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도공단 고철 매각 진실 공방

도둑맞았는데 정산?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국가철도공단이 고철 매각 과정에서 민간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공단은 계약한 고철 1700톤 외에 추가 반출된 물량이 있다며 정산을 요구했지만, 집계 과정에 오류가 발견되면서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민간업체는 계약 물량 중 일부를 공단 용역업체가 훔쳐갔다며 도난 피해를 주장하고, 공단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국가철도공단(이하 공단) 영남본부는 폐고철을 매각하기 위해 A 업체(이하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업체는 총 1700톤의 고철을 매입하기로 했다. 계약 물량은 약 1700톤, 낙찰금은 약 8억원 상당이었다. 업체는 금액의 110%인 약 8억원을 공단에 납부했고, 이후 수개월 동안 고철을 반출했다.

엇갈린 주장

문제는 공단 측이 계약한 물량 1700톤보다 더 많은 물량이 반출됐다며 추가 정산을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공단 측이 업체에 보낸 공문에는 반출한 고철 물량이 계약 기준을 초과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업체 관계자 B씨는 공단 측의 계근표를 받아 자체적으로 검토에 나섰다.

계근표는 차량이 고철을 반출할 때 계량소에서 측정한 무게와 차량 정보가 기록된 자료다.

B씨는 공단과 용역업체가 제공한 계근표를 검토한 결과, 실제 반출 물량과 계근표 상 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근표 상 반출된 물량이 우리가 실제 가져간 양과 다르다”며 공단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공단이 제공한 일부 계근표만으로는 전체 내역을 확인할 수 없어 전체 계근표와 반출 현장 사진 등 추가 자료가 있어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다”며 자료를 요청했지만, 공단 측은 “자료가 방대해 전체 자료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결국 B씨는 현장을 찾아 공단 측의 용역업체 고철 반출을 직접 목격했다. 공단 측 용역업체가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동원해 고철을 무단으로 반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장 목격 당시 그는 용역업체 이사에게 “아직 계약도 끝나지 않았는데 왜 고철을 반출하느냐”고 따지자, 그는 “사전 협의된 사항이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또 “그럼 공단에서 담당자가 나와서 확인한 뒤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미 공단에 보고했고 승인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도둑질 아니냐”고 따져 묻자, “아니다. 공단 담당자에게 보고하고 한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용역업체 고철 무단 반출 주장
공단 “폐기물 반출일 뿐” 반박

이 과정에서 B씨는 고철 반출 현장을 촬영하고, 이후 공단 감사실과 담당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그는 “계약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왜 물건이 빠져나갔느냐”며 “공단에서 제공한 계근표를 검토했지만 실제 받은 물량과 일치하지 않고, 현장에 가보니 용역업체가 고철을 반출하고 있었다”고 항의했다. 이에 공단 담당자는 “용역업체와 정식 계약 후 남은 폐기물을 반출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B씨가 “차량 번호와 반출 물량 등이 찍힌 사진이 있으면 대조할 수 있으니 자료를 달라”고 요구하자, 공단 담당자는 “모두 제공하는 것은 어렵고 물량이 부족하다는 자료를 먼저 달라”고 요구했다.

업체 관계자는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무단으로 고철이 반출됐고, 명백한 도난임에도 추가 정산을 요구한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업체는 강하게 반발하며 공단 감사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업체 관계자는 “계약이 끝나지도 않았고, 물량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정산부터 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며 “게다가 고철 도난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는데 무턱대고 돈을 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공단 감사실은 이 같은 사실을 접수하고 내부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감사실 관계자는 업체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담당 직원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공단 담당자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내부적으로 확인했고,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추가 정산 요구를 철회했다. 실제로 공단은 업체에 정식 공문을 통해 추가 정산 납부를 취소했다.

집계 과정서 오류?
뒤늦게 정산 철회

발송된 공문에는 ‘철거 발생품 매각과 관련해 계량증명서 집계 과정에서 발견된 오류를 정정해 기존 매각대금 증가분에 대해 납부를 취소’라고 명시됐다. 즉, 계량증명서(계근표)를 기준으로 업체가 반출한 총량을 계산했는데, 이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있어 실제보다 더 많이 반출한 것으로 잘못 파악했다는 취지다.

추가 정산은 철회됐지만 고철 무단 반출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단 측은 계약된 고철의 반출이 이미 완료됐기 때문에 계약이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계약서상 ‘계약한 물량의 대금 완납일로부터 20일 이내’가 계약 물량의 인도 기한인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공단과의 계약은 ‘정산 확인서’에 사업자의 직인을 찍어야 계약이 종료된다는 입장이다. 계약이 끝나지 않았을 뿐더러, 계약 종료 전 반출이므로 무단 반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폐기물 반출이라는 공단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해당 용역업체 이사가 직접 인정하고 사과까지 전했다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용역업체가 무단 반출한 것으로 보이는 고철 중 상당량이 고가의 금속이 포함됐다”며 무단 반출로 인한 피해를 호소 중이다. 고철에는 일반 고철 외에도 구리 및 알루미늄 등 시세가 높은 비철금속이 포함돼있었는데, 용역업체 측이 이를 선별해 먼저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고가의 고철부터 가져가서 우리는 실질적으로 값어치가 낮은 고철만 남았다”며 “고가 고철의 손실로 인해 금액적으로도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결국 업체는 해당 용역업체를 절도죄로 신고한 상태다.

진실 공방

공단 담당자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확인에 필요한 모든 자료는 제공했다”면서 “사실 확인 후 오류를 발견해 추가 정산을 취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철 무단 반출에 대해서는 “매각 업체와의 계약이 종료돼 작업장을 철수한 이후 새롭게 폐기물 처리 용역계약을 체결해 반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철 매각 계약과 공단 계약업체의 폐기물 등의 반출은 연관성이 없는 사항”이라면서도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사건이라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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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