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노역 몸값 '베스트10'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2.27 15:58:52
  • 댓글 0개

서민은 '머슴 일당' 회장은 '황제 일당'

[일요시사=경제1팀] 하루 일당이 가장 많은 사람은 누굴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아니다. 연봉도 아닌 일당이 3억원에 달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다만 이는 법원이 선고한 벌금을 노역으로 대신할 경우 환산된 일당이다.

22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지난 12일 법원이 권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탈세액이 크고 죄질이 불량한데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아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법정구속도 그렇지만 그에게 떨어진 벌금 2340억원이 화제다. 재판부가 선고한 벌금 2340억원은 검찰이 구형한 벌금 2284억원보다 56억원이나 많은 액수. 이를 노역금으로 환산하면 '1일 3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유치기간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현행 형법에 따라 벌금 2340억원을 최장 3년으로 나눈 결과다.

1만원 vs 5억원

다시 말해 권 회장이 기존 4년에서 2년2개월만 추가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 노역을 하면 벌금 2340억원을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물론 노역장 유치기간이 줄면 일당은 3억원에서 더 많아진다.

노역장 유치는 벌금이나 과태료를 내지 못한 사람에게 일정 기간 수감 상태로 일을 시키는 처분이다. 일반 벌금형을 받은 사람들의 하루 노역금은 보통 5만원선. 벌금형을 선고할 때 피고인의 하루 수입액, 범죄 경중 등을 고려하는 법원은 통상 벌금이 1억원 정도면 하루 10만원, 500만원 이하면 하루 1만원을 노역금으로 선고한다.

권 회장의 하루 노역금이 3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법조계와 시민단체 안팎에선 관련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형평성 때문이다. 처벌을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노역장 유치 일일 환산금액은 최저 1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노역금에서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무거운 범죄를 저지를수록 혜택을 보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 변호사는 "형법은 유치기간만 규정하고 금액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외국과 같이 벌금에 따라 노역장 유치기간을 늘리는 등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의 노역 일당 3억원은 아직 법원에서 확정된 것이 아니다. 1심 벌금을 계산한 결과일 뿐이다. 2·3심에서 벌금이 줄어들 수도 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최고기록을 가진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노역 대가가 '1일 5억원'이었다. 500억원대 법인세 등을 포탈하고 회삿돈 1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허 전 회장은 2011년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이와 함께 벌금 254억원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됐다. 1심은 벌금 508억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세금을 납부한 점을 참작해 절반인 254억원으로 줄였다.

'선박왕' 권혁 회장 노역 환산액 '1일 3억'
최고기록 허재호 회장 5억…보통 수천만원

당시 법원은 허 전 회장이 벌금 내지 않을 경우 1일 노역 환산 금액을 무려 5억원으로 책정했다. 단 51일만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벌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었다. 같은 시기 일반인들의 다른 판결을 보면 벌금 2000만원이 선고된 강모씨는 노역 1일 환산액이 5만원이었고,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이모씨는 3만원, 벌금 150만원이 선고된 김모씨는 1만원이었다. 허 전 회장과 이들은 똑같이 노역을 하고도 '몸값'은 각각 1만∼5만배나 차이가 났다.

그때까지 1일 노역금 최고기록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법원은 2009년 주식 헐값 발행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함께 벌금 1100억원을 최종 선고했다. 그러면서 이 전 회장이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하루 1억1000만원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도 이 회장 못지않다. 2004년 분식회계 및 부당이득 등 혐의로 징역 3년과 함께 벌금 400억원을 선고받고 하루 노역금이 1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밖에 벌금형을 선고받은 총수들 가운데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1500만원 ▲박용오·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1000만원 ▲문병욱 라미드그룹 회장은 400만원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250만원 등으로 노역 일당이 정해진 바 있다. 반면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제공 혐의로 30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하루 노역대가는 10만원으로 책정됐었다.


재계 관계자는 "돈 많은 대기업 회장들이 벌금을 내지 않으려 몸으로 때우겠냐"며 "실제로 재벌 총수들 가운데 노역을 한 사람은 없다. 벌금을 맞으면 곧바로 한꺼번에 낸다"고 전했다.

일반인 중 가장 많은 1일 노역금이 환산된 사례는 밀수범 강모씨다. 강씨는 2011년 시가 550억원어치의 금괴 1.214t을 일본에 밀수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월과 벌금 548억원, 추징금 537억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강씨가 벌금을 내지 않으면 1억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유명인 중 노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만한 인사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두 사람은 1997년 대법원에서 각각 추징금 2205억원, 2628억원이 확정됐다. 이중 전 전 대통령은 1673억원을, 노 전 대통령은 23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하늘과 땅 차이

정치권에선 이들의 강제노역을 추진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9일 두 전직 대통령을 겨냥해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노역장에 강제 유치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된 만큼 본회의에서도 무난한 가결이 예상된다. 이 경우 두 전직 대통령은 강제노역될 수도 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강제노역 추이

벌금 대신 강제노역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벌금 미납 노역장 유치처분 건수는 2008년 2759건, 2009년 2819건, 2010년 2918건, 2011년 3221건으로 매년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2503건이나 집행될 정도로 급증했다. 

법무부는 "경제상황이 나빠져 벌금을 몸으로 때우는 사람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며 "돈이 없어 노역을 택하는 고액 벌금 대상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