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목숨 건' 예능 실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09.16 16:25:59
  • 댓글 0개

브라운관 뒤에서 신음하는 스타들

[일요시사=사회팀] “화려함과 볼거리가 많다”며 호언장담했던 <스플래쉬>가 방영 2회 만에 폐지했다. 개그맨 이봉원의 사고소식이 알려진 지 하루만의 결정이다. 담당PD가 제작발표회 시 말한 화려함과 볼거리는 결국 연예인들의 ‘멍든 모습’뿐이었다. 재미보다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지난 4일 개그맨 이봉원이 MBC <스플래쉬> 촬영을 위해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다가 부상을 당했다. 경미한 부상이라는 당사자의 해명에도 네티즌들은 위험한 방송이라며 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했다. 사실 <스플래쉬>의 위험성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스플래쉬>는 네덜란드에서 방영을 시작한 스포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해외에서도 출연자들이 고막파열, 허리부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등 부상이 잇달아 발생했다. 심지어 중국판 <스플래쉬>에서는 한 연예인이 익사하며 논란이 됐었다.

병상에 눕는 스타들

제작 발표회 당시, 출연자 중 한 명인 아이비는 물에 닿는 순간을 “교통사고와 맞먹는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NS윤지는 다이빙대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파하는 연예인들을 보며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잦은 부상이 논란이 되면 제작진들은 “조심하겠다” “책임진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렇지만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을 예고편으로 방송하기도 한다. 마치 성공을 위한 ‘영광의 상처’마냥 취급한다는 생각은 괜한 의심일까?

이봉원의 아내, 개그맨 박미선도 지난 6월 예능프로 촬영 중 크게 부상당했다. MBC <블라인드 테스트 180도>의 수영장 촬영 중 부상을 당했다. 박미선 부상의 주 요인은 ‘플라잉 체어.’ 플라잉 체어는 의자와 출연자가 함께 뒤로 넘어가 물에 빠지게 하는 일종의 벌칙 기구다. KBS2 <슈퍼TV-일요일은 즐거워>에서 처음 등장한 플라잉 체어는 출연자의 코믹한 모습과 아찔함이 절묘하게 조화하면서 큰 재미를 주어 예능프로그램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박미선은 당시 부상으로 한 동안 MBC <세바퀴> KBS2 <맘마미아> 등 많은 프로그램의 MC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줘야했다.

곱상한 외모 뒤에 뛰어난 운동신경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많은 아이돌들은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KBS2 <출발 드림팀>이다. 1999년부터 인기를 끌었던 <출발 드림팀>은 2009년 시즌2로 돌아왔다. 총 10년이 넘는 방송기간에 비해 사고가 적다고는 하지만 부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시즌2를 방영하며 대단한 승부욕을 가진 ‘운동돌’로 급부상한 아이돌 중 한 명이 샤이니의 ‘민호’다.

2010년 3월 민호는 점프해서 봉에 매달리는 경기 도중에 추락사고를 당했다. 추락하며 벽 쪽에 머리를 부딪쳐 사고 직후 병원을 찾았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그러나 한 팬에 의해 인터넷에 올라온 사고 순간의 사진은 아찔했다. 민호는 같은 해 7월 경기 도중 상대편 선수와 부딪혀 근육파열이 되며 녹화에 불참했으며 예정했던 컴백일정에도 차질이 생긴 바 있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던 탤런트 리키김 또한 촬영 중 어깨 탈골 부상으로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가수 조성모가 <출발 드림팀> 녹화 중 크게 다쳤다. 멀리뛰기를 하던 조성모는 왼쪽 발목이 골절돼 골반 뼈를 발목에 이식하는 수술을 6시간동안 받아야 했다. 당시 전문가는 조성모의 부상은 발목 골절 중에서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조성모는 두 번의 큰 수술과 6개월의 재활치료를 하며 공백기를 보냈다. 2011년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그는 “담당의사로부터 ‘장애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며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이후 예능에 복귀했지만 많은 부상의 트라우마로 얼마 전 출연한 <파이널 어드벤처> 탐험에서 미션을 포기하는 모습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 했다.

촬영하다 사고로 큰 부상 비일비재
고막파열에 허리부상까지 고통 호소
방송일정 무기한 연기…컴백도 차질

배우 황인영도 MBC <파이널 어드벤처> 태국 촬영 때 칼에 찔리는 부상을 당했다. 숲에 묶여있던 카누를 풀려다가 칼에 손을 찔렸고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촬영은 계속됐다. 심한 부상을 입은 황인영은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다. <파이널 어드벤처> 기자간담회에서 촬영 중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황인영은 “염증을 방지하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맞은 주사 때문에 멍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 중이던 탤런트 이본은 현지 병원의 좋지 않은 위생상태에 대해 “수술이 가능할지 겁도 났다”고 했다. 전 레슬링선수 심권호 역시 같은 프로에서 힘줄이 끊어질 뻔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러한 탐험 예능 프로그램은 단순한 부상에 그치지 않아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그우먼 정정아는 예능프로에 출연해서 오지탐험에 대한 아찔한 기억을 토로한 적이 있다. 지난 2005년 정정아는 KBS2 <도전 지구 탐험대> 아프리카 촬영 중에 아나콘다에 물렸다. 담당 PD의 지시에 따라 아나콘다를 잡으면서 아나콘다의 이빨이 팔에 박혔지만 지속적으로 촬영 강행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현지 주민에 의한 응급치료 후 병원에서 항생제를 맞았지만 손 통증으로 촬영을 포기하고 귀국했다. 부상 이후 한동안 방송출연을 하지 못해 힘든 시기를 보낸 정정아는 이 날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도전 지구 탐험대>는 지난 1999년에도 배우 김성찬이 촬영 중 급성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해 논란이 됐다.

만화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 목소리로 유명한 성우 장정진은 2004년 오락프로그램 녹화 도중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 KBS 추석특집 방송을 녹화하던 중 소품용 떡이 기도에 걸리면서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병원에 이송되었지만 한 달여간 병상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KBS는 그의 별세소식을 전하며 잘못이나 공식사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에 시민단체는 프로그램의 구조적 폐해 문제를 지적하며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혁신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결국 KBS는 해당 프로그램 코너의 폐지와 함께 '오락 프로그램 제작 시 안전요원과 의료진 배치 의무화'와 기획단계부터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사전 기획 점검제'를 도입해 실시한다고 공식사과문을 통해 알렸다.

촬영 강행 요구도

<스플래쉬> 제작 발표회 당시, 신정수 PD는 프로그램의 목적이 ‘웃음’이 아님을 예고했었다. 맞다. 이젠 ‘재미’를 넘어선 ‘감동’의 예능이 대세다. 연습을 거쳐 성공하는 모습은 물론 연예인 자신을 비롯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동과 짜릿함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허나 예능프로그램 이면에 숨겨진 출연진들의 눈물과 고통은 시청자들이 쉬이 알 수 없다.

일단 논란의 중심 <스플래쉬>는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출연진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른 예능프로그램들의 추후 행보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