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11월 괴담' 사건·사고 백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1.19 1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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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스타 잡는 무서운 11월

[일요시사=사회팀올해도 어김없이 ‘11월 괴담’이 연예계를 덮쳤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부터 도박 사건까지 유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11월의 징크스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는 긴장감이 돈다. 1987년 11월1일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사망 이후 가수 김현식, 그룹 듀스의 김성재의 의문사까지, 잇따른 연예인들의 죽음과 마약, 이혼, 도박 등이 유독 11월에 발생해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생겼다. 좋지 않은 소식들로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까지도 분위기를 술렁이게 만드는 11월의 괴담을 연예계는 올해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0일 개그맨 이수근이 불법 스포츠도박인 ‘맞대기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맞대기 도박은 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게임의 운영자가 회원들의 휴대폰으로 경기 일정을 발송하면 회원들이 예상 승리팀을 골라 돈을 거는 형식의 도박이다. 이수근은 검찰에 소환된 지 하루 만에 혐의를 인정했고, 이에 소속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수근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는 6년간 출연했던 KBS <1박2일>을 비롯해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수근을 시작으로 방송인 탁재훈, 개그맨 양세형, 가수 토니안, 앤디, 붐 등이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연예계 불법 도박’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배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도박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은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거나 회사 대표직을 사임하는 등의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수근, 토니안…
불법 도박 혐의

지난 12일에는 개그맨 윤정수가 파산신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윤정수는 사업 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10억원이 넘는 채무를 해결하지 못해 개인파산신청을 했다. 채권자는 각종 금융기관을 비롯해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로 법원은 윤정수의 월수입 등을 감안해 파산신청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윤정수의 소속사 라인 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파산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이유나 액수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윤정수의 파산 소식이 알려지자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려운 사정을 고백한 사실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1월 SBS <자기야>에 출연한 윤정수는 “전망 좋은 회사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웠다. 투자 실패로 23억 규모의 집을 처분했다”며 “회사를 살리려고 한 번 보증을 더 선 것이 더 안 좋아졌고, 어쩔 수 없이 집을 포기하는 게 내가 살 수 있겠구나”라고 고백했다. 당시 경매로 집을 처분하고도 빚이 20% 남아있던 그는 “이젠 어머니를 위한 가방을 사서 현금을 채워 드리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92년 SBS 개그콘테스트로 방송에 데뷔한 윤정수는 귀여운 외모로 MBC 드라마 <미라클> MBC 예능 <느낌표>, KBS <비타민>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2002년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자 부문 우수상, 2003년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2004년 MBC 방송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스타상 등을 수상했다.

이수근·탁재훈·토니안 등 불법도박 적발
개인파산에 마약·음주운전…징크스 재연

KBS <개그콘서트>의 ‘갑을 컴퍼니’ 코너에서 술 취한 상무를 연기한 개그맨 이원구는 음주 교통사고로 괴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일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이원구는 서울 영등포구 노들길에서 우측 도로 경계석에 있는 가로등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팔과 다리가 골절된 그는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오토바이가 출입할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해 가로등을 받아 파손시킨 이원구는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0.157%로 면허취소됐다. 이에 자동차 전용도로 불법 진입과 재물 손괴에 해당해 그는 추후 경찰의 사고 경위 조사 후 처벌받는다.

이원구의 소속사인 마이크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원구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원구 본인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지만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일단은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은 활동 중단을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이원구는 <개그콘서트>에서 애정남, 갑을남녀 등의 코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3일에는 황현희, 정범균, 박성호와 함께 ‘남자뉴스’로 복귀했다. 이원구의 음주 사고로 인해 그가 출연 중인 '남자뉴스' 코너는 1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잠정 폐지됐다. 이원구의 음주사건으로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방송 리허절 전 개그맨 출연자들에게 당분간 음주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원구, 주석
음주운전으로

앞선 지난 4일에는 래퍼 주석이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주석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오전 1시쯤 <S.F League> 공연을 끝내고 자신의 SUV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15%로 면허가 취소되는 만취 상태였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주석이) 술에 취한 상태라 귀가시켰고 향후 출석시켜 음주 사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주석은 일주일 만인 지난 12일 SNS를 통해 “제 불찰로 팬 여러분과 주위 분들에게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자숙하겠다”며 “11월에 예정되었던 음원은 조금 미루기로 했다. 팬분들과의 약속 지키지 못하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차후에 좋은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997년에 데뷔해 힙합 1세대로 이름을 알린 주석은 <싫거나 혹은 좋거나> <정상을 향한 독주> 등의 히트곡을 냈다.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에서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그는 올해 초 자신의 독립 레이블 피이스트레코즈를 설립해 직접 <One Way Ticket>을 촬영하고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OST에 피처링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개그우먼 송인화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2일 송인화는 지난 6월과 7월 미국과 서울 자택에서 언니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송인화의 머리카락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양성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송인화는 “미국에서 친구에게 건네받은 대마초를 언니와 함께 호기심에 피웠으며, 피우다 남은 대마초를 국내로 들여온 후 한 차례 더 흡연했다”고 진술했다.

송인화는 2005년 영화 <투사부일체>로 데뷔해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 등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무명활동이었던 그는 지난 4월 친언니와 함께 KBS 28기 신입 코미디 연기자 시험을 봤고, 송인화만 합격해 개그우먼으로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은혁, 전효성
해킹 당해…

지금까지 11월 괴담의 원인 제공자가 연예인이었다면 올해는 사생활 및 개인 정보 유출되는 피해가 잇달아 발생해 피해를 입는 연예인들도 있었다. 지난 11일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의 SNS에 한 여성의 누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게재된 글에는 Mnet <슈퍼스타K>의 출연자였던 황모양의 실명이 함께 거론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은혁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가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은혁은 슈퍼주니어 월드투어 <슈퍼쇼5>를 마친 후 영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틀 후인 13일 은혁의 SNS는 또다시 해킹당했다. 그의 SNS에는 지난 11일 게재되었던 여성의 또다른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두 번의 해킹을 당한 은혁은 13일 오후 2시경 “실명을 다시 거론하진 않겠다. 피해입은 여성분께 죄송하다”며 “내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와 이야기 중이니까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 아무튼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은혁의 트위터는 “자꾸 xxx 본인 아니라고 해명하는데, 거짓말 한 거 들통났네? 이러고도 본인이 아니라고?”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돼 일주일동안 세 번의 해킹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은혁은 앞선 3월과 6월에도 해킹당해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해킹 당해 사생활 정보유출
과거 찍은 누드사진 파문도

같은날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도 해킹의 피해를 입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전효성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증명사진과 개인정보가 적힌 문서가 올라왔다.

이후 온라인에 퍼진 사진은 전효성으로 확인됐고, 인하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가 입학 전 작성한 문서로 밝혀졌다. 사진 속에는 이름, 학번,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와 학적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에 시크릿의 소속사 TS 엔터테인먼트는 “전효성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현재 경로를 파악 중이다”며 “학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유출 경로를 파악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유출 당시 전효성의 연락처는 모두 바뀐 상태로 피해는 없었다.

소녀시대도 11월의 괴담을 피할 수는 없었다. 소녀시대는 지난 9일과 10일까지 양일간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홍콩 단독 콘서트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 걸스&피스 인 홍콩>을 개최했다.

지난 11일 한류 소식지인 올케이팝은 홍콩의 한 클럽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태연이 홍콩의 한 클럽에 갔다가 파파라치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두 명의 여성이 파파라치를 피하다가 쓰레기더미 위로 넘어지는 장면도 있다.


소녀시대 제시카
공항 실신하기도

올케이팝은 홍콩의 클럽에 방문한 윤아와 태연이 VIP룸에서 두 시간 가량 샴페인을 마시고 댄스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태연과 윤아가 클럽에 방문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파파라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윤아, 태연과 전혀 닮지 않았다”며 올케이팝의 주장을 부인했다.

같은 날 또다른 멤버 제시카 역시 머리를 부상당하는 사고를 입었다. 콘서트를 마치고 홍콩에서 출국하던 중 경호원에 밀쳐져 난간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부상으로 실신한 제시카가 한 남성에게 부축받는 모습이 팬들의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소속사 측은 “공항에 팬이 많이 몰렸고, 이 상황에서 제시카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병원 검진 결과 타박상이 있다고 한다. 머리 부위이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클럽 출입 의혹을 제기한 올케이팝은 지난 10일 ‘에일리로 예상되는 여성의 누드사진’이라는 제목으로 몇 장의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다음날인 11일 오후 에일리의 소속사는 “에일리가 데뷔 전 미국에서 속옷모델 제의를 가장한 사기를 당했다”며 “사기 당한 사실을 상의하기 위해 올케이팝에 재직 중인 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사진이 유출당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정도박’신정환 뭐하나?
3년째 자숙 중

탁재훈의 불법 도박사건으로 과거 ‘컨츄리 꼬꼬’로 함께 활동을 했던 신정환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정환은 2010년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26일 88체육관에서 개최된 1990 나이트 콘서트 <늑대와 여우>에 신정환의 출연 여부로 관심이 모아졌으나 무산됐다. 당시 탁재훈은 기자회견에서 “(신정환)본인이 아직 복귀할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생각 끝에 고사한 것 같다”고 대신 입장을 전했다.

<늑대와 여우> 콘서트는 지난달 2일과 3일 KBS 스포츠월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이후 같은 달 26일 다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내부적인 문제를 이유로 또다시 취소됐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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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