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하반기 주목 프랜차이즈> 한 그릇이 하루를 바꾼다

한 그릇의 온도가 하루를 바꾼다. 금빛 그릇에서 피어오르는 맑은 김, 나무 뚜껑의 양념 단지와 통후추 그라인더, 그리고 작은 절구와 미니 맷돌. 손님은 들깨를 직접 갈아 국물에 톡 떨군다. 참깨 못지않은 고소한 향이 퍼지고, 한 숟갈이 기억이 된다. 정백선순대는 이런 디테일을 시스템으로 만든 브랜드다. 하루 100그릇만 판매하고,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 이 단호한 규율은 품질을 지키는 약속이며, 점주의 삶을 지키는 방패다.

정백선순대의 아침은 삶기에서 시작된다. 순대와 머릿고기를 매장에서 직접 삶아 당일에만 판매한다. 삶는 시간과 염도, 세척 기준과 숙성 단계가 수치화돼있어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다. 많은 순댓국집이 본사에서 공급받은 내장을 대량 사용하지만 잡내 리스크가 남는 것이 업계의 고질병이었다. 정백선순대는 이 고정관념을 거꾸로 세웠다.

숙성 수치화

매장 내 삶기 표준화를 통해 냄새 문제를 원천 차단하고, 당일 생산·당일 소진 원칙으로 신선도와 식감을 끌어올렸다. 이 철학은 곧 품절의 미학으로 연결된다. 하루 생산량을 100그릇으로 고정하면 재고와 폐기가 사라지고, 손님은 언제나 같은 맛을 만난다.

더 많이 팔 욕심 대신 정확하게 팔겠다는 선언이다. 그래서 더 벌고 싶으면 같은 셀을 하나 더 여는 것이 이 브랜드의 성장 공식이다.

정백선순대 콘셉트는 자영업 퍼플오션 시장 창출을 목표로 한다. 레드오션의 가격 경쟁도, 블루오션의 공상도 아니다. 시스템 혁신으로 기존 시장의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매출·수익 공식을 만든다. 본점은 그 퍼플오션의 실증 사례다.

20평 남짓한 매장에서 오후 3시가 되기 전에 매일 100그릇을 마감한다. 오픈 직후부터 대박 점포로 자리 잡았고, 손님은 들깨를 직접 갈아 넣는 경험과 잡내 없는 맑은 국물, 푸짐한 토핑에서 신뢰를 얻었다.

이 기세에 힘입어 본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직영점 10개 추가 오픈을 예고했다. 이미 예비 가맹 희망자가 10곳 이상 입지를 찾고 있다. 한정 수량, 스몰 배치, 다찌식 2인 운영이라는 간결한 모델이 현장에서 의외의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에서 한 그릇 국밥을 미식의 언어로 번역해 낸 인기 브랜드들이 그러했듯, 정백선순대도 품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 매장을 복제 가능하게 설계했다.

정백선순대의 홀은 긴 다찌 좌석이 중심이다. 좌석마다 보온 포트와 금빛 식기, 함초 소금·국산 통들깨·새우젓·청양고추 가루·다대기·통후추가 정갈하게 놓인다. 먹는 법을 안내하는 리플릿이 말없이 접객하고, 손님은 취향대로 간을 맞춘다.

주방은 삶기 스테이션과 마감 스테이션의 두 축으로 단순화돼있다. 오전에 삶아 소분한 재료가 피크 시간대에는 40초 내 한 그릇으로 완성된다. 접객 동선이 짧아 직원 두 명이면 충분하다. 별도 서빙이 거의 필요 없으니 체력 소모와 인건비 변동이 작다. 이 간결함이 오토 매장 기준 영업이익률 약 20%를 지키는 힘이다.

정백선순대의 1만5000원은 한 그릇이 아니라 한 상의 가격이다. 기본 구성은 순댓국과 공깃밥, 테이스팅용 수육·순대 한 접시, 깻잎과 소금·초장, 깍두기와 김치까지 정갈하게 차려지는 풀세트다. 좌석마다 절구와 미니 맷돌이 놓여 있어 손님이 통들깨를 직접 갈아 넣고 함초 소금·새우젓·다대기·청양고추 가루·통후추로 간을 맞춘다.

머릿고기의 탄력, 순대의 담백함, 들깨의 고소함과 통후추 향이 층위를 만들고, 반짝이는 금빛 그릇과 나무 뚜껑의 컨디먼트가 공간 경험을 완성한다. 푸짐하지만 과장되지 않은 맛, 전통적이되 낡지 않은 미감이 한 끼를 기억으로 남긴다. 육수는 보온 포트로 수시 리필이 가능해 만족감을 높이면서도 회전에는 방해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하루 생산량 100그릇을 기준으로 기본 하루 매출은 150만원이다. 여기에 잔술 중심의 소주와 갓김치와 깍두기 포장 추가 주문이 더해지면 체류 시간을 늘리지 않으면서 일매출이 160만~175만원 구간으로 자연 상승한다. 한 달에 26일 영업 시 보수 선은 약 3900만원, 무리 없는 상향 선은 4200만~4500만원이며, 다찌식 2인 고정 운영과 당일 삶기·슬림 메뉴로 폐기를 최소화하면 오토 기준 영업이익률 20% 달성이 가능하다.

매출 상한을 스스로 정한 한정 판매는 재고와 인력 변동을 제거해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배달 수수료 리스크를 회피한 홀 회전 중심 구조가 마진을 지킨다. 가격 인상이 아닌 한 상의 가치와 잔술 매출이라는 합리적 보조 축으로 객단가를 안정적으로 방어한다.

참깨 못지않은 고소한 향
하루 딱 100그릇만 판매

결과적으로 매출은 고정돼도 이익은 구조적으로 방어되는, 정백선순대만의 수학이 완성된다.

창업 비용은 15평 기준 총 1억원 가이드. 점포 관련 비용과 보증금, 인테리어와 설비, 주방 장비와 집기, 간판과 오픈 마케팅 자금까지 묶은 현실적인 숫자다. 과잉 설비를 덜어내고 삶기·보관·마감에 집중한 표준화 장비 구성이 비용 효율을 만든다. 좌석은 다찌 14~18석이면 충분하다.

상권은 3040을 주 타깃으로 한 역세권 2선, 신흥 주거 벨트, 학원가와 오피스가 겹치는 생활 동선이 적합하다. 점심과 이른 저녁을 강하게 만들고, 품절 시 품격 있게 마감한다. 더 벌고 싶다면 한 매장을 키우기보다 동일 포맷의 두 번째, 세 번째 매장을 연다. 교육과 장비, 동선, 레시피가 복제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니 셀 확장이 빠르다.

정백선순대의 삶기 시스템은 초보자 친화적이다. 전처리 솔트와 세척 가이드, 염도와 온도, 시간 타이머가 원클릭으로 묶여 있다. 배치별 체크리스트와 QC 표도 간단명료하다. 후드 용량과 배수, 그리스트 트랩 용량을 넉넉히 설계해 돼지 비린내 민원을 사전에 차단한다. 사람의 감에 기대지 않는 표준화가 브랜드의 품질과 점주의 일상을 동시에 지킨다.

정백선순대의 가맹 정책은 한정 판매를 규율로 삼는다. 매장당 100그릇 한정은 본사와 점주의 공동 약속이다. 본사는 상권 분석, 개발, 공사 사양, 오픈 리허설, 초기 발주, 위생 점검, 리뷰 관리 템플릿까지 전 과정을 동행한다. 멀티 점포 운영은 적극 권장한다. 두세 개의 소형 매장을 소유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인력 풀과 교육을 공유하는 모델이다.

한정 판매는 양날의 검이다. 반복되는 조기 품절은 기대와 아쉬움을 동시에 만든다. 정백선순대는 익일 예약 20% 운영, SNS 품절 안내, 대기 명단 관리로 고객 경험을 설계한다. 원육 가격 변동에는 토핑 중량의 미세 조정과 사이드 판매 비중 확대로 마진을 방어한다. 배달은 하지 않고 포장만 운영한다.

포장은 깍두기·갓김치 등 저장성이 높은 아이템으로 구성해 품질과 회전을 동시에 잡는다. 무엇보다 품질을 해치는 확장은 하지 않는다. 직영 10개 확장 계획 역시 동일 포맷의 복제라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본사 관계자의 말은 간결하다. “우리는 더 많이가 아니라 더 정확히를 선택한다.” 당일 삶기, 100그릇 상한, 다찌식 2인 운영, 초보자도 가능한 매뉴얼. 이 네 가지는 가맹점주가 시장에서 이길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손님은 고급을, 가맹점주는 예측 가능성을 얻는다. 이것이 정백선순대가 약속하는 프랜차이즈의 기준이다.

더 정확히

불확실성이 커진 외식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기세가 아니라 기준이다. 정백선순대는 당일 삶아 당일 판매, 품절 시 마감, 다찌식 2인 운영, 오토 기준 20% 영업이익, 15평 1억원 창업 포맷이라는 다섯 가지 기준으로 브랜드를 정의한다. 본점은 이미 매일 오후 3시 이전 100그릇 마감을 기록하며 실력을 증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10개의 직영점 확장, 10곳이 넘는 예비 가맹 문의는 이 기준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정백선순대는 더 많은 그릇을 쌓는 대신 더 정확한 그릇을 반복한다. 품질을 지키는 단호함이 내일의 손님을, 내일의 가맹점을 불러온다. 퍼플오션의 문이 열려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한 그릇을 자신의 상권에서 반복해 낼 점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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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