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말 시상식 '관전포인트'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7 1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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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최후의 왕중왕 누구?

[일요시사=사회팀올 한해의 끝을 장식할 연말 시상식이 돌아왔다. 몇몇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대중도 올해 방영되었던 드라마를 회상하면서 특정 연예인을 지지하거나 수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KBS, SBS, MBC 방송사의 금빛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어느덧 찾아온 12월. 방송국에서는 2013년 한해동안 대중들을 울고 웃겼던 스타들의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말 시상식을 열흘 가량 앞두고 방송 3사를 빛낸 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 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야왕> <그 겨울> <주군의 태양> 등의 흥행으로 드라마 제국의 명예를 거머쥔 SBS에서는 연기 대상의 자리를 두고 주연 배우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수애다. 수애는 SBS 드라마 <야왕>에서 야망을 위해 자신에게 헌신적인 하류(권상우 분)를 배신하고 악행도 서슴지 않는 ‘주다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1월 시작한 <야왕>은 살인, 복수, 불륜 등의 소재로 최고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25.8%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청순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수애가 냉혈한 악녀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한 점은 높이 평가됐다.

올해 브라운관 빛낸 연기자·개그맨 
금빛 트로피 거머쥘 영광의 주인공은?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태공실’역을 열연한 배우 공효진도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야박한 복합 쇼핑몰 사장 ‘주중원’과 사고 이후 귀신이 보이는 ‘태공실’이 만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혼령들을 위로하는 로코믹 호러(호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 드라마다. 흥행 드라마 제조기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의 집필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은 순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태공실 역을 맡아 ‘공블리(‘사랑스러운 여자 공효진’을 의미하는 말)’ 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공효진은 <주군의 태양>에서도 까칠한 남자 소지섭과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내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면서 흥행면이나 연기력면에서 대상감으로 손색이 없다.

배우 송혜교 역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를 통해 연기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겨울>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와 부모의 이혼, 시각 장애로 외로운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삶의 희망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겨울>에서 시각장애우 ‘오영’역으로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혜교는 깊이 있는 내면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SBS 연기대상은
김혜수 vs 공효진

지난해 남자 배우들이 대상을 거머쥔 MBC(조승우), SBS(손현주)와 달리 유일하게 여자배우에게 상이 돌아간 KBS는 올해도 많은 여자 배우들이 후보자로 물망에 올랐다. 그 중 돋보이는 배우는 김혜수와 이보영이다.

김혜수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124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못하는 일이 거의 없는 똑부러진 성격의 계약직 ‘미스 김’을 열연했다. 빨간 내복을 입고 김연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의 ‘죽음의 무도’를 패러디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 최고의 캐릭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배우 이보영 또한 지난해부터 방영된 드라마 KBS <내 딸 서영이>에서 선과 악을 구분 지을 수 없는 캐릭터 ‘서영’을 맡아 애절한 눈물 연기를 선보이는 등 복잡하면서도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극을 이끌었다.

많은 여배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 배우 주원 역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차가운 성격의 ‘구마준’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실력을 입증한 주원은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해 출연한 KBS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서번트 신드롬을 앓는 순수한 레지던트 박시온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여성들을 ‘주원앓이’하게 만들었다. 주원의 자연스러운 자폐 연기로 흥행한 <굿 닥터>는 20%의 시청률을 넘어 동시간대의 월화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해 2013년 KBS 최고의 드라마가 됐다.

KBS 연기대상은
주원 vs 김혜수

지난해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배우 안재욱이 무관에 그쳐 논란을 일으킨 MBC는 여느 때보다 올해 대상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력한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배우 박원숙, 한지혜, 고현정이다.

박원숙은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영자’ 역을 맡아 며느리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악독하면서도 코믹한 시어머니를 연기했다. 막장 시집살이 논란으로 대한민국 며느리들로부터 눈총을 받았지만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악한 회장 ‘강정심’으로 출연 중인 박원숙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우 한지혜 또한 유력한 대상 후보이다. 그동안 청순가련 여주인공역만 맡아오던 한지혜는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쌍둥이 자매인 ‘몽희’  ‘유나’ 역을 오가는 1인 2역에 도전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9월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한 한지혜는 “사실 대상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상을 꿈꾸면서 그에 걸맞는 노력을 했다. 나는 이미 노력에 대해 충분히 값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일본 NTV <여왕의 교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까탈스럽고 차가운 성격의 여교사가 초등학교 담임 선선생님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김향기, 김새론, 서신애 등 명품 아역배우들과 마여진 선생역을 맡은 고현정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주옥같은 어록을 남겨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냉혹한 현실에 거침없는 독설을 던지는 마선생 역의 고현정은 눈썹 하나까지도 연기했다는 평을 받아 <MBC 연기대상>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최근 MBC 드라마 <기황후>로 급부상한 배우 하지원,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배우 문근영, MBC 드라마 <투윅스>의 이준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기력과 시청률 등 다양한 기준으로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다소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률 낮은 방송 3사 연예대상은?
김준호 이경규 유재석 김수로 거론

그 중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로 즐거운 2013년을 보낸 KBS는 <KBS 연예대상> 후보로 개그맨 김준호, 강호동, 개그우먼 이영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개그맨 김준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준호는 올해 KBS <개그콘서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시구를 탐내는 노년 연기자로 분해 “~자나”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또 KBS <인간의 조건>에서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면서도 후배 개그맨들을 챙기는 선배 개그맨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KBS <1박 2일>까지 출연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세금 탈세로 물의를 일으킨 후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도 <KBS 연예대상> 후보에 올랐다. 강호동은 KBS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독서 예능 KBS <달빛 프린스>을 선택했으나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조기 종영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전직 운동선수답게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면서 명MC로 부활했다. 

또 다른 후보자인 개그우먼 이영자는 올해 방송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영자는 KBS <안녕하세요>에서 홍일점 MC로 함께 출연 중인 신동엽, 정찬우, 김태균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극에 적극적으로 임해 방청객들과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예인 출연진들의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KBS <맘마미아>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진행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지난해 <KBS 연예대상> 쇼·오락 MC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 vs 이경규

SBS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화신> <땡큐> <맨발의 친구들> 등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줄줄히 폐지되면서 메인급 프로그램들의 MC가 대상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병만, 이경규, 유재석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을 노리고 있는 세 명 모두 단골 대상후보로 2013년 SBS 예능을 이끌었다.


타방송사에서 ‘달인’의 캐릭터로 대활약한 데 비해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긴 개그맨 김병만은 지난해 SBS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야생에서의 빠른 적응력과 생존본능으로 ‘병만 족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병만은 위험천만한 환경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도 위험이 도사리는 정글에서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오지탐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김병만의 노력에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병만은 지난해 유력한 대상 후보라는 주변인들의 말에 “사람인지라 혹시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경규 또한 김병만과 쌍벽을 이루는 대상 후보감이다. 이경규는 SBS <힐링캠프>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MC로 후보자들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시간 앉아 있는데 최우수상 받으려고 앉아 있는 것 같냐” “대상 받으면 더 말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대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에 그쳤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직구 질문을 하는 등의 노련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이경규에게 올해만큼은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MC라는 타이틀에 맞게 <런닝맨>으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SBS의 간판급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런닝맨>은 올해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재미를 줬다. 특히 MC 유재석의 유쾌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진행으로 게스트들의 재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 vs 이영자

올해 MBC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단연 돋보였다. 토요일의 터줏대감 <무한도전>과 일밤의 두 코너인 <아빠! 어디 가?> <진짜 사나이>가 일요일 예능까지 석권하면서 올해 MBC 예능은 풍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그맨 박명수의 대상 수상 논란으로 고민이 많은 MBC는 특정 MC가 없는 프로그램들의 흥행에 대상 선정이 더 어려워졌다. 그 중 <진짜 사나이>의 김수로와 류수영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대상감은 아니라는 여론이 많아 단체 수상이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MBC 측 관계자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MBC는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군을 따로 뽑아놓지 않는다”며 “그 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팀과 활약해준 모든 예능인 개인이 대상 후보이다”라고 말해 프로그램 수상이나 단체수상 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MBC는 2011년 대상을 개인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 ‘올해 프로그램상’을 준 바 있다. 이에 <MBC 연예대상> 후보로 <아빠! 어디 가>와 <진짜 사나이>가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매년 공정성 등의 논란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대상을 받는 영광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수상 노린 스타들의 말말말

“‘온몸상’ 받고 싶어요”

연말 시상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수상을 향한 연예인들의 발언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는 올 <MBC 연예대상>을 향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무한도전>에서 고3수험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박명수가 갑자기 “내가 2013 연예 대상 수상자다”라고 말했다. 이에 “2012년이다”라고 정정하는 멤버들을 향해 박명수는 “올해 또 (받을지 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올해에는 안 될까요?”라는 박명수의 질문에 김태호 PD가 “안 되겠죠. 작년에도 논란 많았는데” 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올해 많은 인기를 얻은 방송인 샘 해밍턴 또한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고 있다.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한 샘은 “연말 시상식, 욕심 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형식이 때문에 힘들어졌다. 윤후도 만만치 않다”며 경쟁자를 의식하기도 했다. 샘이 견제했던 윤후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상 후보감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이에 MBC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은 “출연 아이들의 순수함을 위해 신인상 수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상을 향한 욕심은 예능인뿐만이 아니었다. SBS 아침드라마 <두 여자의 방>에 출연중인 배우 서갑숙과 김청은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청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서갑숙은 이에 동조하며 “안 되면 온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에게 주는 상 ‘온몸상’이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악역 ‘민준국’을 연기한 배우 정웅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상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DJ 정선희가 “죄송한데, 상 타세요?”라고 묻자, 정웅인은 “손현주 선배가 SBS <추적자>로 상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말 연기대상 전까지 민준국 이상의 악역이 없어야 되는데 상반기에 드라마 <야왕> 수애 씨가 있었다”며 배우 수애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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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