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주자를 만나다> ‘성과로 말하는’ 최은석 대구시장 예비후보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4.14 17:37:05
  • 호수 1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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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서 돈 벌어본 시장 필요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최은석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대구를 청년 스타트업의 메카로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통해 청년이 모이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에 대해선 “떠밀리듯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며 “진정성 측면에서 대구시민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비비고·올리브영을 유명 브랜드로 일군 경험이 있다. 그는 “정당보다 인물이고, 말보다 실행”이라면서 “대구를 살려 다시 일으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최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계기는?

▲저는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대구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직접 확인한 대구의 경제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엄중했다. 많은 분들이 대구의 문제를 경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를 말로 하는 것과 실제로 돈을 벌어본 것은 전혀 다르다. 예산을 좀 더 확보한다고 도시 경제가 살아나진 않는다.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외부 의존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는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다.

저는 시장에서 직접 성과를 만들어봤다. 임직원 3만5000명을 둔 조직을 이끈 CEO였고, 비비고·올리브영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이제 그 경영 DNA를 대구 시정에 과감히 이식해서 멈춰 있는 대구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하려고 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기업 경영과 2년 동안 경험한 정치의 차이는?

▲가장 큰 차이는 속도와 책임의 구조라고 느꼈다. 기업은 결과로 평가받는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바로 시장에서 도태된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 책임이 명확하게 돌아온다. 그런데 정치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철학을 가진 사람이 있어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책임이 분산된다.

행정도 정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저는 이 지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정도 기업처럼 빠르게 판단하고, 성과로 평가받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이제 기업가 정신·도전과 혁신의 문화·성과로 증명된 경영 시스템을 공공 영역에 접목해야 한다. 이는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시대적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의 침체와 국민의힘의 혼란상이 맞물려 대구 지역 민심도 국민의힘에 비판적이라고 알려졌다. 지역구 대구 동구·군위군 갑 주민의 의견은?

▲지역에서 당내 여러 혼란을 나무라면서 혼내시는 분들이 많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당 지지율이 낮은 여러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 당에 대한 실망이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도 대구를 바꿀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는 질문도 함께 던지신다. 결국 민심의 핵심은 하나다. 정당보다 인물이고, 말보다 실행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대구를 공략하고 있는데….

▲각종 여론조사로 확인되는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지금이 가장 높을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모두 마무리되면 지지층은 자연스럽게 한 명의 후보로 결집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누가 우리 당 후보가 되더라도 김 후보보다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시정에 경영 DNA 이식해 대구 경제 움직일 것”
“김부겸 지지율? 지금이 가장 높을 때일 것”

김 후보는 정계는 물론이고, 대구도 떠나셨던 분이다. 그러다가 떠밀리듯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섰다. 이 자체로서도 이미 진정성 측면에서 대구 시민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김 후보의 이미지는 경제보다는 오랜 정치 이력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도 뚜렷한 공약보다는 중앙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 더 부각된다.

김 후보는 총리로 재임했던 지난 2021년엔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뒤진다고 돈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당위성을 가지고 정부를 설득하겠다면서 땡깡을 부려서도 받겠다고 한다. 여러모로 앞뒤가 안 맞는다.

-대구의 청년 인구 급갑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청년이 대구를 떠나고 싶은 이유로는 일자리 부족·문화 생활·주거 환경을 지목했다. 3가지 문제를 한 묶음으로 설계해야 기업이 몰리고, 청년이 모이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일자리는 단순한 지원금 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저는 803 대구 마스터플랜에서 대구의 미래 먹거리로 섬유·안광학·기계·바이오·헬스·물·지능형 로봇·미래모빌리티·콘텐츠 IP 등 8대 전략 산업을 선정해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산업 생태계를 재설계·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구를 청년 스타트업의 메카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산업 구조 고도화·기업의 혁신·스타트업을 통해 청년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다.

또 주거 환경을 개선할 것이다. 미분양 주택을 기업 근로자 사택으로 연계해 부동산·고용·기업 유치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묶을 것이다. 문화 수준은 동대구벤처밸리 콘텐츠 메가시티, 자연·도심·로컬을 잇는 관광 벨트, 월드 클래스 ‘대구 아레나’로 향상시키겠다.

쇠락한 공단은 혁신의 심장으로 되살리고, 청년의 아이디어는 곧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하겠다. 이를 통해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도전이 자산이 되고, 기회가 축적되는 도시로 바꾸겠다. 의료와 관련해선 어디서든 10분 안에 응급의료가 작동되는 도시를 만들겠다. 24시간 달빛 어린이병원 통합진료체계를 구축해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겠다.

“대구·경북 지역 통합, 핵심은 경제 묶는 것”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돈 벌어오도록 만들어야”

교육과 관련해선 MEEM(마이맥·EBS·이투스·메가스터디) 패키지를 만들 것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온라인 강의를 공공 인프라로 연결해 사교육 부담은 줄이고, 지역 격차는 없애겠다. 이를 통해 대구를 청년이 ‘남고 싶은 도시’로 만들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통합에 대한 의견은? 반대하는 경북을 설득할 방법이 있다면?

▲대구·경북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경북이 우려하는 것은 결국 재정·균형 문제다. 이에 대한 설계 없이 통합을 밀어붙이면, 갈등만 커진다. 저는 함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구·경북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움직이고, 투자·일자리가 동시에 만들어져야 자연스럽게 통합된다. 통합의 본질은 행정을 합치는 게 아니라 경제를 하나로 묶는 것이다.

-K2 군공항 이전 및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성공시킬 해법은?

▲경북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엔 충분히 공감한다. 그래서 간선도로·고속도로·신공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까지 함께 추진되고 있다. 신공항 연계 주요 도로와 철도 인프라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어디서든 1시간 이내 접근 가능한 공항이 돼 지역간 교통 불균형 문제도 크게 해소될 것이다.

문제는 돈이다. 기존의 기부 대 양여 방식은 대구 예산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가 빚을 내 군 공항을 짓는 구조는 기업 논리로도 말이 안 된다. 국가 안보 시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선 착공 추진도 재정적으로든, 행정적으로든 너무 위험하다.

군 공항 이전은 정부 주도로 비용과 재원 조달 방안을 정하는 게 적절하다. 다만 저는 기업인 출신이다. 그래서 돈이 들어가는 공항보다 물류·산업·배후 도시 개발을 결합해 돈을 벌어오는 공항을 만들려고 한다.

-남은 경선 기간 동안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저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 살아온 사람이 아니다. 현장에서 기업·사람을 키우고, 결과로 책임져 왔다. 그런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대구를 살려야겠단 절박함이었다. “이대론 안 된다”는 시민의 목소리를 수없이 들었고, 제 가슴에 남았다.

저는 그동안 출마했던 국민의힘 후보들과 다르다. 정치로 큰 사람이 아니다. 말이 아닌, 결과로 증명하는 경제를 해왔다.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은 경험 많은 정치인이 아니라, 돈을 벌어보고, 일을 해본 사람이다. 저는 준비돼 있다. 대구를 살려 다시 일으키고 싶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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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미리 보는 민주당 당권 경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8월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린다.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걸쳐져 있지만 당의 시선은 벌써 8월을 향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에 입성한 사람, 공천에서 밀린 사람, 경선에서 탈락한 사람 등 변수도 수십 가지다. 당권을 쥐기 위한 ‘비공식’ 후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직후 곧바로 8월 전당대회 국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재명정부 1년을 평가할 시험대인 동시에 민주당 권력 재편의 시작점인 셈이다. 그 누구도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하마평이 돌고 있다. 현직인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김용민 의원 ▲우원식 전 국회의장 ▲이광재 전 사무총장 등이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무대로 물밑에선 각자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차기 당권 경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다. 안갯속 연임 가도 이정부 1대 지도부를 이끈 정청래 대표는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박찬대 후보와의 2파전 대결 끝에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의원 누적 투표 결과에선 정 후보가 46.91%로, 53.09%를 얻은 박 후보에게 약 7%p 뒤처진 만큼 압도적인 당심으로 선발됐다는 평이 나왔다. 그동안 정 대표는 연임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1인1표제 등 당권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정 대표가 자신의 대표 연임을 위해 이를 무리해 추진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됐고, 이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당원에 대한 모독이다” “연임의 이응(ㅇ)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돕기 위해 전국을 무대로 행보를 가속하는 모습이 마치 전당대회 전초전을 연상시킨다는 평이 나온다. 정 대표는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해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분포된 호남 지역을 순회했다.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당원과의 접촉을 늘렸고, 자연스럽게 얼굴 도장을 찍는 효과를 얻었다. 당내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승하면서 정 대표가 정치적 위상을 굳히고 대표 연임 역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봤다. 특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청(친 정청래)계가 잇따라 공천을 받은 만큼 세 늘리기에 주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우선 민주당 수석대변인으로 정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박수현 전 의원은 충남도지사 후보로 선거를 치렀다. 평소 정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원택·민형배 의원도 각각 전북도지사 후보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로 공천됐다. 지방선거 덕을 톡톡히 봤으나 과거 행적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선거서 ‘클린 공천’을 자신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 강북구청장 후보를 기존 이승훈 변호사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으로 교체한 사건이다. 이 변호사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 여론을 의식해 후보를 교체했는데, 자신과 유사한 변호 이력을 지닌 다른 후보가 다른 지역에 공천되자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변호사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친명(친 이재명) 강득구 최고위원은 농성장을 찾아 “정말 4무 공천이 맞나”라며 정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적수 정청래 연임 가능성은?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현금 살포’ 의혹으로 제명 처리됐다. 윤리 감찰을 지시한 정 대표에게 분노를 느낀 김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전북도지사 선거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된 친청과 친명의 대결 구도가 있다”며 “제가 작년 전당대회 때부터 정 대표와 다른 노선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저를 제명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진행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좌초도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당시 정 대표는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지만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친명계를 적으로 돌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앞장서서 합당에 반대했다. 그는 “조기 합당은 민주당의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나 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번 합당 제한은 최고위를 패싱한 정 대표의 개인적 제안”이라며 “지금도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진보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정 대표를 향한 원성과 혁신당을 배척하려는 의도를 가진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선거판은 민주당 내부 권력 투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청래 연임파와 반청(반 정청래)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서로를 방해하려고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거취도 관심의 대상이다. 김 총리는 “당 대표직에 로망이 있다”고 말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직접적인 물음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런 김 총리는 최근 여당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전북 대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9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과 만나 국정과제 필수 입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비롯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 및 원내부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총리께선 123개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필수 입법안 신속 처리에 대한 당부와 함께 이재명정부 2년차를 맞아 정부와 여당의 원내대표단이 함께 심기일전해 국정 운영의 강력한 원군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개혁 끝 관리 시작? 김 총리가 정 대표의 맞수로 떠오른 이유는 그가 이 대통령의 복심이자 ‘섬세한 관리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가 청와대와 엇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탓에 당정 갈등설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당원들의 불안감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대표는 정부와 합이 잘 맞는 사람으로 뽑아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렸다. 선거 기여도가 낮은 탓에 등판 시기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국을 누비며 솔선수범한 정 대표와 달리 김 총리는 선거 승리 공을 가져갈 명분을 얻지 못했다. 그런 그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승리를 위해 어떤 기여를 했느냐”는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놓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반감만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일 김 총리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정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에 의해 과거사가 ‘파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작년 6월 공직자 청문회 당시 김 총리는 재산 형성과 학위 취득, 군 복무 및 금전 거래 의혹 등으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기는 이정부 출범 극초기 단계로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 엄호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방패막이 되어줄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원조 터줏대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변수다.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그는 최근 대표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송 후보는 정 대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 공천에 대해 “정 대표가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등 차기 행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받기 전 정 대표에게 연락을 받았나’라는 질문에 송 후보는 “직접 전혀 전화 받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 대표께서 당원이 주인된 당을 만들겠다고 1인1표제까지 만들지 않았나. (따라서) 정 대표가 (공천을) 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가 정 대표의 배려 덕분이 아닌 당원들의 호응에 응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후보는 국회 복귀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권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당선되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무엇이 필요할지 상의하겠다”며 “당의 역할이든 정부에서의 역할이든 (이 대통령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의 정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자세”라고 밝혔다. 사방에서 “혹시 나도?” 송 후보가 민주당의 지방선거와 재보선 후보로 지원하는 것이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인지를 묻는 말에는 “그것보다는 정 대표나 저나 마찬가지로 전체 승리가 중요하다”며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으면 도와주려고 뛰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의원의 존재감도 급부상했다.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사법개혁 논의 등을 주도해 온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힌다. 6월 지방선거 종료와 동시에 보완수사권을 띄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찰개혁이 다시 화두가 된다면, 강경 성향인 정 대표에 이어 본인도 겨뤄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의원은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으나 검찰개혁 공을 앞세워 ‘개혁 당 대표’ 기류를 이어간다면 전당대회 역시 하나의 선택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을 향한 여권 내 평가 역시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김 의원이 추미애 의원과 함께 중수청법 입법을 앞두고 당·정 협의를 거쳐 내놓은 안을 엎는 등 여권 내 갈등을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고집스러운 면모를 보이면서까지 의견을 굽히지 않은 건 당원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려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도 해석했다. 국회의장직에서 퇴임한 우원식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다. 그동안 우 의원은 여권 의원들과 친밀한 행보를 보이며 유독 평판 관리에 힘 써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두고 우 의원의 다음 스텝이 당 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우 의원은 “후반기 국회에서 개헌하지 못하면 제 인생에 굉장히 큰 후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서 절차적 걸림돌을 해소했고, 단계적 개헌에 국민적 공감대도 넓어졌다”며 “후반기 국회에서 반드시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결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의원은 향후 역할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저 “당원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지내겠다”고 언급했다. ‘친명 주도권’ 다시 쥐고 싶어도… 전대 판 가를 최종 종착지 ‘전북’ 하남갑에 출마한 이광재 전 의원도 후보군에 올랐지만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등 다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역에 헌신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재차 이어진 질문에도 “지금은 중앙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하남을 확실하게 모델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이 후보를 둘러싸고 계속해서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는 당원은 물론 민주당 의원까지 그의 선당후사 정신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각종 선거 때마다 당의 요구에 따라 험지에 몸을 던졌다. 2022년 지방선거에선 보수세가 강한 강원도지사에 출마해 김진태 지사에게 패배했고, 2년 뒤 22대 총선에선 20년 넘게 살아 온 종로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에게 양보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평택 출마를 희망했지만 당의 뜻에 따라 하남으로 향했다. 선당후사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적재적소 어디든 잘 어울리는 인재’라는 평을 받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가를 변수는 전북이다. 전북은 정 대표의 판단하에 후보가 교체된 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등 주요 격전지에서 선전하더라도 전북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정 대표의 책임론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면 그의 대척점에 선 이들이 유리해지는 만큼, 전북이 ‘민주당의 격전지’가 된 셈이다.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관영 후보는 연일 정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이어가며 전북 선거를 당권 문제로 확장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 지도부는 만약 이번 선거에서 김관영이 이기면 사퇴한다”며 “(내가 당선된 뒤) 사퇴를 안 한다 해도 8월 전당대회에서 다른 분이 될 가능성이 아주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를 사퇴시키고 싶으면, 당 대표로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으면 이번에 김관영을 선택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묘연한 텃밭 민심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됐다. 비공식 후보와 비공식 일정만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낙관론으로 보일 수 있어 지방선거 기간에는 전당대회의 ‘전’자도 못 꺼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승리를 두고 저마다 공을 가져가려고 할 텐데 정 대표는 본인의 것으로, 나머지 주자들은 이 대통령의 것으로 나누려고 할 것”이라며 “국정 안정 기조와 내란 청산 기조 두 개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