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천기누설> 재계총수 5인 계사년 운세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2.07 14: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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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이끌 황제들 "하늘은 누구 편?"


[일요시사=경제1팀] 60년에 한번 돌아온다는 검은색 뱀의 해 계사년(癸巳年)이 밝은 지 어느 덧 두 달. 올해 재계의 화두는 위기관리와 성장동력 확보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었고, 그 여파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재계 총수들의 신년운세를 통해 올 한해 우리 경제를 점쳐봤다.

이건희 삼성 회장
"맹공격에도 끄떡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주력 계열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글로벌 톱10'에 오르는 등 행복한 한해를 보냈다. 2012년 한 해 매출만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유로존 경제불안, 미국 재정절벽 우려, 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계속된 여건하에서도 고부가·차별화 전략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트 사업 매출 증대와 모바일 AP 판매 확대를 달성했다.

이 회장의 올해 운세도 좋다. 백운비 원장은 "유의유덕(有義有德)"이라고 운을 띄운 뒤 "평소에 생각했던 바가 이뤄지고 지난해에 못한 일이 이뤄지며 지난해에 잘못되고 무너졌던 부분을 새로 고치고 재정비 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강한 운 들어와 보호막 형성


백 원장은 "다만 운이 중간중간에 끊기는 형상이 오기 때문에 의견전달이 충분히 되지 않아 오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며 "사업을 진행할 때 직접 거래보다는 중간 대행을 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또 백 원장은 "대내분쟁은 이번 해까지는 겪어야 한다"고 점쳤다. 여기서 '대내분쟁'은 맏형인 이맹희씨와의 상속분쟁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상속소송 선고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별 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한 운이 들어오는 해이기 때문에 보호막을 형성, 어지간한 공격에는 끄떡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래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내실 경영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잔 밑을 챙겨라"

"도고명립(道高名立). 성장하고 발전하며 명성이 한 단계 더 올라간다." 백 원장이 밝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2013년 운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41만357대의 차를 판매했다. 전년 판매대수 405만9438대보다 8.6% 증가한 실적이다. 내수시장에서는 시장 불황과 수입차에 밀려 판매가 부진했지만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판매호조를 보인 결과다.


지난해 10월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차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한 53위를 기록, 아우디를 제치고 자동차 브랜드 7위로 올라섰으며 기아차는 87위로 처음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

백 원장은 "외부 사업은 지속적으로 번창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최근 정 회장으로써는 가뭄 속 단비와 같은 말이 아닐 수 없다.

정, 해외시장서 최고될 좋은 기회

정 회장은 지난해 말 전세계 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장이 참석한 회의 자리에서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잃으면 안 된다"며 "현대·기아차의 살 길은 여전히 해외시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중대형차를 수출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에쿠스와 제네시스로 미국럭셔리시장 점유율 9%를 달성하자는 캠페인도 이와 맥락을 함께 한다.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운이 절반으로 나눠질 수 있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백 원장은 "손재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외부내실(外富內失)할 수 있다는 것. 백 원장은 "내분이 많으니 투쟁·분쟁 등을 잘 다스려야 한다"며 "애매한 거래를 삼가고 가능한 직접 관여하고 상대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28일 오전 6시30분에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으로 출근하는 등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백 원장은 "뚝심이 대단해 내분이 있어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본무 LG 회장
"사람이 재산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임진년은 도약의 한 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9조원대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9100억원 규모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 신화' 재연에 한 발 더 다가선 셈이다.

이 기세는 201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원의 투자를 단행 '시장선도'에 나섰다.

백 원장은 "구 회장의 올해 운세가 1년 내내 전반적으로 평행하다"며 "가활만인(可活萬人). 즉 외부에서 안으로 사람이 모이고 더불어 덕을 많이 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나아가 구 회장이 다른 사람의 위험도 본인이 도와줘서 큰 덕을 남긴다고 지목했다. 인간관계를 넓게 활용할수록 큰 복이 되어 돌아온다는 설명이다.


구, 인재 모으면 복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구 회장은 지난해 말 LG인재개발대회에서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삼고초려하는 것과 같이 최고경영자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며 "좋은 인재가 있다면 회장이라도 직접 찾아가겠다"고 밝힌 후 8개 계열사 사장들을 이끌고 미국행에 나섰다. 인재 모으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또한 LG그룹은 시장선도 사업을 만들어 내는데 필요한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에도 지난해 채용 규모인 1만5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 회장이 단 한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백 원장은 지적했다. 건강이다. 백 원장은 "부분적 건강운이 안좋으니 평소에 약점을 보완하고 가능한 7월이나 11월은 40km 이상 원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
"마지막엔 웃는다"

시작은 좋지 않다. 하지만 백 원장은 "최 회장의 올해 운세는 구원의 해"라고 전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지난 31일 SK그룹 계열사 자금 횡령 등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최 회장은 2008년 말께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공모해 SK텔레콤, SKC&C 등 SK그룹 계열 18개사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497억원을 빼돌리고 그룹 임원들의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것처럼 속여 비자금 139억여원을 조성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시작은 미약…결국 끝은 창대 

최 회장은 법정 구속이 결정된 직후 "제가 무엇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이 사건 자체를 알게 된 것은 2010년이다"며 "이 사건 자체를 잘 모른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거 하나다"고 호소했다.

백 원장이 진단한 최 회장의 올해 운세는 한마디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는 일이 많은 해'다. 백 원장은 "관약이 중중하니 송사에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다행이 운이 살찌는 형상이라 약한 부분이 보완되고 병든 부분이 치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2013년의 시작은 우울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룹 사업도 성장이 기대된다. 백 원장은 "내수도 좋지만 운이 외부로 강하게 뻗어 있어 해외 쪽에 큰 성장과 결실이 기대 된다"며 "잠시 스쳐가는 위기에 그룹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본업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
"과욕은 금물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용띠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좋지 않은 임진년을 보냈다. 회사에 수천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경영공백을 맞은 그룹은 ING생명 동남아 법인을 인수하는데 실패하는 등 일부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한 한화건설은 최근 김 회장의 건강상태까지 급속히 악화돼 재판마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백 원장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걱정과 근심은 여기까지로 보인다. 백 원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인간관계 개선과 수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화답하듯 한화그룹은 올 해 초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 한화그룹은 호텔, 리조트 서비스인력, 백화점 판매사원, 직영 시설관리인력, 고객상담사 등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직무에 종사하는 계약직 직원들에 대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 부동산 투자·개발 시 큰 성장

오는 3월1일부터 시행되는 정규직 전환의 대상자는 무려 2043명이다. 게다가 한화그룹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이들에 대해 기존의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및 정년 보장과 함께 승진의 기회도 약속했다.

백 원장은 "김 회장의 올해 운이 부동산 투자·개발 쪽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현재 그룹이 진행 중인 부동산 관련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욕은 금물이라는 전언이다. "욕비불귀(慾非不起). 정도와 한계를 지킨다면 더욱 튼튼한 결실을 맺게 되지만 욕심을 부린다면 무너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강악화에 대해서는 "운명적으로 건강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외길 역학 인생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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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