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대선후보 교체 갈등으로 권영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990년생 초선 의원인 김용태 의원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와 권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오전 비공개 회동을 갖고 공석이 된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한 끝에 김용태 의원을 낙점했다. 김 지명자는 당 전국위원회를 거쳐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인사가 ‘세대교체’와 ‘개혁 이미지 강화’를 통해 분열된 당 지도부와 당원의 분노를 수습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지명자는 당 내에서도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힌다. 경기 포천을 지역구로 둔 그는 권영세 체제서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청년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바 있다.
특히 조기 대선 국면서 한덕수 전 무소속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둘러싸고 당내 후보 교체 논란이 일자, 지난 10일 비대위 회의서 김 후보의 후보 등록안에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밝히며 절차적 합리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지명자는 페이스북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절차를 수용할 경우 앞으로 당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실시한 당원투표서 대선후보 교체안이 부결되면서 김 후보가 정식 후보로 확정됐다. 이 과정서 권 전 비대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당내 혼란은 극에 달했다.
김 지명자의 내정은 이 같은 위기 상황서 당내 분열을 수습하고, 국민 앞에서의 ‘공정성’과 ‘혁신’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지명자는 젊은 세대와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당내 보수·개혁 진영 간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며 “특히 대선 국면서 청년층과 중도 유권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석했다.
김 지명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청년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그를 보좌한 이른바 ‘이준석 사단’의 주요 인물로 꼽힌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김 지명자의 비대위원장 내정이 향후 이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부산시의회서 열린 언론 간담회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는 시작부터 0%였고, 앞으로도 0%”라며 명백하게 선을 그었다.
대선후보 등록을 앞두고 단일화 문제로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던 만큼, 이번 내정이 당을 다시 정상 궤도로 돌릴 효과적인 카드가 될지, 아니면 기존 당내 구도와의 마찰로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지 향후 흐름이 주목된다.
<jungwon933@ilyosisa.co.kr>