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잘 나가는 ‘7인의 삼성 떡검’ 현주소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2.26 14: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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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한 의원은 금배지 떼이고 돈 먹은 떡값검사들은 '떵떵'

[일요시사=정치팀]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 일간지 사주와 삼성의 고위층 인사가 조용히 만났다. 이들은 대통령후보와 검찰 고위간부, 그리고 돈 보따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내용은 8년이 지난 후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의 비밀대화가 국정원에 의해 녹취된 지 16년이 흐른 지금, 이를 공개한 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렇다면 돈의 주인으로 알려진 ‘떡값검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른바 ‘삼성 떡검’ 7인의 현주소를 추적해 봤다. 




법조계를 향한 여론이 흉흉하다. “떡값검사나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에게 실형을 내린 법관이나 다 한통속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다. 검찰은 떡값검사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됐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그래놓고 노 대표에게는 실형을 선고했다. 법은 대상에 따라 이처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법원이나 검찰이나 삼성X파일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위상 실추

노 대표에 대한 대법원의 ‘의원직 상실형’ 판결로 당시 노 대표가 공개했던 떡값검사, 이른바 7인의 ‘떡검’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에 의해 녹취가 이뤄질 당시 이들은 모두 검찰 고위간부였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삼성X파일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드러나면서 정국은 충격에 휩싸였지만, 사건의 중심인 검찰은 어쩐 일인지 끄떡없었다는 점이다. 사법처리는 고사하고 검사복만 벗었을 뿐,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사회고위층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현재 국내 최대의 로펌회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경원 변호사는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다. 최 변호사는 삼성X파일이 공개된 후에도 검사직을 유지하다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하는 내공을 보였다.


최 변호사의 타이틀이 하나 더 있다. 검찰동우회 회장. 지난 11일 검찰동우회가 연 신년교례회와 정기총회만 보더라도 이 모임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이날 교례회에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귀남·김종구·김기춘김성호 전 법무장관, 김준규·송광수·박순용 전 검찰총장, 현 권재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김진태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검찰 핵심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막강한 권력 조직을 과시했다.

이날 최 변호사는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최악의 위기상황”이라며 “이렇듯 참담할 정도로 검찰의 위상이 실추된 적이 없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검찰 내부가 단합해 뼈를 도려내는 혁신을 하고 노력을 다해야 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경기고 서울법대, 검찰 고위간부, 법무부 장·차관 경력도
현 변호사, 기업인, 대한공증인협회장, LG전자 사외이사 등 다양

한부환 변호사는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다. 한 변호사도 최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법무부 차관으로 영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후 한 변호사는 서초구에 자신의 이름으로 법률사무소를 냈으며 언론중재위원회 신임 중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이때 한 변호사는 전국언론노동조합에 X파일 기사와 관련한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로 언론중재위원 제척사유가 분명한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일 한 변호사는 법조언론인 클럽에서 ‘2012 올해의 법조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한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한 변호사가 법학교육위원회 초대위원으로 로스쿨 인가기준 마련 작업에 참여하고, 제1기 로스쿨평가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로스쿨 평가를 주도해 로스쿨이 발전할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삼성X파일에 이름을 올릴 당시 서울지검장이었던 안강민 변호사에게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안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그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초원복집 사건은 1992년 제14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이 불법도청을 한 사건이다. 그로부터 5년 후 국정원의 도청에 의해 안 변호사가 떡검으로 알려지면서 명예가 추락한 것이다. 

안 변호사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으며 현재 서초동에서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고검 차장검사였던 홍석조 변호사는 떡검 폭로로 인해 광주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현재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대표이사직을 맡아 사업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노 대표를 의원직에서 끌어내린 삼성X파일 관련 2005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작은처남이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인 홍석조 광주고검장이 ‘떡값 전달책’을 맡았다고 한다. 이 보도자료에 소개된 녹취기록을 보면 홍석현 사장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석조한테 한 2천 정도 줘서…. 작년에 3천 했는데 올해는 2천만 하죠. 우리 이름 모르는 애들 좀 주라고…”라는 발언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인으로 변신한 사람이 또 있다. 김상희 변호사는 2009년에 LG전자 사외이사로 현재까지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 녹취록에 언급될 당시 김상희 변호사는 동부지검 차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그는 법무부 차관자리를 꿰차 삼성X파일을 무색하게 했다.

사외이사는 성공의 척도로 여겨질 정도로 물질적인 혜택과 함께 사회적인 명성도 높일 수 있는 자리다. 고액연봉, 해외연수나 세미나, 출장비 지원, 실권주 배정 등 각종 부가수입도 짭짤하다. 그런 점에서 김 변호사는 기업인으로 매우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고 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1년 선배로 알려진 김진환 변호사는 당시 서울지검 2차장 검사를 맡고 있었으며, 이후 서울지검장을 거쳐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법무법인 충정의 대표변호사이자 대한공증인협회장으로 법조계의 주요인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이사 시절 삼성X파일에 이름을 올린 김두희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을 맡았으며 현재 경기도 성남 분당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떡검 명단을 공개했던 노 대표는 “홍석조는 오래전부터 후배검사들을 관리하는 임무를 담당하였고, 2003년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있으면서 삼성맨을 요직에 앉힌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검찰의 인사권자는 사실상 삼성”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떡값검사에 이름을 올린 이들에게는 한 가지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그리고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경기고등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이들은 국정원 도청과 이상호 MBC 기자의 보도, 노 대표의 삼성X파일 공개에 의해 삼성과 연결됐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

삼성 떡검 파문의 당사자인 노 대표는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의 유죄가 확정됐다. 현재 노 대표에 대한 사면요구 서명운동이 일어나는 등 대법원 판결에 대한 여론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사회 각 위치에서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는 전직 검사들이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라도 이 같은 논란을 마무리해 검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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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