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일요시사> 선정 2013년 기대만발 8인

  • 박민우 pmw@ilyosisa.co.kr
  • 등록 2013.01.03 1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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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일요시사=경제1팀] 새해다. 집집마다 희망 가득한 새 대통령 얘기가 화두일 터. 그래도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경제 상황이 너무 어두워서다. 작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는데, 올해 더 경기가 안 좋다는 소식은 절망적이다. 이래저래 울적한 국민들은 무슨 낙으로 살까. 그나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줄 이들이 있어 다행이다.

 

 

①칼 차고 돌아올 안철수

이번 대선에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감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지난해 대한민국 정치판을 뒤흔든 최대 이슈는 바로 '안철수 현상'이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안철수 신드롬'이 확산됐고, 그는 결국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안 전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이렇게 끝난 게 아니다.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안 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올해 중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권교체에 실패한 민주당 정계개편에 안 전 후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가 직접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정치 세력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신당 창당은 정해진 수순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4월 재보선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②예능계 최대 변수 신정환

올 방송 예능계의 최대 변수는 신정환의 복귀 여부다.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보였던 신정환은 김구라·강호동 복귀에 이어 컴백이 기다려지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그의 근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정환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아직 다리에 쇠가 박혀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 수시로 등산도 하고, 산책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특히 방송 복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조용히 지내는 이유가 있다"며 "복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 내년이든 방송을 하게 되면 하는 것이고,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정환은 2005년 도박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불법 카지노 VIP룸에서 판돈 500만원을 걸고 속칭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것. 당시 재판부는 벌금 70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했고, 신정환은 방송복귀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0년 해외도박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도박 및 외환관리법, 여권법 위반 혐의를 받은 신정환은 홍콩, 네팔 등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다 5개월 만에 귀국,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다. 재판 결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수감 6개월 만에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③차세대 국민MC 김기리

개그맨 김기리는 지난해 말 'KBS 2012 연예대상'에서 남자신인상 코미디 부문의 영예를 누렸다. 김기리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한다"며 "아무것도 아닌 나를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감독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KBS 25기 공채 개그맨인 김기리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생활의 발견' '불편한 진실' '전국구'등의 코너에서 재치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김기리는 코너 속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주로 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를 알아본 대형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김기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와 한솥밥 식구가 된 김기리는 '큐브 1호 개그맨'이 됐다. 홍승성 대표는 "김기리를 예능계의 숨겨진 원석이라고 판단했다"며 "개그맨을 넘어 차세대 MC 및 예능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 그를 영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④충무로 블루칩 송중기

최근 한 발표가 눈길을 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조사한 '2013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전국 소비자평가단 700여명이 투표한 결과 2013년 대한민국을 빛낼 5대 브랜드로 삼성전자·유니클로 히트텍·카카오톡·YG엔터테인먼트 등이 선정됐다. 여기엔 유일하게 '사람'도 포함됐다. 바로 송중기다. 다른 제품과 회사 선정에 대해 "지난해 경쟁력 면에서 올해도 기대된다"는 평. 그렇다면 송중기는 왜 선정됐을까. 위원회는 "송중기는 드라마 <착한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의 연이은 흥행으로 국민배우로 거듭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여심'을 흔들었다. 충무로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을 통해 한국 멜로 사상 최다인 700만 관객을 불러 모아 흥행 배우로 우뚝 섰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중기는 이 영화로 한국갤럽이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2012년을 빛낸 영화배우'설문 결과 이병헌(37.6%)에 이어 15%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빛낸 탤런트'에서도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송중기는 각종 설문에서 2013년 기대주로 선정되고 있다.

 

⑤국민에 희망 던질 류현진


IMF 때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시련에 잠긴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1997년 14승(8패), 1998년 15승(9패), 1999년 13승(11패), 2000년 18승(10패), 2001년 15승(11패)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박찬호의 빛나는 활약이 국민에겐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이제 그 자리에 '괴물' 류현진이 선다. 공교롭게도 국내 경제 상황이 IMF 때와 오버랩 될 만큼 어렵다.

류현진은 박찬호가 처음 뛰었던 LA다저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6년으로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약 390억원)다. 이닝 보너스 등을 충족시키면 6년 간 최대 4200만 달러(약 45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LA다저스에서 3선발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류현진은 그해 한화에서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프로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MVP와 신인상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유독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지난 시즌에선 9승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2.66의 평균 자책점으로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국내 프로야구 7시즌 통산 성적은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⑥박지성과 바통터치 손흥민

박찬호의 바통을 류현진이 이어받았다면 박지성의 바통은 손흥민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함부르크)은 국가대표 출신의 부친(손웅정)에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배웠다. 동북고를 다니던 중 2008년 함부르크에 스카우트돼 자퇴하고 유스 아카데미를 거쳐 2010년 1군에 입단했다. 그해 11월 쾰른전에서 터뜨린 유럽 데뷔골이 123년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최연소 골로 기록됐다.

2011년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내내 함부르크의 최전방을 이끌었다. 전반기 17라운드까지 16경기에 나서 6골을 넣었다. 전 시즌 자신의 최다골인 5골(27경기)을 이미 넘어섰다. 팀내 득점 공동 1위, 전체 9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유럽이 주목하고 있다. 빅클럽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아스날 등 명문 구단들이 손흥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⑦눈부신 체조요정 손연재

'피겨 여왕' 김연아가 숨을 고르는 사이 요정이 등장했다. 바로 손연재다. 올해 '체조요정' 손연재의 활약도 기대된다. 6세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일찌감치 국내 대회를 싹쓸이 하고 2010년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세계무대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요정의 존재감이 드러난 것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손연재는 5위에 입성,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의 인기는 A급 연예인 못지않다. 눈부신 미모 때문이다. 각종 제품의 광고모델로 나선 손연재는 이미 CF계에서 '제2의 김연아'로 불린다. 손연재는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한국을 빛낸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에서 37.1%의 지지율로 박태환(29.1%), 박지성(23.7%), 김연아(23.0%)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손연재는 아직 정점에 오르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우선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5위 내에 들어야 한다.

 

⑧박세리 키즈 김효주

"박세리 언니처럼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는 '수퍼 루키' 김효주는 올해 '김효주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펄펄 난 김효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와 5억원의 스폰서 계약을 하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곧바로 열린 프로 데뷔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에서 공동 15위(71타)에 그친 뒤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40만 달러·우승상금 8만 달러)에서 정상(205타)에 올랐다.

김효주는 프로 전향 후 최단 기간인 2개월11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1996년 미도파 여자 오픈에서 2개월18일 만에 우승한 김미현(은퇴)이다. 박세리와 신지애로 이어진 한국여자골프의 계보는 김효주가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프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신력이 강한 김효주는 드라이버와 퍼팅만 가다듬으면 박세리, 신지애처럼 세계무대를 호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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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