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요계 춤바람 열전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1.26 1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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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짧아지는 하의, 앨범만 내면 ‘야하다∼’

[일요시사=사회팀올해도 역시 가요계에 새로운 춤바람이 불었다. ‘칼군무’ 등 외국 가수들도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절도있는 춤부터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 올해의 춤에는 뭐가 있을까.




지난 14일 개최한 멜론뮤직어워드에서 그룹 샤이니가 뮤직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그룹 비스트가 이 상을 수상했다. 수없이 비슷한 리듬의 음악들 속에서 가수들의 경쟁력은 노래실력을 넘어서 ‘춤’까지 더해졌다. 가수들의 포인트라고 불리는 춤은 대중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올해 독창적인 춤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은 가수들은 누가 있을까.

소녀시대 ‘코브라 춤’
피에스타 ‘학예회 춤’

올해 초 싱글앨범 ‘I Got a Boy’로 가요계에 돌아온 여자 그룹 소녀시대는 ‘힙합걸’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소녀시대의 ‘I Got a Boy’는 유명 팝스타의 안무를 연출한 내비탭스와 리노 나카소네, 질리언 메이어스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합동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

그동안 ‘화살 춤’ ‘제기차기 춤’ 등 여러 춤을 유행시켜 온 소녀시대는 이번에도 ‘꽃받침 춤’ ‘코브라 춤’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 중 가장 돋보였던 춤은 노래 중간에 온 몸을 비틀어 웨이브하는 골반 댄스 코브라 춤이었다.


피리소리에 맞춰 춤추는 ‘코브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코브라 춤 또는 ‘압둘라 춤’은 걸스힙합을 소녀시대만의 스타일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무대에서 파워풀한 코브라 춤을 선보인 소녀시대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온몸을 비틀어대는 코브라 춤이 쉽지 않았지만 연습생 시절 매일 했던 안무라 무난히 소화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소녀시대란 자부심이 없으면 시도하지 못했을 춤이다”고 말했다.

신인 여자 그룹 피에스타의 싱글 ‘아무것도 몰라요’는 ‘학예회 춤’이 포인트다.

걸그룹 노래보다 안무에 시선 꽂혀 
치마 벗고 엉덩이를…선정적 논란 ‘’

지난해 아이돌의 후배가수로 이름을 알리며 싱글 ‘We Don't Stop’로 카리스마있는 군무를 선보였던 피에스타는 1년 만에 컴백해 소녀 이미지를 강조했다.

학예회 춤은 손바닥을 펼쳐 수평방향으로 흔들다 얼굴을 가리는 안무다. 동요 ‘열 꼬마 인디언’을 차용한 ‘한 번 두 번 세 번 말해줘도 몰라요’ 리듬에 맞춰 추는 학예회 춤은 대중들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춤으로 현재 인기를 끌고 있다.




춤의 차별화로 기존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소녀시대, 피에스타와 달리 일부 가수들은 ‘섹시미’가 돋보이는 포인트 안무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잦은 부상과 선정성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 6월 싱글 앨범 ‘첫사랑’을 발표한 애프터스쿨은 쇼케이스에서 봉 춤(폴 댄스) 무대를 선보였다. 봉 춤은 다리의 힘을 이용해 수직 기둥(봉)을 타고 공중에 매달려 추는 난이도가 높은 춤으로 미국의 건설 노동자들이 처음 선보인 후 유흥업소에서 주로 행해지던 춤이다.

봉 춤은 국내 여가수들의 뮤직비디오, CF 등에 종종 등장한 적이 있으나 무대에서는 애프터스쿨이 최초였다. 그 동안 ‘북 퍼포먼스’ ‘탭 댄스’ 등으로 보이시한 매력을 강조했던 그들은 봉 춤으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을 표현했다.

와썹 ‘트월킹’
달샤벳 ‘먼로춤’

애프터스쿨은 지난해 tvN <화성인 X-파일>에 봉 춤 마니아로 출연한 윤보현 안무가로부터 6개월 동안 체계적으로 봉 춤을 배웠다. 체력소모가 큰 봉 춤을 배우면서 몸매가 좋아지고, 고소공포증을 극복했다는 멤버들이 있는 반면 일부 멤버들은 부상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멤버 리지는 착지하는 과정에서 인대를 다치는가 하면 멤버 레이나는 연습 도중 팔을 다쳐 컴백 무대에서 노래만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애프터스쿨의 봉춤이 공개되자 “섹시한 몸 동작이 선정적이다” “미국의 스트립 댄서들이 추는 춤”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에 애프터스쿨은 “선정성이 아닌 전체적인 ‘아트’로 봐 달라”며 “그럼에도 안무가 문제된다면 수정이 가능하다. 다른 동작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신곡 ‘내 다리를 봐’로 컴백해 늘씬한 다리가 돋보이는 ‘먼로 춤’을 선보인 달샤벳은 선정성 논란에 춤을 수정했다.

먼로 춤은 치마를 접었다 펼쳤다하는 안무로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가 지하철 환풍구 바람에 치마를 날리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내 다리를 봐’의 먼로 춤은 티저(뮤직비디오가 공개되기 전 일부만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달샤벳 멤버 지율은 “티저 영상이 다리 위주로 공개되다 보니 선정적이란 말이 나온 것 같다”며 “음원 및 뮤직비디오 전체가 공개되면 선정적이란 말은 쏙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와 음원이 전체 공개된 이후에도 선정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치마를 이용해 다리를 강조한 먼로 춤을 본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사 게시판에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는 민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자 KBS <뮤직뱅크> 제작진은 “달샤벳의 먼로 춤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시청자 의견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해당 포인트 안무 부분을 수정하도록 제작자와 협의했다”고 입장을 밝혔고, 달샤벳의 소속사는 기존의 안무와 의상을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달샤벳 멤버 수빈은 “사실 야심차게 준비해 나왔는데 먼로 춤을 수정하게 돼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하다”며 “그러나 다양한 무대 퍼포먼스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더 파이팅하겠다”고 말했다.

애프터 스쿨 ‘봉 춤’
걸스데이 ‘멜빵 춤’

지난 8월 데뷔곡 ‘와썹’으로 가요계에 등장한 여자 그룹 와썹은 빠르게 골판을 튕겨 엉덩이를 흔드는 트월킹(Twerking)을 선보였다.

트월킹은 미국 흑인 문화에서 유행하고 있는 춤으로 기존의 여자 가수들이 선보였던 엉덩이 털기 춤과는 차원이 다르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고난도의 몸놀림이 필요해 국내에서는 전문적으로 시도한 가수가 없어 와썹의 시도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렸다.


데뷔 전, 와썹의 트월킹 연습 영상이 공개되면서 트월킹이 성행위를 연상시킨다 `해 논란이 됐다. 미국에서도 ‘저급한 춤’으로 비난받고 있는 트월킹은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수십명의 재학생이 트월킹 영상을 제작했다가 정학을 당한 바 있다.


짧은 핫팬츠와 엉덩이를 흔드는 춤의 선정성 논란이 계속되자 지상파 방송사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다”는 이유로 심의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후 MBC뮤직 <쇼 챔피언>을 통해 와썹의 데뷔 무대를 본 네티즌들은 여전히 반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일종의 퍼포먼스’라며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주일 후 “미국의 스트릿 힙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의상까지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새로운 힙합신을 전파하겠다”며 의상을 수정한 와썹은 KBS <뮤직뱅크>를 통해 정식으로 지상파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많은 논란으로 이름을 알린 와썹은 지난 20일 새로운 싱글 앨범 ‘놈놈놈’을 발표하면서 고무줄뛰기를 응용한 안무로 다시 한 번 이목을 끌고 있다.

여자 그룹 크레용 팝은 ‘직렬 5기통 춤’으로 올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무대 퍼포먼스
고난도에 잦은 부상도


섹시함과 귀여움이 대세였던 가요계에 트레이닝복과 헬멧으로 무장한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 춤은 신선함을 가져왔다. 자동차 엔진 실린더의 피스톤 움직임과 비슷해 직렬 5기통 춤이라고 불리는 포인트 안무는 경찰, 여고생 등 전 국민이 수많은 패러디 동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국내에서 직렬 5기통 춤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크레용 팝은 다국적 음악회사인 소니뮤직과 해외 배급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9월 글로벌 버전의 ‘빠빠빠 2.0’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50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갖는 직렬 5기통 춤에 대해 <빌보드닷컴>은 “5명의 소녀들은 파워레인저를 연상시키는 헬멧을 쓰고 밝은 색의 트랙 수트를 입은 채 춤을 춘다. 마치 매력적인 5중주를 연출하는 것 같다”며 “멤버들이 마치 엔진 실린더처럼 움직인다. 점프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놀이공원의 회전목마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가요계에 직렬 5기통 춤의 열풍을 몰고 온 크레용팝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된 호주 국영 ABC 방송의 TV프로그램 <Wacky World Beaters>에 출연해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 직접 춤을 가르쳐주는 등 춤을 선보인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5기통 춤’으로
 외국방송 출연

여자 그룹 걸스데이는 ‘멜빵 춤’으로 데뷔한 지 3년 만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걸스데이는 지난 3월 정규 1집 타이틀곡 ‘기대해’의 안무로 멜빵을 응용한 멜빵 춤을 선보였다. 200만 명의 네티즌들이 ‘기대해’ 뮤직비디오를 통해 멜빵 춤에 관심을 보이는가 하면 배우 박신혜, 가수 진운, 성시경, MC 유재석 등 유명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안무를 따라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멜빵 끈을 내렸다가 올리면서 골반을 돌리는 멜빵 춤의 매력에 빠진 수백만명의 외국인들은 온라인에 커버(외국인들이 한국 가요에 심취해 노래와 춤, 가수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멜빵 춤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걸스데이는 ‘여자대통령’을 발표해 여우 꼬리를 흔드는 듯한 ‘구미호 춤’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멜빵 춤과 구미호 춤으로 인기몰이를 하며 데뷔한 지 3년 만에 음악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린 걸스데이는 치킨, 속눈썹 광고 등의 모델 제의를 받으며 한류열풍에 합류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발라드 황제’신승훈

“아이돌은 아티스트 아니다”

최근 가수를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사람을 일컫는 ‘아티스트형’ 가수로 지칭하기도 한다. 이에 ‘발라드계의 가왕’ 신승훈이 가요계 세태에 쓴 소리를 했다.

신승훈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돌과 아티스트를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가수한테 뮤지션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나는 아직도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다. 그런데 그냥 노래 부르는 가수들한테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남발하면 나는 뭐가 되나. 아티스트라는 표현은 백남준 작가 정도에 비견할 만한 가수에게만 허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변진섭, 신승훈, 조성모, 성시경으로 이어지는 발라드 계보가 끊어질 지경”이라던 그는 “요즘 케이윌 외에는 정말 잘하는 발라드 솔로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가요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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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