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골프장 캐디피 12만원 시대 집중분석

“골프치기 무섭다”

‘캐디(caddie).’ 골프장 코스를 파악하고 골퍼들에게 클럽 선택이나 바람의 방향과 지형, 룰에 대한 조언을 돕는 경기 보조원이다. 16세기 스코틀랜드 메리 스튜어트 여왕이 세인트앤드루스에서 골프라운딩을 즐길 때 프랑스 귀족의 어린 아들을 ‘카데(생도라는 뜻)’라고 부르며 대동했는데, 이것이 캐디의 유래로 알려졌다.

그런데 요즘 캐디들이 골퍼들을 울리고 있다. 바로 국내 골프장들이 팀당 10만원이던 캐디피를 올해 대거 12만원으로 올린 것이다.
종전 10만원에서 12만원(4백1캐디 기준)으로 인상한 골프장이 전체의 31%로 늘어났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18홀 이상의 국내 골프장 325곳을 조사한 결과 31%인 101곳이 12만원의 캐디피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퍼 울리는 캐디

회원제 골프장은 227곳 중 39.0%인 89곳, 퍼블릭 골프장은 98곳 중 12.2%인 12곳이 12만원을 받고 있다.
캐디피 12만원을 받는 골프장은 2011년 파인리즈 1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봄 수도권 일부 고가 골프장이 12만원으로 인상한 이후 15곳으로 늘어났고 올해 5월 50곳, 8월에 101곳으로 급증했다.
캐디피 12만원인 회원제 골프장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가평베네스트 등 58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강원권이 16곳(골든비치 남춘천 동원썬밸리 라데나 비발디파크 센츄리21 엘리시안강촌 웰리힐리 오크밸리 옥스필드 제이드팰리스 청우 클럽모우 파가니카 힐드로사이 휘닉스파크)이었다. 충청권은 12곳(동촌 레인보우힐스 로얄포레 상떼힐 센테리움 시그너스 썬밸리 아름다운 임페리얼레이크 젠스필드 천룡 힐데스하임)이다.
영남권에서는 레이크힐스경남과 스카이뷰(경남 함양) 등 2곳에서 12만원을 받았고 베네치아(경북 김천)는 11만원이었다. 호남권에서는 상떼힐익산이 유일하게 12만원을 받고 있다.
 

18홀 이상 325곳 중 100곳, 지난해는 15곳
캐디 수 절대적 부족이 캐디피 인상 주요인

 

퍼블릭 골프장도 총 12곳에서 12만원의 캐디피를 받았다. 수도권의 경우 베어스베스트(인천), 베어크리크 가산노블리제(이상 포천), 해솔리아 360도(이상 여주), 이천실크밸리(이천) 등 6곳이었으며 강원권은 블루마운틴 홍천(이상 홍천), 파인리즈(속초), 벨라스톤(횡성), 오너스(춘천) 등 5곳, 영남권은 사우스케이프오너스(남해) 1곳이었다. 써닝포인트(용인)와 장수(전북 장수)는 11만원을 받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가장 싼 9만원의 캐디피를 받는 곳은 제주의 캐슬렉스제주, 한라산 등 2곳이었다. 팀당 캐디피가 가장 비싼 곳은 인천국제로 1백1캐디제로 운영해 캐디피만 28만원이다. 2백1캐디제인 안양은 24만원, 레이크우드는 20만원이다.
1969년 당시 18홀 기준으로 300~400원으로 출발했던 캐디피는 1993년 시행된 캐디피 정액제로 그린피에서 분리, 3만원으로 재조정됐다.
골프인구의 증가로 1996년 6만원, 2005년 8만원으로 올랐고 2009년엔 10만원을 넘어섰다.
골프장이 캐디피를 인상시키는 가장 큰 배경은 캐디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골프장 입장에선 빠른 경기 진행으로 더 많은 내장객을 유치해 매출을 올리려면 캐디의 존재가 절실하다.
현재 450여개 골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디들은 대략 3만여명 선. 보통 18홀 기준 60명 안팎의 캐디들을 필요로 하는데, 올해 골프장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캐디 수급 균형이 깨졌다. 올해 말엔 골프장 500개를 돌파할 예정이어서 골프장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000~5000만원의 연봉과 숙식, 교육까지 지원받는 캐디들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들을 잡기 위해 골프장이 내놓은 ‘당근책’이 바로 캐디피 인상이다.
하지만 인상분에 대한 부담은 오롯이 골퍼들 주머니에서 빠져나간다.
일반 골퍼들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골프장 배를 불리는 데 왜 우리가 돈을 내야 하나” “ 캐디인지 학생인지 모를 캐디한테 12만원씩이나 줘가며 가르쳐야 하나” “안 그래도 줄어드는 골프장 손님이 더 떨어질 게 뻔하다. 제 무덤 파는 꼴”이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업계 시선도 따갑다. 윤원중 한국골프장경영협회의 사무국장은 “캐디가 부족하면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턱대고 캐디피를 올려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면 분명 부메랑이 돼 골프장의 경영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골프 관계자들은 미국처럼 노캐디 또는 캐디선택제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도 지방은 이미 캐디선택제가 정착됐고, 수도권 일부 골프장은 20명 정도만 캐디를 보유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제로 탄력 있게 운영, 자연스럽게 골퍼들의 부담을 줄이는 상황이다.

캐디선택제 확산


이런 가운데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협동조합’이 발족을 준비, 캐디 수급 문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협동조합이 싱글맘이나 경력 단절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캐디교육을 시켜 골프장에 파견하면 골프장은 캐디 수급문제를 해결하고 골퍼들은 지금보다 낮은 캐디피를 부담한다.
사회문제인 일자리 창출까지 가능해 1석 3조의 효과를 본다”며 “진정한 의미의 골프 대중화 시대를 위해선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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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