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특검 ‘국정원 인력’ 투입 내막

속도 내는 ‘북풍 공작’ 수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반대로 12·3 내란·외환 수사는 더디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종합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하다. 최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0여명의 직원을 파견받았다. 내란·외환 담당팀 진용이 꾸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종합특검팀 안팎에서는 진상규명이 필요한 ‘북풍 공작’ 의혹 수사가 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파헤치지 못한 의혹 중 핵심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과 정보사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는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들의 임무가 담겼다.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이다. 이는 곧 외환죄와도 맞닿아 있다.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해당 의혹을 수사할 채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태용 겨냥?

종합특검팀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0여명의 직원을 파견받았다. 국정원 직원들은 종합특검팀 내부에서 내란·외환 조사를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국정원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외 및 북한 정보, 방첩, 대테러, 국제범죄조직에 관한 정보, 내란과 외환의 죄, 국가보안법과 반국가단체에 연계된 안보 침해행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작성·배포할 수 있다.

종합특검팀은 아직 내란·외환 조사에 대한 수사팀 구성을 끝맺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 원본을 구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어 ‘전문가’ 인력 확보에 우선순위를 둔 분위기다. 국정원은 정보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합특검팀의 북풍 공작 의혹과 외환죄 수사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의 모든 작전을 국정원이 관리·감독하지 않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다르다. 국정원에도 정보사 휴민트들에 뒤지지 않는 전문 인력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은 12·3 내란에 국정원이 연루됐는지에 대해 시간을 크게 낭비할 필요가 없다. 국정원이 내란 특검팀에 의해 최초로 센터를 까인 게 크다. 앞서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및 직무유기 등 혐의를 규명하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실 그간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보안을 이유로 제3의 장소에서 자료를 임의제출을 받는 데 그쳐 왔다.

내란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윤석열씨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국민의힘에 유리하도록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동선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선별 제출했다는 혐의를 구성했다.

국무회의 참가 안 하는 국정원장
내란 사전 인지 여부 확인 필요

국정원이 제출한 방대한 전산망 기록과 통신 기록 분석 중, 내란 특검팀은 국정원장 비서실이 문제의 CCTV 관련 외부 반출용 비닉 처리를 담당자에게 요청하며 ‘법원 등 제출용’이라고 적시한 정황을 찾았다. 신청일은 지난해 2월18일이었으나, 법원을 포함해 어떤 기관에서도 자료를 요구한 기록은 없었다. 내란 특검팀은 공전자기록위작·행사를 기반으로 한 정치 관여 혐의의 명확한 증거로 판단했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비상계엄 직전 열렸던 국무회의에 국무위원이 아닌 조 전 원장이 왜 참석했는지와 조 전 원장에게 협력한 국정원 직원들이 있는지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장은 비상계엄 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방첩사와 함께 축을 이룬다. 조태용 전 원장이 사전에 비상계엄 선포를 알았다는 확실한 물증을 찾아야 한다. 조 전 원장이 알았다면 수개월 전부터 협력한 국정원 직원 또는 안보실 관계자들이 누구인지가 주요 수사 사안이지 않겠나”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지금까지 수사기관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반국가 세력에 대해서 보고한 적이 없고 그가 언급한 반국가 세력이라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반국가 세력은 척결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들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대로 북풍 공작이 이행되려 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윤씨를 포함한 내란 핵심 세력들에게 외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종합특검팀의 핵심 과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노 전 사령관의 수첩 사본에는 ‘NLL(북방한계선)서 북의 공격을 유도’ ‘국회 봉쇄’ ‘사살’ 등을 비롯해 ‘A급 수거 대상’을 처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노상원 수첩 원본 확보 어려워
‘밀접한 관계’ 북풍 공작 조사

A급 체포 대상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이름이 적혔다. A급 수거 대상 처리 장소는 연평도와 제주도, 처리 방법은 ‘이송 중 사고’ ‘가스·폭파’ ‘침몰’ ‘격침’ 등이다.

이 밖에도 “외부 침투 후 일처리 사살·수류탄 등” “실미도 등 무인도와 GOP(일반 전초), 민통선 이북에 수용한 뒤 자체 사고 처리” “GOP 상에서 수용시설에 화재·폭파” 등의 계획이 나열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불러준 것을 받아 적었다는 이 수첩은 12·3 내란 사태 당시 특정 인물을 제거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으로 연결된다.

노 전 사령관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고 진술했다가 변호인을 선임한 이후 “계엄 선포 이후에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며 아이디어 차원으로 메모한 내용”이라며 진술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헛소리다. 수첩 내용을 보면 전부 휴민트 임무다. 김용현이 알 수가 없고 머릿속에서도 나올 수 없는 내용이다. 김용현이 말한 내용을 받아적었다는 진술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주장으로 보인다. 수첩은 내란 계획과 준비 과정을 김용현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기만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적은 내용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내란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이 ‘계엄 기획안’이라는 점을 인정했으나 실행 계획이라고 보는 데에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일부 내용이 실현됐다고 해도 과장된 내용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종합특검팀의 생각은 다르다. 내란 특검팀이 노 전 사령관 수첩의 실체를 파헤치지 못했기에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비상계엄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혹 규명 의지

한 정보사 관계자는 “내란 특검팀에서 노상원 수첩에 적힌 내용이 비현실적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내란 특검팀이 수사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노상원 수첩의 실체를 확인한 후 재판부에서 증거로 채택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