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인맥관리 노하우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0.08 09: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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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재산” 스타들의 빛나는 ‘황금인맥’

[일요시사=사회팀] 국내 한 대기업에서는 사내교육을 통해 직원들에게 인맥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의미하는 인맥. 인맥은 단순한 관계를 뛰어넘어 하나의 능력이다. 스타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수천 명의 인맥을 자랑하는 스타들의 ‘황금 인맥 쌓기’노하우가 궁금하다.




지난 6월 tvN <화성인 바이러스> 연예인 특집 3탄에 김현욱 전 KBS 아나운서가 출연했다. 남일에 참견하다 잃은 돈만 5억원인 ‘백만평 오지랖남’으로 출연한 그는 50개가 넘는 축구, 야구, 교회모임과 청와대 행사를 통해 전직 대통령부터 해외 재벌, 기업인과의 황금 인맥을 공개했다. 이 중엔 홍콩 호텔 재벌인 마하쉬, 기업 순위 30위권 안에 드는 대기업 대표도 속해 있다.

휴대폰에 저장된 번호가 4500여 개라 밝힌 그는 한 달동안 인맥관리에 쓰는 비용만 10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정말 오랜만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은 본인이 누군지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다 안다. 무슨 일이냐고 하는 순간 감동을 받는다”며 “밤늦은 시간에도 지인들이 계속 연락와 자꾸 자다 깨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끌 수 없고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베푸는 마음 중요해
싫을수록 친절하게

지인의 모든 경조사에 참석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그는 한 달에 경조사비만 200만원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충당하기 위해 행사를 많이 뛰다가 아나운서 재직 당시 경위서를 작성한 경험도 고백했다. MC 김구라가 “왜 그렇게 사냐”고 묻자 김현욱은 “난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는 게 좋다. 이게 스트레스면 못한다. 다방면의 사람에게 얻을 수 있는 게 있다”고 답했다. 프리선언 이후 스피치 교육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지난 8월 tvN <퍼펙트 싱어 VS>의 MC로 복귀했다.

뛰어난 말솜씨와 사교성으로 ‘보험설계사로 가장 잘 어울리는 연예인 1위’에 뽑힌 박경림은 조인성, 성시경, 차태현 등의 꽃미남 스타들과의 인맥으로 여성들의 부러움을 샀다. 박경림의 화려한 인맥은 2007년 그의 결혼식에서 빛이 났다.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 지춘희로부터 받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박경림은 5000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그의 하객으로는 동료 개그맨, 영화배우, 가수를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 등이 있었다.

결혼 후 방송에 복귀한 박경림은 2PM, 제국의 아이들 등 아이돌과도 폭풍인맥을 자랑했다. 넓은 인맥을 가진 박경림은 인맥 관리를 주제로 한 강연과 책을 발간하며 그만의 비법을 공개했다.

50개 사교모임…한달에 1000만원

아이돌 등 꽃미남 스타들과 친분

그가 밝힌 비법 중 하나는 “남에게 바라지 않고 베푸는 마음”이다. 그는 “세상에 절대 공짜는 없다”며 “스스로 상대에게 마음을 쓰지 않으면서 내게 마음 써주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인간관계는 다만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다. 내가 상대를 위한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가 나를 위해줄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더 친절하게 베푸는 것”이 비결이라 밝혔다. 그는 “단점에 가려있을 뿐 장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좋은 점만 보려고 하다 보면 그 사람과 친해지게 되고, 그 후에는 이런 점을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 때는 듣는 사람도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선입견없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케이블 채널 YTN <이슈 앤 피플>에 출연한 박경림은 아들 민준이 또한 엄마의 사교성을 물려받아 어린이 집에서 대인 관계상을 받아왔다며 자랑한 바 있다.


언론·정치인부터
두바이 왕자까지…

배우 정준호는 국제적인 인맥으로 ‘인맥왕의 종결자’다. 예능 10년 차의 한 프로듀서가 배우 정준호에게 다른 연기자의 출연 섭외를 부탁할 정도로 그의 인맥 파워는 연예계에서도 알아준다. 자선모임과 연예인 축구단,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비롯해 남자 연예인들의 골프 모임인 ‘싱글벙글’에서 활동하며 장동건, 박상원, 안재욱 등과 친분을 맺었다.

정준호의 넓은 인맥은 국내뿐만이 아니다. 그의 황금 인맥에는 태국의 총리, 몽골 국방부 장관부터 두바이 국왕 부인의 친동생까지 있다. 그의 글로벌적인 인맥은 2011년 이하정 Tv조선 앵커와 결혼할 당시, 이들이 모두 참석하며 증명됐다.

두바이 왕자 등 3500개 전화번호

각계각층 고위인사들과 친구처럼

어린 시절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마을에 인사를 다닌 경험이 인맥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힌 그는 KBS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휴대폰에 3500개가 넘는 전화번호가 있으며 100만원이 넘는 전화비가 비결이다”고 말했다. 또 하루에 일본, 한국, 홍콩을 오가며 지인을 만난 경험과 두바이 왕자로부터 만찬에 초대받는 등의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부인 이하정은 정준호의 인맥관리 습관이 적응하기 힘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다. 결혼을 한 후 일이 너무 많았다”며 “정준호는 명절이 되면 내게 선물리스트를 내밀고 업무지시를 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 ‘매니저 이실장’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지인들과의 만남이 잦은 정준호 탓에 외로운 신혼생활 때문에 싸우면서 서운했던 감정을 고백하기도 했다.

관심사가 같아
막 대하니 편해

‘만능 예술인’ 가수 조영남은 47년간 가수활동을 하며 후배 가수들부터 언론인, 정치인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화려한 인맥을 쌓았다. 실제로 2007년 그의 저서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의 출판기념회에는 손학규, 정동영 의원과 도올 김용옥, 고 앙드레 김 디자이너도 참석했다.

지난해 한 방송에서는 그의 집안 곳곳에 걸려있는 사진들이 공개되며 부시 미국 전 대통령과 고 김수환 추기경 등의 친분을 입증했다. 이 외에도 쎄시봉 멤버인 이상벽, 송창식을 비롯해 조정래, 김지하와 같은 문학계, 미술계, 연예계,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조영남만의 인맥관리 비법은 ‘막 대하기’다. 그는 한 방송에서 “사람을 대하는 데 특별한 방법은 없다”며 “사람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마음이 이끌리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바로 호감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막 대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이 말하는 인간 ‘조영남’의 매력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청탁을 하지 않으며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정치·미술·종교 등에 해박한 지식’이다.

평범하지만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을 가진 조영남은 방송에서 의외의 인맥인 모델 송경아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KBS <명작 스캔들>의 패널로 출연해 가까워진 이들은 평소 미술관에 가거나 지인과의 만남을 자주 갖다고 밝히며 그의 폭넓은 인맥을 증명했다.


출연료도 ‘선뜻’
친필편지에 감동

KBS 간판 아나운서였던 정은아 또한 부드러운 미소만큼 정성으로 사람을 대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TV조선 <법대법>의 MC인 정은아는 K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입문하며 편안한 말투와 안정된 진행으로 SBS <아침마당> KBS <비타민> 등의 MC를 맡으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장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그의 이면에는 ‘인맥관리’라는 말이 민망할 정도로 진실과 정성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한 몫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아는 2008년 KBS 연예대상 쇼 오락 MC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MC 신동엽은 “저 분(정은아)은 매주 출연료의 50%를 회식비로 사용한다”고 언급했다.

한 SBS 예능팀의 책임프로듀서는 정은아로부터 친필편지를 받는가하면 한 언론사의 기자는 정은아로부터 “(자신과 관련된) 기사를 보도해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아 그의 정중함에 놀랐다고 전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스타들의 별난 인맥
압구정서 김C와 이나영이?

지난해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서 ‘가장 놀라운 연예계 의외의 인맥’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수 김C와 배우 이나영이 1위로 뽑혔다. 총 968표 중 153표(15.8%)를 얻은 김C와 이나영은 압구정에 위치한 한 단골 주점에서 만나 영화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알려지며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연예계 의외의 인맥 2위는 배우 장동건과 가수 브라이언으로 111표(11.5%)를 받았다. 브라이언은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장동건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의외의 인맥을 과시했다.

3위는 배우 소지섭과 가수 허각이다. 2012년 <슈퍼스타K2>의 우승자인 허각이 소지섭의 타이틀 곡 <그렇고 그런 얘기>에 피처링을 해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소지섭의 도쿄 팬미팅에 허각을 초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친분을 과시했다.

이어 배우 손예진과 주아민이 4위로 선정됐다. 지난 4월 주아민의 트위터에 “사랑하는 울 손(예진)배우 그리고 정연언니. 생일 축하 축하해!!”라는 글과 함께 손예진의 생일파티 현장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들의 인맥이 화제가 되었다. 

6위로는 축구선수 기성용과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가 선정됐다. 박규리와 기성용은 동갑내기로 2011년 드림콘서트에서 만나 절친한 사이로 발전해 방송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온라인 인맥왕은?

연예인들의 트위터는 스타들의 일상과 생각을 대중들과 공유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며 그들의‘트위터 인맥’도 화제다. 예능프로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개그맨 정준하는 트위터를 통해 배우부터 스포츠 선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과의 친분을 공개했다.

MBC 예능 <무한도전>에서 손연재를 섭외해 의외의 인맥을 과시한 그는 지난 6월 자신이 출연하는 뮤지컬 <스팸어랏> 현장을 찾은 손연재, 송승헌과의 인증샷을 올려 ‘황금 마당발’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대중들이 인증한 ‘트위터 대통령’이다.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견해를 가감없이 드러내며 대중들과 소통한 그의 팔로워(트위터에서 ‘친구맺기’의 기능을 의미) 수는 167만명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인맥을 악용하는 의미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한 언론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고 추측성 기사를 보도하자 그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내 트윗 한방으로 수십만 표를 잃게 된다는 걸 명심해라”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더니 이런 횡포가 있나”, “그동안 우러러 봤는데 실망이다”라며 그를 비판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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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