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합 가면 쓴 장동혁 가스라이팅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2.03 15:09:38
  • 호수 15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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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전략에 드리운 창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갑자기 등장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단식을 만류한 이후 보수 대통합·보수 결집·박근혜 후광이란 표현이 쏟아지듯 등장했다. 단식을 중단한 장 대표 앞에 제시될 요구는 과연 무엇일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22일 단식을 전격 중단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1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통일교·공천 헌금 의혹 관련 ‘쌍 특검’을 요구하면서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장 대표의 단식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8일 만에
단식 종료

야당의 주요 인사가 단식에 들어가면, 대통령실·여당의 주요 인사가 위로 방문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정치 문법이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지난 2018년 5월 ‘정부·여당의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했을 때도 민주당 우원식·홍영표 당시 원내대표가 위로 방문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사형이 구형된 것에 대해선 장 대표가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밥을 굶는다”며 “국민과 역사 앞에 최소한의 반성도 없이 몽니를 부리는 단식 쇼”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2일엔 “장 대표가 필요 없는 단식을 했다”며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하면서 잘 생각해 주길 바라고, 모든 걸 다 떠나서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여당의 무시는 장 대표가 출구 전략을 마련하지 않고 단식투쟁을 시작했단 사실을 드러냈다. 이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장 대표의 단식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대구에서 갑자기 상경해 국회를 방문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장 대표에게 단식투쟁 중단을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물·소금만 드시면서 단식하신다는 얘기를 들어 걱정을 많이 했다”며 “계속 단식하면 몸이 많이 상해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장 대표께서 요구하시는 쌍 특검을 받아주지 않아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단식이란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며 “국민께선 정치인으로서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목숨 건 투쟁을 한 장 대표의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부·여당이 장 대표의 단식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 자리에서 단식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눈물을 흘리면서 장 대표는 “그렇게 하겠다. 먼 길 와주셔서 고맙다”고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장 대표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지난달 26일 퇴원했다.

판단력 저하된 장동혁의 눈에 보인 박
조직적으로 유포된 보수 결집·박 후광


하지만 장 대표에 대해선 “대통령실·여당의 무시로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0일부터 3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확인됐다. 이는 전주보다 2% 내려간 수치였고, 장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로 확인됐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 올라간 43%로 확인됐다. 민주당의 중도층 지지율은 44%였고, 국민의힘의 중도층 지지율은 13%였다. 국민의힘의 지지 기반인 영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의 절반 이하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단식을 중단한 것도 “결국 초라한 결말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983년 단식투쟁 당시 신군부 때문에 단식 시작 1주 만에 서울대병원 특실에 강제 입원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병원에서 2주 더 단식을 이어갔다.

단식을 만류하려 병실을 방문한 권익현 당시 사무총장이 외국행을 제안하자,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이 고생하는데 내가 어떻게 외국에 나가느냐. 나를 외국으로 보내고 싶으면, 시체로 만들어 보내면 된다”며 거부했다.

단식이 8일 동안 이어지면 인지적 유연성·판단력이 저하된다. 뇌의 에너지 중 상당 부분을 지방산에서 전환한 케톤체가 다시 에너지가 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뇌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이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늘어나 인지적 유연성이 줄어든다. 체내 수분·전해질 부족과 영양 결핍도 뇌의 피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를 방문한 지난달 22일은 장 대표의 인지적 유연성·판단력이 저하된 시점이었다.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박 전 대통령이 인자하고 다정하게 단식을 만류하니, 장 대표가 굳게 버티긴 힘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예상 못한
퍼포먼스

장 대표가 단식을 중단한 직후, 주요 언론에선 박 전 대통령·장 대표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을 묶어 ‘보수 결집’ 혹은 ‘보수 대통합’이라면서 기사들을 대량으로 내보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로텐더홀을 방문해 장 대표를 위로했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장 대표에게 “건강을 해치지 않고 당의 중심으로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보도 중 국민의힘 관계자로 소개된 이는 지난달 22일 한 매체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장 대표의 단식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하나로 다시 묶으면서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5일엔 “장 대표가 이번 주 안에 퇴원해 당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들이 ‘박근혜 후광’이란 제목을 단 채로 대량 보도됐다. 장 대표 측 관계자라고 소개된 이는 한 매체와 전화 통화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를 방문하면서 보수의 상징성이 장 대표에게 일부 이전됐다”며 “이를 발판으로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들은 대통합·결집·후광 등 표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 표현들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후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지난달 26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의 단식은 박 전 대통령의 방문 등 보수 대통합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파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구속돼 약 4년9개월여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구속·유죄 선고에 앞장섰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옹립해 정권을 창출했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확정한 후 정권까지 창출했단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사실상 사라졌단 것을 의미했다.

유 전 의원도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창당을 통한 제3지대 실험 실패 이후 국민의힘에서 대선후보 경선·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등에서 연이어 패배해 정치적 영향력을 잃었다. 지난달 기준 보수 정치권에선 ▲장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각각 자신이 주도하는 정치적 집단을 거느리면서 의제를 이끌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선 토착 보수 집단인 언더 찐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들에 맞서 장외 집회·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통해 일정한 응집력을 드러내는 강경 보수 집단과 손잡고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실타래
풀어야

따라서 현실 정치와 거리가 먼 박 전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이 장 대표를 위로 방문한 것만 두고 대통합·결집 등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위화감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울러 “한 전 대표와 이 대표를 고의로 지우려고 한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장 대표·박 전 대통령·유 전 의원을 묶어 ‘보수 대통합’이란 표현을 활용하면, 박 전 대통령과 유 전 의원은 각각 정치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 오는 6월 진행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선 대구시장 후보 선출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많다. 출마 후보군 중엔 박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을 굳이 행사 뛰는 가수에 비유하면 그렇게 몸값이 싼 분은 아니”라며 “추가로 지급할 정치적 비용이 뭔지 감도 안 잡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의원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평론가가 ‘박 전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장 대표 단식을 만류한 이유는 유 의원의 대구시장 공천을 위한 것’이라고 지껄였다”며 “아는 거라곤 음모론뿐인 자가 또 요설을 뱉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유 전 의원이 선점했던 개혁 보수 이미지는 이 대표에게 상당 부분 이전됐다. 또한 국민의힘 내에선 연이은 각종 공직 후보 경선 패배로 인해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장 대표 단식 만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도 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 대표의 단식으로 인해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이란 상징적 인물이 출구 전략을 마련해 줘서 단식을 끝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대표는 살았지만, 국민의힘은 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달 24일 TV조선 <강적들>에서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를 방문한 것을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며 “그림이 좀 그런데, 이게 출구 전략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파면당한 대통령이 파면당한 대통령을 놓지 못하는 당 대표를 만나 악수하는 걸 보수 결집이라고 부르는 게 단식 농성의 결론이냐”며 “국민이 볼 땐 상당히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쌍 특검 등 사안과 관련된 국민의힘과의 일부 사안 공조에 대해 ‘단절’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공조할 사안이 박 전 대통령 출현이란 특이한 형식으로 종결됐다”며 “이어나가기 어려운 단절이 있었던 게 맞고, 국민의힘은 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측에 “단식 종결 과정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채무 탕감 수단은 관리형 대표로 만족?
모두 좌절 언더 찐윤 앞…김문수만 왜?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등장해 장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고, 장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것을 출구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아무리 복심이라고 하더라도, 초선인 유 의원 홀로 장 대표의 단식을 중단시키는 큰 그림을 그리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강원·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토착 보수 집단을 형성한 언더 찐윤의 존재감을 함께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장 대표는 단식 이전까지 국민의힘에 연이어 입당한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고성국씨와의 공조를 통해 강경 보수와 손을 잡으면서도 당 바깥에선 개혁신당과 공조하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돌아온 것은 “장 대표가 노선을 바꾸지 않으면 2월에 물러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불거진 소문 ‘2월 위기설’이었다.

2월 위기설 배포 흐름과 박 전 대통령이 갑자기 등장한 흐름을 포개어 판단하면, 장 대표에게 “출구를 열어줄 테니, 독자 행보를 걷지 말고, 관리형 대표로 만족하라”는 신호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8일 동안 단식해 인지적 유연성·판단력이 저하된 장 대표가 정상적인 정치적 판단 과정을 거쳐 단식을 중단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언더 찐윤 입장에서도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장 대표의 체면을 심하게 훼손해 지도부를 무너트리는 것에 긍정적이긴 어렵다. 언더 찐윤이 필요한 것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니라 자신들의 지방선거 공천권을 건드리지 않을 관리형 대표일 가능성이 있다.

제1야당 대표인 장 대표를 상대로 사실상 현실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이 없는 박 전 대통령·유 전 의원과 묶어 ‘보수 대통합’ ‘보수 결집’이란 틀에 가두고, 이를 언론에 배포하는 것에 대해선 일종의 경고란 평가도 나온다. 언더 찐윤으로서는 장 대표에게 ‘출구 전략 마련’이란 채무를 안기면서 채권자가 돼 장 대표를 포섭하는 것이 유리하다.

따라서 장 대표는 향후 ‘보수 대통합 관리인’ 역할을 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언더 찐윤의 이해관계와 다른 선택을 했던 이 대표·한 전 대표·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각각 중징계 결정 후 탈당·제명 결정·혁신안 좌절 등 결과를 맞이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만이 언더찐윤과의 갈등을 극복하면서 ‘대선 완주’란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다.

이 대표·한 전 대표·김 전 장관·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각각 국민의힘에서 축출·좌절·극복 등을 겪는 과정엔 ▲스캔들 유포 ▲조직적 불복종 ▲전격전 등 요소가 들어갔다. 마치 경찰의 대규모 노조 파업 진압 작전이 진행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당사 후보실 점거·여론 규합 등 수단을 동원해 이를 홀로 극복한 김 전 장관이 전설적인 노동운동가였단 사실도 의미심장하다.

2월 위기설
다가왔다

니코스 카난스키스 원작·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지난 1988년 작 영화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에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앞에 어여쁜 소녀가 나타난다. 소녀는 “너는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십자가에서 내려와 네 삶을 살라”고 유혹한다.

이에 따라 영화 속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한 후 행복한 일생을 보낸다. 그 소녀가 악마였단 사실은 죽기 직전에야 깨닫는다. 8일째 단식하던 장 대표의 눈에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만류하던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소녀로 보였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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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