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시즌2’ 국민의힘 웃는 속사정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6.30 15:52:04
  • 호수 15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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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사라진다
여야 모두 윈윈?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해체 시도엔 “수사·기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란 주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민주당이 검찰 해체에 집념을 불태우는 사이, 무형의 이익을 누릴 국민의힘은 남몰래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민형배·김용민·강준현·김문수 의원 등이 지난 11일 ‘검찰개혁’ 법안들을 발의했다. 이들이 발의한 법안들엔 ▲검찰청 폐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공소청 설치 ▲국가수사위원회(이하 국수위) 설치 등 내용이 담겨있다.

검찰청 폐지
공소청 설치

이들 법안에 따르면, 검찰청은 완전히 사라진다. 검찰의 7대 중대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마약) 수사 기능과 내란·외환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이 맡는다. 기소·공소 유지·영장 청구 기능은 법무부 산하 공소청이 맡는다.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중수청·경찰 국가수사본부의 업무 조정 ▲관할권 정리 ▲관리·감독 ▲불기소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등을 맡는다.

민주당의 구상대로라면, 검사의 수사권은 완전히 박탈된다. 중수청에 배치되는 기존 검사의 신분은 수사관으로 바뀐다. 기존 검찰수사관도 수사관 신분으로 바뀌기 때문에, 검사와 휘하 수사관이 같은 신분으로 경쟁하는 관계가 된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이미 지난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폐지됐다. 따라서 국가수사위원회가 업무 조정 및 관리·감독 권한을 매개로 사실상의 수사 지휘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수사위원회가 수사 기관들을 통제하는 시스템은 미국의 정보공동체를 지휘하는 국가정보장(DNI)서 본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위상에 결정타를 날렸다.

CIA의 각종 공작 실패 사례와 치부는 소련 해체 이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하나하나 만천하에 공개됐다. 아울러 9·11 테러는 CIA의 지나친 위상을 견제한 다른 정보기관의 비협조로 인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첩보마저도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단 현실이 까발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후 미국은 지난 2005년 DNI를 신설해 CIA가 맡았던 정보공동체의 좌장 역할을 맡겼다. DNI는 정보공동체를 지휘하면서 정보기관의 보고를 취합하고, 정보 교환 흐름을 감독한다.

민주당은 로스쿨 설치 등 사법개혁과 관련된 많은 부분을 미국식 시스템에서 도입하고 있다. “검사가 수사에 참여하지 않고, 기소·공소 유지만 담당한다”는 발상도 우리가 인식하는 미국의 수사·기소 시스템과 비슷하다.

민주당 일각에선 오래전부터 “수사·기소 분리는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다양한 반박이 제기된다.

신태훈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은 지난 2018년 발표한 논문 ‘이른바 수사와 기소 분리론에 대한 비교법적 분석과 비판’에서 “수사·기소 분리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 독일·일본 등 29개국에선 검사의 수사권·수사지휘권을 헌법·법률로 명시한다.


다만 미국 연방검사의 수사권이 명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일각의 주장은 미국 연방검사의 직무 형태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검사가 아예 수사에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 연방검사는 각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협업하는 형태로 수사에 참여한다.

미국 검사가 수사 안 한다고?
협업·통제 형태로 수사 참여

이어 수사 과정을 법률적으로 통제·감시하며, 기소하거나 대배심에 넘기는 형태로 수사를 종결·총괄한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수사 지휘·기소 형태로 수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현실에선 검사와 수사관들이 TF를 구성해 수사하는 사례도 흔하다.

미국 법정 스릴러 장르 영화·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장면은 검사보가 수사기관의 수사 상황·증거 관련 보고를 들은 후 “이 정도로는 기소하거나 대배심에 넘길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수사관들이 “더는 수사하기 어렵다”는 등 경찰의 사정을 검사보에게 전하면서 하소연하거나 설득하는 장면도 흔히 나온다.

기소·대배심 회부 가능 여부를 수사 지휘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미국의 검사는 무죄가 선고된 제1심에 대해선 항소할 수 없다. 또 대배심에 넘겨지는 사건은 연방법 위반·살인 등 중범죄다. 대배심과 제1심은 배심원이 판단을 좌우한다. 검사로선 엄격하게 수사를 통제할 수밖에 없다. 검사의 엄격한 수사 통제는 곧 검사의 수사 참여이자 수사 지휘가 된다.

월가의 금융범죄 수사 과정을 다룬 드라마 <빌리언스>에선 주인공인 뉴욕 남부지검장이 뛰어난 능력과 카리스마로 금융범죄 수사를 맡은 FBI 요원들을 휘어잡아 수족처럼 부리는 과정이 묘사된다.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도 고담지검장 하비 덴트가 고담시의 부패한 경찰관들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묘사된다.

검사와 수사기관이 함께 팀을 꾸려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는 미국 수사기관의 수사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설정들이다.

현실의 미국 검사는 대통령의 측근도 수사한다. 제프리 버먼 전 뉴욕 남부지검장은 지난 2020년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 수사를 지휘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과 윌리엄 바 당시 미국 법무부 장관은 버먼 전 지검장을 기습 해임했다.

한국계 법조인으로서 지난 2017년 뉴욕 남부지검장 대행을 맡았던 김준현 변호사도 지난 2022년 S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검사도 수사한다”며 “직접 수사를 할 때도 있고, 경찰·FBI의 수사를 감독·지휘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이 먼저 수사를 시작했다”며 “검사의 개입 없이 그런 사건을 수사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 형태에 대해선 “검사가 지휘하는 것은 아니고, 같이 토론하면서 일한다”며 “의견 충돌 상황에선 기소·공소 유지를 하는 사람은 검사이기 때문에 검사의 지시를 따른다”고 답변했다.

미국은?
사례 보니…


김 변호사의 인터뷰 발언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사 감독·지휘’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구상대로라면, 경찰·중수청을 산하에 둔 행정안전부는 비대해진다. 행정안전부 견제 방법은 아직 국가수사위원회 설치밖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국가수사위원회가 수많은 사건을 일일이 조정하긴 어렵다.

이 때문에 검사의 수사 지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검사가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뒤집은 사례가 실제로 있어서 더욱 중요하다. 지난 1987년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던 신군부와 경찰에 맞서 박군의 부검을 강행한 사람은 최환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이었다.

그전까지 경찰은 수많은 고문을 자행했고,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당시엔 검찰이 경찰의 고문 은폐 뒤처리를 맡아야 했다. 당시엔 신군부의 비호하에 경찰이 지나치게 비대해 검찰이 제대로 견제하기 어려웠다.

지난 2016년 발생한 ‘정운호 게이트’ 사건에서도 검찰이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은 사례가 밝혀졌다. 사건에 연루됐던 법조 브로커 이동찬은 지난 2015년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의 지시를 받아 평소 호형호제하던 구모 당시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에게 13회에 걸쳐 뇌물 1억1000만원을 줬다.

이후 구 과장은 “송 대표에게 유사수신행위법을 적용해 기소하라”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어기고, 미인가 금융업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유사수신행위법상 유사수신행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란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된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때 적용될 수 있다. 즉, 송 대표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더 큰 방향의 송치를 노렸다. 대법원은 지난 2017년 11월 구 경정의 뇌물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5년형을 확정했다. 송 대표도 같은 해 여러 건의 유사수신 행위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3년 형을 선고받았다.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재심 청구를 주된 분야로 삼는 박준영 변호사도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그가 다룬 사건 중 상당수는 경찰의 잘못된 수사 때문에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쓴 사례들이다.

누명 설계
상호 견제

경찰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수사 당시 엉뚱한 사람을 체포해 모텔과 경찰서 등에서 수시로 폭행하거나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제8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수사 과정서도 엉뚱한 사람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가해 자백을 받아냈다.

물론 이들 사건에선 검찰도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을 범죄자로 전락시키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경찰이 누명을 설계했다는 것과 상호견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발생할 비극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22년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으로부터 비롯되는 피해는 힘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검찰 수사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는 게 두려운 것은 아닌지, 자신을 상대로 진행된 검찰 수사에 대한 반감이 있는 건 아닌지, 검찰개혁에 강경한 당원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당시 스스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고 공개했던 박 변호사는 간첩 조작 사건을 함께 변호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지목해 “의원님이 변한 건지, 제가 정신을 못 차리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검수완박 법안 처리에 긍정적이었던 정의당에도 “정의당 의원들의 ‘정의’가 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는 쓴소리를 남겼다.

당시 박 변호사는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비판하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전엔 검사들이 미제 사건 처리를 위해 야근했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칼퇴근한다”며 “사건이 경찰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처리해야 할 사건은 많아졌지만, 검사는 상대적으로 일을 덜 한다. 더 잘하고 빨리할 수 있는 걸 제도로 막는 게 개혁 맞느냐”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검찰과의 싸움에 집중하는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측근들은 연이어 구속됐고, 자신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대검찰청으로 소환되는 과정이 생중계되는 등 모멸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금까지도 검찰에 대한 강경한 반응을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오랜 비원 마무리하려는 민주
손해 없을 국힘의 약속 대련?

민주당은 현재 집권·여당이자 170석을 보유한 절대적인 원내 1당이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까지 합하면 189석이다. 민주당은 지난 2022년 집권여당이자 원내 1당의 기세를 타고 검수완박을 완수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검찰청법의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늘리는 방법으로 우회해 검수완박을 무력화했다.

우회 경로를 통한 검수완박 무력화를 막는 데는, 검찰 해체가 가장 확실하다. 아울러 제1야당이자 원내 제2당이 된 국민의힘에선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검찰 해체를 실현할 첫 관문은 국회 법사위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선 국민의힘의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제22대 국회 후반기엔 다시 원구성이 논의된다. 민주당으로선 1년 안에 오랜 비원인 ‘검찰 해체’를 마무리해야 한다.

물론 국민의힘도 검찰 해체에 반발하지 않는 건 아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검찰 해체 시도를 일컬어 “수사기관을 정권에 종속시키는 악법이니,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수위에 대해선 “국수위 위원 11명 대부분은 대통령과 민주당이 임명하도록 규정돼있다”며 “수사기관을 명백히 정권에 종속시키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법사위에 소속된 국민의힘 의원들과 보수 성향 법조인들을 초청해 ‘검수완박 시즌 2,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의 문제점’이란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김종민 변호사는 이날 “검찰은 해체하면서 공수처와 특검엔 왜 수사권·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권·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한 국가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국수위와 비슷한 형태로 수사를 통제하는 국가는 중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수위 위원 11명 중 대통령과 민주당은 7명을 추천할 수 있고, 시민사회단체도 추천할 수 있다”는 그는 “공소청이 전국의 항고를 모두 도맡는다는 것도 비현실적이고, 재산범죄 사건에 대한 수사 지연이 뻔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찰 해체 시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진 않는다. 민주당의 검찰 해체 시도는 국민의힘에도 눈에 띄지 않는 이익이 된다. 일단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과 대선 패배의 후유증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대여 투쟁 계기로 작용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가 된다.

아울러 검찰 해체가 국민의힘에 큰 손해가 되진 않는다. 어차피 대부분의 민생 치안 사건은 경찰의 수사를 거쳐 이를 송치받은 검사가 기소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동안 논의된 검찰개혁은 정치인 등이 연루되는 대형 사건 수사 방향과 연결돼 논의됐다.

큰 손해
아니다

결정적으로 의석수 107석에 불과한 국민의힘은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힘이 없다. 적당히 여론을 의식한 눈에 띄지 않는 약속 대련 형태의 반발을 이어가면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검찰 해체는 국민의힘에도 이익이 되면 됐지, 손해가 되진 않는다. 어차피 막기도 힘든데 무형의 이익이 있다면, 굳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는 없다. 민주당의 검찰 해체 시도는 국민의힘도 남몰래 웃을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바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정치의 본질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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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