는 사람들은 꼭 수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억울한 사람에 대한 수사·처벌은 제가 막겠다. 하지만 증거가 명백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처벌은 막을 방법이 없다. 그들은 국민의힘에도 해당 행위를 한 거다. 그래서 그들을 국민의힘과 단절시켜야 한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일부 의원들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비상 소집했다.

▲그런 행위는 국민께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킨다. 그분들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여야의 뻔한 레퍼토리에 불과하다. 국민 정서에 전혀 맞지 않는다. 수사받을 게 있다면, 당당히 받아야 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취임 일성은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겠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선 “진짜 청구하기보다 국민의힘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보는데…

▲정 대표는 국민의힘에 자꾸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신경 쓰지 말고, 민주당이나 신경 쓰시길 바란다. 민주당을 개혁하고, 국민께서 좀 더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만 신경 써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조경태가 잘 알아서 개혁하고, 민주당보다 더 많은 혁신을 할 것이다. 그러니 국민의힘에 신경 쓰지 마시고, 민주당에 신경을 많이 쓰시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은 “조경태 의원이 민주당에 있었을 당시 정 대표와 사이가 안 좋았다”고 알고 있다. 당 대표로 당선되면, 정 대표는 어떻게 상대하려는가?

▲저는 정 대표를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잘 다룰 수 있다. 충분히 잘 견제할 수 있으니,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되면, 정 대표와 협치를 할 수 있는 맞상대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여당과 제대로 된 정치를 복원해서 충분히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 이것도 조경태가 당선돼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민·당원·<일요시사> 독자들에게 당 대표 후보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국민의힘은 현재 상당히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다. 12·3 사태를 일으킨 윤 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지도부도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조경태가 당 대표가 되면, 과감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여당과의 관계를 복원하겠다. 이어 제대로 된 협력과 강력한 견제를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겠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이기는 정당을 만들 유일한 대안은 조경태밖에 없다.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하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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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팬티 추태’ 윤석열 드러누운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무작정 버티기’에 나섰다. 내란 특검의 조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과 더불어 김건희 특검의 소환 조사와 체포 집행에도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는 의견과 ‘어차피 실익이 없으니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조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김건희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결국 조사하지 못했다.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로 이도저도 못하게 됐다. 드러누운 법꾸라지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청탁 의혹 ▲집사 게이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재판 청탁 의혹 ▲공천개입 등 ‘명태균 게이트’ ▲양평고속도로·양평공흥지구 특혜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와 이들 의혹의 직접적인 연관고리를 밝혀내기 위해 ‘키맨’이라 불리는 여러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당초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팀의 소환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반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거론하며 지난달 재구속된 이후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소환 조사에도 줄곧 불응해왔고,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 재판에도 같은 이유로 3주 연속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법조계 예상대로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특검 측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소환 요구 시한인 오전 10시까지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고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의 지병인 당뇨가 악화하고 간 수치가 상승하는 등 건강이 나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주치의로부터 실명 위험 소견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상관없이 김건희 특검팀은 언론 공지를 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내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는 수사협조요청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재차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소환 조사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상 이유로 모두 불응 속옷 차림에 부상 주장까지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아직 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해 들은 바 없다”며 “내란 특검에서 소환했을 때도 건강에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특검팀의 엄포에도 윤 전 대통령은 지난 30일 예정된 2차 소환조사에도 불응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전 10시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으나 별다른 설명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며 “향후 조치에 관하여는 오후 브리핑 때 말씀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결국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오후 2시12분경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발부했다.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반드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게 됐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사가 영장 집행을 위해 구치소로 오면 구치소 직원들을 지휘해 영장을 집행하도록 법이 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지휘하면 따라야 한다. 이는 강제조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실무자들이 집행을 거부할 우려도 있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는 세 차례 구치소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구치소 측이 “물리력 행사가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관련 혐의로 구속돼 있어 내란 특검은 별도의 체포영장 없이도 강제구인할 수 있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2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저항 때문에 중단했다. 이날 오전 8시40분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검사와 수사관과 함께 서울구치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을 찾았을 당시 그는 팬티와 메리야스(민소매 속옷 상의)만 입고 수용소 바닥에 누워있었다고 한다. 체포 집행 점입가경 특검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회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특검팀이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차례 말을 끊으면서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이날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여 동안의 대치는 빈손으로 끝났다. 당초 문 특검보가 서울구치소를 직접 방문해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건 교도관을 지휘해 어떻게든 조사실로 데려오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속옷 차림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에 대해 “옷을 다 갖춰 입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적인 접촉을 하면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인을 위해선 옷을 입도록 해야 하는데 강제로 옷을 입히는 과정에선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오 특검보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번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해 체포를 집행할 것임을 고지했다”며 “피의자는 평소 법과 원칙 및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전직 검사·검찰총장·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된 지 1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접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접견 이후 변호인단은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 협소한 공간에서의 수용자 복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설명하며 논평하는 건 인신 모욕”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의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까지 우려돼 수사와 재판에 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은 체포영장 만료 시일인 지난 7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완강한 저항으로 또다시 불발됐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서울구치소 기동순찰팀(CRPT) 요원을 포함한 교도관 10여 명이 윤 전 대통령을 붙잡고 끌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물리력을 동원한 2차 체포 집행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특검팀은 또다시 갈등을 빚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에 변호인 접견을 신청했다. 특검팀은 이보다 이른 오전 7시50분쯤 서울구치소에 도착했고, 윤 전 대통령 측 김홍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도 오전 8시를 약간 넘은 시각 구치소에 도착했다. 특검 측과 변호인단은 오전 8시쯤 사랑방(휴게공간)에서 마주쳤고,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동행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거절했다고 한다. 버티는 이유가⋯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측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8시20분쯤 특검 측과 교도관들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했고, 윤 전 대통령은 ‘변호사를 불러준다면 가겠다’며 응했다”고 전했다. 이에 수의를 입은 윤 전 대통령이 면담을 위해 별도 건물에 있는 출정과장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특검 측이 주차돼 있던 차에 윤 전 대통령을 태우려 했다는 게 변호인단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 반발로 양측은 출정과장실에서 마주앉았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특검 측이 윤 전 대통령의 팔짱을 끼고 데려가려 하고, 이에 실패하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있던 윤 전 대통령의 팔과 다리를 잡은 채 의자를 밀어서 데리고 가려 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측과 문홍주 특검보 사이 통화가 이뤄졌다고도 전했다. 문 특검보는 “자발적으로 오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불법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변호인단은 양측이 대치하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닥에 떨어졌다고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의자가 확 빠지며 윤 전 대통령이 땅에 철썩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허리를 의자 다리에 부딪혔고 팔을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팔이 빠질 것 같다, 제발 좀 놔달라’고 해서 강제력에서 겨우 벗어났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물리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했으나, 피의자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의 우려가 있다는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전 9시40분 집행을 중단했다”고 공지했다. 강제 집행 이후에도 김건희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갈등은 멈추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관계자 고발을 예고했다. 변호인단은 “형사적으로 강요죄이며 그 자체로 가혹행위”라며 “변호인들은 수차례 걸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하더라도 물리력과 강제력을 행사해서 인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집행에 참여한 사람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 특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영장을 피의자가 수감된 상황까지 고려해서 집행한 상황”이라며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오늘 변호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에 변호인 들어와 있어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만료 기한인 7일에도 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하자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하기 바밨고, 법조계에서는 조사가 성립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테니 다른 키맨 수사에 몰두해 확실한 증거를 잡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한 만료까지 강제 구인 못해 “어차피 진술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현희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된 것을 두고 “특검은 물러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속옷 저항으로 버티던 윤석열의 완강한 거부에 이어 부상 우려가 있다며 또다시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국민에 총칼을 겨눴던 자에게 부상 우려가 웬 말인가”라며 “윤석열은 대한민국 공권력이 그리 만만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당장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고 특검에 출두하라”며 “국민과 법을 기만하는 자에게 한 치의 관용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검찰총장을 지낸 전직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누워서 버티고, 특검의 체포영장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국민이 뭘 배우겠나”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의 인격 수준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7년 박근혜 국정농단 특검에 소속됐던 한 변호사는 “체포영장 집행 기간이 7일까지지만, 이미 집행에는 착수한 것이고 그 이후 중지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며 “또한 국정농단 특검 당시에도 최순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강제 구인도 쉽지 않았지만 체포영장을 다시 받아서 결국에 강제 구인에 성공했다. 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당시 수사 팀장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팀이 강제구인에 성공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을) 사무실까지 끌고 올 수 있어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과거와 같이 조서에 날인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진술을 안 하거나 거짓말을 할 거라 꼭 조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주변인 조사로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형사전문 변호사도 “재판도 안 나오는 사람을 강제로 끌고 간다고 입을 열진 않을 것”이라며 “인권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사받기 싫다는 사람을 수사기관에 강제로 데려간다는 것 자체가 좋은 선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2차 체포 집행이 진행되는 날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3가지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