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 -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멈춘 노사정, 사회적 대화 절실”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윤석열정부가 강조하던 ‘노동개혁’은 탄핵 국면서 추진력을 잃고 끝내 미결 과제로 남았다. 해결되지 못한 노동정책들이 새 정부의 출범으로 재시동을 거는 중이다. 차기 정부가 지난 3년간 닫혀있던 노사정 간의 대화 창구를 열 수 있을까?

지난 3년간 고용노동부서 강조했던 노동정책들이 방향을 잃었다. 21대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서 너도나도 노동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실효성 없는 사탕발림 공약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일하는시민연구소의 김종진 소장을 만나 노동 정책 현안에 대해 물었다.

-일하는시민연구소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

▲일하는시민연구소는 노동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과거를 뒤로하고 청년 미래 세대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노동·사회정책을 만드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곳이다. 우리는 실제 노동정책에 개입하고 활동하고 있다. 연구진 풀을 20대, 30대, 40대 전후의 신진 연구자들로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점점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그에 따라 생기는 문제들이 있다면?

▲우리 사회서 30년 전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가 고용 노동의 핵심이었는데,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은 계속 증가해 왔고, 이제는 ‘특수고용·플랫폼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배달의 민족, 쿠팡 같은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정규직은 고용 불안과 저임금 문제가 크고, 플랫폼 프리랜서는 비정규직보다도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으며, 근로기준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다. 이들의 숫자가 적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비정규직보다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점이다.

이제는 제3의 노동시장까지 생겼고, 취업 기회는 넓어졌지만 노동시장은 더 양극화되고 불평등해졌다.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이 늘어난 현상은 한국 사회의 고용 구조가 점점 더 불안정하고 파편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내년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어떻게 보고 있나?

▲모든 대통령선거에서는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 최저임금 공약이 항상 제기돼 왔다. 올해 최저임금에 대한 핵심 포인트는 최저임금에 대한 수준, 차등 적용, 그 다음에 새로운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표준 최저임금 제도, 이렇게 3가지가 될 것 같다.

노조 조직률 13.1%
“권리 보장 어려워”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들은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데, 배달의 민족 라이더 등에게 별도 최저임금 제도를 적용할 것이냐가 중요한 쟁점이다.

최근 정규직 임금이 100이라면, 비정규직 임금 비율은 66.3%다. 이건 최저임금은 소폭 오른 반면 비정규직 임금이 오르지 않아서 생긴 격차다. 그래서 저임금 노동자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다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이제는 금액보다 현실화 요구가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최저임금 논쟁은 6월3일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공약과 입장이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현 시점서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노동 문제는?

▲우리 사회서 지금 가장 심각한 노동 문제라고 하면 직장인들의 권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노동조합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 노조 조직률이 13.1% 정도다. 그나마도 대부분 정규직 중심에 공공기관과 대기업 근로자고 300인 미만 기업서 노조 조직률은 1~2%밖에 안 된다.

직장 내 괴롭힘부터 임금체불, 연차 휴가 등 이런 기본적인 근로기준법에 적용되는 사항을 보장받으려면 적어도 20~30% 정도의 노조 조직률은 돼야 그 사회서 노동자들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OECD 유럽연합 선진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노조 조직률이 낮아 노동자들의 권리 향유에 한계가 있다. 가장 한국 사회에 심각한 노동 문제를 꼽으면 근본적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노조 조직률이 낮은 것이고, 이것이 사실은 기본적인 문제의 출발이기도 하다.

-이 문제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을지?

▲지난해, 노동조합법 제2·3조라고 해서 노동법 개정을 국회에 발의했었고 야당 다수가 통과를 시켰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통과되지 않았다. 특히, 노조법 3조는 노란봉투법이라고, 노동조합이 파업했을 때 기업이 손해배상청구, 즉 손배 가압류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윤정부 밀던 ‘노동개혁’
추진력 잃고 끝내 미결

회사들이 노조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손배 가압류를 해서 노동자들이 위축되는 걸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법이다. 노동자들의 조직률이 높아지고 노조법 제2‧3조와 같은 법이 개정되면 상대적으로 노동자의 권리가 높아진다.

또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을 비준하면 그 내용을 이행해야 된다. 대표적으로 병가 수당은 월급의 3분의 2 이상 보장하라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60%밖에 안 준다. ILO 협약이 100개 정도 되는데 우리나라는 20여개밖에 비준을 안 했다. 그런 협약을 정부가 끊임없이 비준하면 노동자들의 권리가 향상되는 것이다.

-윤석열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가 슬로건이었다. 반면 윤석열정부는 ‘법과 원칙’을 내세웠는데, 그 핵심은 노동조합의 파업이나 단체행동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도였다. 정권 초기부터 건설노조, 화물노조 파업을 ‘검폭’이라 표현하며 노조를 혐오하는 정치를 했다.


상대적으로 보면 문정부는 친노동자적 정책을 했고, 윤정부는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했다.

정책 중에 국민들이 기억하는 건 ‘69시간제’다. 이미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었는데, 그런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한 정책이었다. 결국 3개월 만에 좌초됐고, 윤정부의 노동정책 전반에 역풍을 불러왔다. 그 이후 추진한 대부분 정책은 실패했다.

정책은 사회의 공감과 현실 감각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윤정부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탑다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노조 혐오, 69시간 근무 논란이 윤정부의 가장 큰 정책적 패착이었다고 본다.

-끝으로 차기 대통령에게 또는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노동정책은 갈등과 쟁점이 많다. 노사가 치열하게 다투며 이견을 보이는 정책도 많고 때로는 노사 합의 수준이 있어도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되는 정책들도 있기 때문에 결국 노사정 간 사회적 대화가 성숙될수록 갈등을 최소화하고 정책을 정착시킬 수 있다.

아마 차기 대통령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될 과제이면서도 정책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게 노사정 대화의 스타트다. 윤정부 3년 동안은 노사정 간 대화가 사실상 중단됐고, 한국노총도 중간에 탈퇴했다. 경영계·노동계·정부가 모여 단기 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노사 문제의 핵심 중에 하나다.


한국은 산재, 성별 격차, 워라밸, 삶의 질 등 OECD 지표가 하위권이다. 차기 정부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에게 희망과 공감을 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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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